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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정과 문재인의 모순
〈기자수첩〉국회선진화법 180석의 벽, 어떻게 넘을 것인지 밝혀야
2017년 03월 28일 (화)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야권 의석수를 모두 합쳐도 180석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식물국회’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뉴시스

“새누리당 또는 바른정당과의 어떤 대연정에도 찬성하기 어렵다.” (지난달 3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방문에서)

“진정한 통합은 적폐를 덮고 가는 봉합이 아니다. 적폐를 확실히 청산하면서 민주주의 틀 안에서 소수의견도 존중하고 포용하는, 원칙 있는 통합이 중요하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에서)

정치인에게는 ‘what’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권력을 잡았을 때 만들어갈 청사진을 제시하는 일은 정치인의 기본적 의무이자 유권자를 설득할 가장 강력한 무기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how’에 대한 답이 없으면, 선거 전 제시했던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에 그칠 뿐이다. 후보자에게 표를 던질 때, ‘무엇을 할 것인가’만큼이나 ‘어떻게 할 것인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런데 최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하는 발언을 보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떨치기 어렵다. 문 전 대표는 보수 세력과의 연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피력해 왔다. 한 식구나 다름없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대연정’을 놓고 설전을 벌였을 정도다. 하지만 현재 정치 구도에서 연정 없이는 국정 운영이 불가능하다. 민주당의 의석수는 121석에 불과하고, 국민의당(39석)·정의당(6석)과 공조한다 해도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법안 처리 가능 의석수(180석)에는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4년 동안 박근혜 정부가 직면했던 문제와 궤를 같이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52석이라는 과반 의석을 손에 쥐고 임기를 시작했지만, 국회선진화법에 막혀 당초 계획했던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다 보니 박근혜 정부는 여론을 통해 국회를 압박하거나, ‘억지춘향’으로 직권상정하는 편법을 동원했다. 의회민주주의의 이상론에서 벗어난 방법들이다.

그리고 문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해도, 결코 이런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적폐청산이든 개혁입법이든, 자유한국당 혹은 바른정당의 도움 없이는 성사가 불가능한 까닭이다. 결국 문 전 대표가 국민 앞에 내놓은 약속을 지키려면, ‘박근혜의 길’과 ‘안희정의 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문 전 대표는 국회를 우회하는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면서 안 지사의 대연정론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그렇다면 과연 문 전 대표는 어떤 방법으로 ‘개혁입법’에 필요한 180석을 끌어 모을 것인가. “대연정은 식물정치 식물국회가 되지 않기 위한 대안이다. 국회선진화법 이후 180명 찬성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기 때문”이라는 안 지사의 주장을 반박했다면, 이제는 문 전 대표가 자신의 방법론을 내놔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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