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새출발 신한금융 조용병號 '한계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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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새출발 신한금융 조용병號 '한계론' 고개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7.03.28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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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우 전 회장 그림자를 지울 수 있을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 조용병 신임 신한금융 회장이 '새 지평을 여는 또 다른 신한'이란 주제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시사오늘

신한금융그룹(이하 신한금융)의 새로운 회장이 공개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등 금융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해 개혁을 내세우기 보다는 안정에 매진하는 모양새다.

지난 27일 조용병 신임 신한금융 회장은 임직원 및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새 지평을 여는 또 다른 시작’이라는 주제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해당 프레젠테이션에는 △조화로운 성장전략 △Globalization(세계화) 가속화 △디지털 신한 △신한문화의 발전적 계승이라는 4대 경영전략이 담겨있다. 더불어 사람·조직·리스크 관리 등 3대 핵심역량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하지만 기자간담회 종료 후, 조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제기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일부 항목을 제외하고는 그간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이 제창해 온 4대 핵심과제와 비교했을 때 그다지 차별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

앞서 한 전 회장은 2017년도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차별성 확보 △고객중심의 One Shinhan 가치 창출 △미래를 위한 자원 재배치 가속화 △변화의 본질을 읽는 리스크 관리 등의 내용이 담긴 4대 핵심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조 회장이 새로운 개혁안을 내놓지 못하는 게 한 전 회장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전 회장은 지난 주총을 통해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현재 고문 직위를 유지 중이다. 신한사태 후 총체적 난국에 휩싸인 신한금융의 구원투수였다는 점, 불안정한 신한금융을 국내 1위 금융지주사로 성장시켰다는 점에서 예우 차원의 인사였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그렇기에 업계에서는 그룹 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한 전 회장이 조 회장의 개혁안을 억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전 회장이 신한금융의 주요 주주인 재일교포들에 호감을 사고 있는 것은 물론,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핵심 요직과 영업현장을 두루 거치면서 ‘영업통’이자 ‘기획전문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전례가 지금도 그룹사 직원들에 남아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조 회장은 어제 열린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 전 회장이 (신한사태 관련) 말을 할 수 없던 것도 이사회에서 아직 스톱옵션에 대해 결의가 남았고 판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자칫 민감할 수 있는 신한사태에 대한 질문에도 한 전 회장을 변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살리에리 증후군'이란 말이 있다. 같은 직종에 근무하는 1인자에게 열등감을 느낀 나머지 조력자로서의 역할밖에 수행할 수 없는 사람을 지칭하는 의미이다. 조 회장이 한 전 회장의 그림자를 지우지 않는 한 1등 금융지주사의 리더가 아니라, 영원한 2인자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담당업무 : 재계 및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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