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풍파랑' 서울모터쇼…"初心이 아쉬운 모터쇼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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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풍파랑' 서울모터쇼…"初心이 아쉬운 모터쇼 위상"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7.04.10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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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올해 행사, 절반의 성공…‘안주’보다는 ‘도약’ 필요할 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서울모터쇼가 열린 지난 4일 킨텍스 광장의 전경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바람을 타고 물결을 헤쳐 나간다는 뜻의 사자성어 '승풍파랑(乘風破浪)'. 원대한 포부를 비유할 때 쓰이는 이 말은 '2017 서울모터쇼'를 가장 잘 나타내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올해 11회(격년 개최)를 맞이한 한국 최대의 자동차 박람회인 서울모터쇼는 세계 유수의 모터쇼들과 비교해 역사는 짧지만 프랑크푸르트모터쇼, 파리모터쇼, 디트로이트모터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목표 아래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특히 올해 모터쇼는 '미래를 그리다, 현재를 즐기다'를 주제로 자동차의 첨단기술, 미래 발전상을 제시하며 자동차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관람객 규모도 2015년 직전 행사때와 비슷한 61만 명으로 집계되며 국내 대표 모터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가족 친화형 모터쇼를 지향한 점도 높은 평가를 살 만 하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부대 행사와 프로그램들을 마련함은 물론 학생들에게는 교육의 장(場)을 제공하는 등 사회공헌적 성격도 띄었기 때문이다. 구리에서 왔다는 한 가족 단위 관람객은 기자에게 "체험 프로그램이 많아 아이가 너무 좋아했다. 가족끼리 나들이 나오기 좋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도 묻어났다. 서울모터쇼가 어느 정도의 외형과 내실을 갖추기는 했지만 여전히 안방 잔치, 국내 행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며 국제 모터쇼로의 위상을 얻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정점을 찍었던 직전 10회 행사 때 32개 완성차 브랜드가 참가, 370여대의 자동차가 출품됐던 반면 올해 모터쇼는 27개 브랜드, 300여대의 차량들이 전시되며 그 기세가 한풀 꺾인 인상을 지우지 못했다.

모터쇼의 꽃이라 불리는 신차 역시 부족했다. 앞서 열린 국제 모터쇼들에서 공개된 차량들을 제외하면 월드 프리미어 모델은 현대차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쌍용차 G4 렉스턴 등 2종에 그쳤다. 이는 직전 행사 때의 월드 프미미어 7종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는 점은 칭찬해 줄 만 하지만, 갈수록 자신만의 특화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갖추지 못하고 지역 특산물 축제와 같은 행사처럼 나들이 행사로 안주하고 있는 모습은 기존의 '승풍파랑'의 포부와 어울리지 않는다.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모터쇼가 되기 위해서는 당장의 브랜드 참여를 높이기 위한 급급함보다는 이들이 서울모터쇼에 참여해야 하는 당위성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국내 시장은 글로벌 테스트 베드로서의 매력은 물론 무시할 수 없는 자동차 수요를 자랑한다는 점에서 서울모터쇼의 잠재력 역시 무궁무진하다. 서울모터쇼는 기존의 원대한 포부를 이루기 위해 지금처럼 절반의 성공에 만족해서는 안될 것이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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