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설] 유승민-홍준표, 안보정국 주도권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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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쟁설] 유승민-홍준표, 안보정국 주도권 싸움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7.04.12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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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사드전도사 이미지 집중 어필
홍준표, 안보불안감 자극, 보수결집 유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는 최근 ‘칼빈슨 호 항로변경’, ‘북(北) 선제타격설’ 등으로 촉발된 한반도 안보위기를 계기로 진보진영 후보들에게 쏠린 대선정국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동시에 ‘보수후보 주도권 잡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뉴시스/그래픽디자인=김승종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는 최근 ‘칼빈슨 호 항로변경’, ‘북(北) 선제타격설’ 등으로 촉발된 한반도 안보위기를 계기로 진보진영 후보들에게 쏠린 대선정국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동시에 ‘보수후보 주도권 잡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 호는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한반도 해상에서 시행된 ‘한미연합 독수리훈련’을 마치고 싱가포르에 입항 후 호주로 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다시 한반도 쪽으로 항로를 갑자기 변경하면서 ‘한반도 전쟁설’, ‘北 선제타격설’ 등에 불을 지폈다. 물론 이런 ‘설(說)’들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치권 안팎과 안보전문가들의 의견이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안보 불안감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보는 전통적으로 보수진영에 유리한 이슈인 만큼, 유 후보와 홍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안보관’을 공격하며, 안보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 후보는 12일 경북 영천 공설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와 안 후보를 향해 “그분들은 사드배치에 대해 계속 반대하다가 지금 보수표를 어떻게든 좀 얻어 보려고 말을 아주 심하게 180도 바꾸는 사람들, 기본적으로 철학이 없는 사람들이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에도 유 후보는 대구 달서구 기초의원 재보궐선거 지원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은 지난해 7월 8일 사드 배치 발표를 했을 때도 반대했고, 북한의 5차 핵실험 때도 반대했다"며 “보수 유권자를 속이기 위해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척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유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서도 “북한에 먼저가고, 사드에 반대하고, 군복부 기간 단축하고, 김정일에 유엔인권결의안도 물어보고 한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용서를 구할 일이지 무슨 안보회의를 하느냐”며 “오만하기 짝이 없는 얘기다. 거기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가진 긴급 안보상황 점검회의에서 국회의장이 주재하고 원내 5당 대표 및 대선 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5+5 긴급안보비상회의’를 제안한 바 있다.

홍 후보도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드배치를 두고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긍정으로 돌아설 듯이 말을 바꾸는 것을 보고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할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참 의아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처럼 두 후보는 문 후보와 안 후보를 동시에 공격하면서도, 비슷한 안보관의 차별화를 위해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며 보수후보 주도권 잡기에 신경전을 이어갔다. 유 후보는 ‘사드전도사’ 이미지를 어필했고, 홍 후보는 보다 공세적인 자세로 전통 보수층 결집을 호소했다.

유 후보는 지난 1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나 “사드 문제는 여러 번 얘기 했지만 순수하게 자위적 차원의 방어용 무기다. 이 문제와 양국 간 경제협력의 문제는 분리돼 한중 관계가 정상적으로 회복되길 바란다”며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의 정당성을 설명하며 ‘사드전도사’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같은 날, 홍 후보는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과 임진각을 방문해 ‘보수대통합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전통 보수층 표심잡기에 나섰다. 홍 후보는 이 자리에서 “좌파가 집권하면 우리는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된다”며 “우리가 흩어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 보수우파 대통합만이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며 보수층 결집을 유도했다. 그러면서 ‘칼빈슨 호’의 항로변경을 언급하며 “김정은 정권을 옹호하는 좌파정권이 들어선다면 미국은 우리와 상의도 없이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고 안보불안감을 자극했다.

12일에는 홍 후보도 여의도 당사에서 우다웨이 대표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우다웨이에게)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존중해 압록강 위에 있는 태평만댐을 지나가는 대북 송유관을 차단해달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홍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우리 쪽(홍 후보)이 유 후보보다 좀 더 공세적이고 적극적인 안보관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정책적으로 특별히 아주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 1991년 노태우 정부 시절에 철수했던 주한미군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해야 된다는 입장이다”고 전했다.

유 후보 측 입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 후보 측 관계자도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미국 전술핵을 한미공동자산화해서 우리가 같이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자체 전술핵 배치에 대해서는 “비핵화가 핵심인데, 자체적으로 무기경쟁을 한다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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