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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3차 공판] "다른 기업은 '기부', 삼성만 뇌물?"
변호인단 "청와대·전경련 요구로 출연‥.대가 바라지 않았다"
2017년 04월 14일 (금) 유경표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 부회장과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 소속 임원진 5명 등에 대한 뇌물공여혐의를 둘러싸고 특검과 변호인단 사이의 치열한 법리공방이 이어졌다. 이번 공판의 핵심 쟁점은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지원이 경영권 승계 도움을 받기 위한 부정청탁이었는지에 맞춰졌다.

1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김진동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에 대한 3차 공판에서 특검은 삼성 미전실이 미르·K스포츠재단 거액 출연을 지시·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특검이 공개한 권순범 전경련 사회협력팀장 진술조서에 의하면 미르재단 설립은 중국 리커창 총리 방한에 맞춰 양국의 문화교류 업무협약을 위한 차원이었다. 하지만 인허가 절차는 불과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을만큼 허술했다. 출연 규모는 당초 300억에서 총 500억으로 늘었고, 창립 현판식 일정도 급히 당겨졌다.

특검은 미르재단의 설립은 눈깜짝할 새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단설립제안서와 사업계획서 등의 작성에 문체부 관계자가 도움을 줬고, 심지어 일부 서류가 누락되거나 참여 기업의 날인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설립 허가가 난 것으로 드러났다.

재단 설립 인허가를 담당했던 전 문체부 직원은 진술에서 “재단설립을 신청하는 민원인의 구비서류를 제가 직접 받으러 나간 것은 처음이고, 모든 절차가 이렇게 급하게 이뤄진 것도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청와대의 재단설립 출연금 요구는 K스포츠 재단 설립에도 똑같이 이어졌다. 권 팀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용우로부터 리우올림픽, 평창동계올림픽 등 경제계가 지원하는 체육재단을 설립하라는 청와대 요청을 받았다”며 “규모와 출연비율을 미르재단 때와 동일하게 진행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 권오준 회장의 진술조서에는 재단 설립과 관련한 청와대의 압박을 암시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조사 당시 특검이 “청와대의 요청으로 급히 출연금을 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권 회장은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권 회장은 ‘불이익’에 대해 “세무조사나 각종 인허가 문제, 환경문제 등으로 추진사업이 발목잡혀 지연되는 경우, 손해가 커질 수 있는 점을 염려했다"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측 주장에 대해 변호인단은 증거조사 의견에서 △재단 출연은 청와대를 내세운 전경련의 요구에 의해 대가관계 없이 마지못해 이뤄졌다는 점 △재단은 공익적 취지를 내세운 전경련과 청와대의 주도로 추진됐고, 삼성은 출연 과정에서 절차를 중시했다는 점 △당시 최순실이 재단 배후에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 등을  언급했다.

변호인단은 “불이익을 염려해 기업들이 마지못해 출연하게 됐다는 것”이라며 삼성 역시 재단 출연에 대가를 바란 것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호인단은 “재단 설립은 국가적 사업이라는 전경련의 요청으로 다른 기업들도 출연했던 사항”이라며 “다른기업과 구분해 삼성만 이례적으로 대가관계에 합의해 뇌물을 공여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재단 설립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었다는 사실이 뇌물죄 성립을 직접 뒷받침하지는 못한다”며 “뇌물죄가 성립하기 위해선 먼저 대가관계 합의가 입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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