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강요하는 ´위메이드´···8개월 야근부터 수당 반납 조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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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강요하는 ´위메이드´···8개월 야근부터 수당 반납 조항까지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7.04.20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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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최근 추세에 어긋나는 게임사가 있어 논란이다. 넷마블·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사들이 야근 금지를 선언한 가운데, 위메이드에서는 여전히 노동법에 어긋나는 크런치 정책을 사내 공지했기 때문이다.

▲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위메이드아이오는 지난 19일 ‘이카루스 모바일’ 팀의 크런치 정책과 내용을 사내 공지했다. 사진은 공개된 파워포인트 자료. ⓒ인터넷 커뮤니티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위메이드아이오는 지난 19일 ‘이카루스 모바일’ 팀의 크런치 정책과 내용을 사내 공지했다. 크런치란 업계 은어로 마감일을 맞추기 위해 길게는 수개월 동안 야근과 밤샘을 반복해야 하는 작업이다.

공지에 따르면 이카루스 모바일 팀의 평일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평일 저녁 식사 시간은 오후 6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라고 명시돼 있다. 공휴일과 토요일 역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정상 근무해야 하며 일요일은 출근 시간과 관계없이 9시간 근무해야 한다.

해당 일정은 11월 30일까지 유지되며 5월 5일 어린이날, 10월 3일부터 10월 5일까지의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는 모든 휴일과 공휴일에도 정상 근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카루스 모바일이 연내 출시가 불가한 경우 수당을 반납해야 한다는 조항 역시 첨부돼 있다.

▲ 이번 위메이드아이오의 크런치 정책은 그간 정관계에서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공식화됐다는 점에서 말이 많다. 사진은 세부적인 내용. ⓒ인터넷 커뮤니티

이번 위메이드아이오의 크런치 정책은 그간 정관계에서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공식화됐다는 점에서 말이 많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지난 2월 9일 노동자의미래와 ‘게임산업 노동환경 실태와 개선과제´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화려한 게임 산업의 이면에는 나쁜 노동현실이 있다. 사람을 끊임없이 소모시키는 방식의 제작환경과 노동환경이 개선돼야 게임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며 쓴 소리를 내뱉었다.

노동시간센터 김영선 연구원도 이 자리에서 “장시간 노동이 문제이지만 게임업계에서는 장시간 노동을 ‘감내 과정’으로 여기고 문제화의 대상이나 문제화의 범주로 다루지 않고 있다”며 “또한 플랫폼이 변화하며 짧아진 개발 주기로 인해 크런치 모드가 더욱 잦아지면서 게임업계 종사자의 과로사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한 게임업계 종사자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보통 신작 게임 출시나 대형 업데이트 직전 크런치에 돌입하는 게 관례이지만 8개월에 달하는 크런치 일정은 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라며 “공지에 인센티브 조항이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게임이 출시되지 않을 경우 수당을 반납한다는 조항 역시 넣어 실질적으로 개발진을 압박하는 거 같다”고 비난했다.

법조계 관계자 역시 “게임·IT업종에서 노동법을 위반하는 건 흔한 일”이라며 “(크런치 내용을) 살펴보면 근로시간 항목과 수당 반납 항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비전문가가 봐도 알 수 있지 않냐”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관계자는 “자회사 개발팀에서 개인 면담을 통해 협의를 거쳤고, 잘해보겠다는 취지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센티브 등의 안을 살펴봐도 동기부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팎으로 이번 크런치와 관련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식했으며, 향후 협의를 통해 논란이 되는 부문에서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지난 19일 진행된 ‘KBS 주최 제19대 대선후보 초청토론’ 자리에서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유행하는 ‘오징어배가 떴다’라는 말을 아십니까”라는 발언을 통해 지나친 야근에 시달리는 IT업종 종사자들의 현실에 대해 자조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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