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TV토론] 문재인-안철수, 잃은 것과 얻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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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TV토론] 문재인-안철수, 잃은 것과 얻은 것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4.20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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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지난 19일 열린 ‘2017 대선후보 KBS 초청 토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그만큼 막강했다.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조기대선에서 마지막으로 후보들의 자질과 비전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시청률 26%.’

지난 19일 열린 ‘2017 대선후보 KBS 초청 토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그만큼 막강했다.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조기대선에서 후보들의 자질과 비전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가장 유심깊게 지켜본 후보들은 단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였다. 양강구도를 보이고 있는 문 후보와 안 후보의 향후 지지율에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진정한 승자는 문재인?…지지층 결속력 강화 계기돼

이번 대선토론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문 후보는 지지율 1위 후보 답게, 공세를 가장 많이 받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한편, 안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어색함’이 묻어나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면 이번 토론에서의 승자는 문 후보와 안 후보 중 누구였을까. 먼저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대선토론’과 ‘일반토론’은 참여자들의 목표의식 자체가 명확히 다르다는 사실이다. 일반토론에선 논리적으로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하면 그만이지만, 대선 토론은 다르다. 대선 후보들은 시청자들에게 자신을 어필해야만 한다.

“이번 토론의 최대 수혜자는 문재인 후보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토론 공세가 문 후보에게 집중되면서, 오히려 문 후보 지지자들의 결속력이 더욱 강해졌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한 민주당 관계자는 2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가장 많은 공세를 받았던 문 후보가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대선 토론은 내용만 보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후보의 표정, 태도와 자세가 절대적이다”라며 “때문에 대선토론을 보고나면 토론 내용보다는 후보의 이미지가 유권자의 머릿속에 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문 후보는 ‘안보 분야’ 질의에서 안정적인 답변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쟁점은 ‘전술핵 재배치’ 여부 논란이었다. 문 후보는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의 ‘전술핵 재배치’ 관련 질문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는데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에 안 된다. 미국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단, 사드배치의 경우, 그동안 지적을 받은 ‘전략적 모호성’에 대한 비판에 대해선 설득력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와 관련 "문 후보가 사드배치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을 말씀할 때 굉장히 당혹스러웠다. 그것은 평론가의 언어이지 정치 지도자의 언어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문 후보는 "전략적 신중함이 필요하지 않으냐, 이 고도의 외교·안보 사안에…"라고 말했다.

▲ 지난 19일 열린 ‘2017 대선후보 KBS 초청 토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그만큼 막강했다.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조기대선에서 마지막으로 후보들의 자질과 비전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뉴시스

◇ 안철수, ‘아재개그’ 눈길 vs 여전한 ‘어색함’

“3번은 없는가. 난 3번을 누르고 싶은데….”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기 전, ‘1, 2번 중 하나를 고르라’는 사회자의 요구에 안 후보는 특유의 ‘아재개그’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최근 ‘사드배치’ 반대에서 찬성으로 선회한 것과 관련, 안 후보는 차분히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처음에) 사드를 반대한 이유는 박근혜 정부가 외교적 수순을 빠뜨려서 국익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공세에는 당황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미국과 중국이 전략이익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사드가 흥정거리가 되고 있다. 한미FTA 재협상 지렛대로도 활용될 수 있다. 대통령 되셔서 국익 따질 기회조차 봉쇄하는 태도로 어떻게 국익 지킬 수 있나”고 지적했다. 이에 안 후보는 “여러가지 급박한 상황”이라고 답하자 심 후보는 “누가 급박한가. 안 후보가 선거 때문에 급박한 것 같다”고 따졌다.

그동안 비판을 받아온 교육정책 문제에서도 설득력있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안 후보는 학제개편, 대형 단설 유치원 등 발언으로 학부모와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은 바있다.

이번 토론에서도 안 후보는 “그동안 교육부는 말 잘듣는 학교만 돈을 줘 자율성을 없애고 창의교육을 말살시켰다”며 정부의 컨트롤타워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유 후보는 “그게 522학제나 교육부 폐지가 왜 방법이냐, 그런 일을 다 하려면 교육부를 폐지할 게 아니고 교육부 공무원을 열심히 하게 해야 한다. 교육 지원청을 만들면 똑같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두 사람의 공방이 오가던 중 문 후보가 설전에 가세했다. 문 후보는 "5·5·2학제 개편안대로라면 2개년도 아이들이 함께 초등학교에 입학해 대졸까지 12년 쭉 함께 가게 되는데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고 안 후보를 겨냥했다.

이와 관련 한 야권 관계자는 2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대선토론이 끝나면 각 후보의 ‘이미지’가 유권자들의 머릿속에 남는다. 이런 관점에서 안 후보는 특유의 개그감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또 지난 토론보다 발전된 모습이 보여 지지층에게 어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후회없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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