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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대선] 누가 낡은 프레임을 다시 부르나
<기자수첩> TV토론이 보여준 한국대선의 민낯
2017년 04월 20일 (목)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이번 대선은 여러 모로 특별하다. 치러지게 된 원인부터 과정까지 그간의 안정적인 대통령 선거와는 달랐고, 특히 영호남 지역주의 구도나 이념대결과 같은 낡은 프레임이 거의 사라졌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기자도 ‘포스트 이념전쟁’이라는 가제를 내건 기사를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이는 짧은 착각으로 끝났다. 20일 무려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TV토론에서, 뜻밖의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주적’, ‘대북송금’, ‘국가보안법’과 같은 낡은 이념몰이 시대의 용어들이 다시 등장했다. 룰의 맹점이나 의미를 찾기 힘든 스탠딩 토론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었다. 후보들은 검증을 내세워 철저히 정략적인, 그리고 여전히 서로에게 프레임을 씌우기 위한 전투를 벌였다는 데 있다.

한번 부정적인 '프레임'이 걸리면 빠져나가기 쉽지 않다. 빠져 나가려 할 수록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미국의 유명 언어학자인 레이코프는 자신의 저서에서  "프레임은 반복해 부인할수록 오히려 활성화시키게 된다”고 적기도 했다. 하지만 진짜 피해자는 국민들이다. 똑같은 공방을 지켜보느라 정작 중요한 것들은 알기 어렵다. 한바탕 이런 난전과같은 선거가 끝나고 나면, 신중하고 적극적인 투표자일수록 허탈감은 크고, 급기야 정치혐오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흔하다.

야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21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은 홍(준표)-유(승민) 아니냐. 문재인-안철수는 방어만 했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 프레임 전쟁 자체를 부수려 하지 않고 어떻게든 넘어가려고 하는 태도도 문제다. 결국 똑같은 수준의 선거전을 답습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토론의 여파는 이날도 이어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북한은 주적’이라고 굳이 언급하며 보수표심에 호소했다. 또 다시 해묵은 색깔론으로 선거전이 얼룩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들 정도다.

또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17일 ‘호남 홀대’발언으로 지역감정을 조장하느냐는 지적을 들었다. 모든 당의 후보들이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지만, 내심은 이용할 궁리만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만하다. 지난 총선서 간신히 균열을 보인 지역주의가 이번 대선을 통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 민병찬 한밭대 교수는 21일 한 칼럼에서 “정치인들은 지역주의에 기대 당선되려 하지 말고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그렇지 않아도 짧은 대선이다. 몇 번 없는 TV 토론자리에서도 국민들은 미래 이야기보다는 서로에게 올가미를 씌우려는 이전투구만 구경하고 말았다. 치열하고 꼼꼼한 검증은 좋지만 과열이 부르는 과거 이념 시대의 망령들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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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영
(14.XXX.XXX.180)
2017-04-25 14:56:44
구태의연한 프레임 걸기
참 적절한 지적에 공감 백배하게 됩니다.
zzzz
(1.XXX.XXX.47)
2017-04-20 18:51:59
임의삭제될거알지만 소소한 의견이라도 간단히 남깁니다
국가보안법 주적 대북송금이 낡은 프레임이라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가장중요한게 안보입니다. 북한이 지금 우리 머리에 총구녕 겨누고있구요, 지금까지 북한 퍼줘서 뭐 돌아왔습니까? 이번에 또 퍼주면 핵입니다. 더이상 이상한 글로 안보적인 글 덮으려고하지마세요. 여론 조정 그만하세요 제발..기자면 기자답게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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