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 선거비용, 지지율 등 현실적 문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슬기 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항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힘을 합치는 ‘반문(反文) 연대’ 구상이다.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문 후보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보수 결집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안 후보와 유 후보가 모두 단일화를 ‘거부’하고 있어, 대선 전 막판 변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대설의 진원지는 바른정당이다.
선거를 16일 앞둔 시점인데도 바른정당 내에선 후보 단일화 주장이 거세다. 의원총회 소집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바른정당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인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지난 16일 유 후보에 대한 사퇴건의, 안철수 후보지지 선언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들은 유 후보가 최근 TV토론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낮은 지지율을 받고 있어 향후 당의 입지 등을 고려해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유 후보의 사퇴론이 제기되는 배경에는 선거비용과 당내 권력다툼을 비롯해 향후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 등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당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문재인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안 후보를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18~20일 조사한 4월 셋째 주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문 후보는 전주 대비 1% 상승한 41%를 기록했다. 반면 안 후보 지지도는 7%포인트 하락한 30%로 나타나 두 후보의 지지도 격차가 11% 포인트로 벌어졌다. 3%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던 지난주 격차와 비교하면 두 후보 간 격차가 오차범위 밖으로 더 벌어졌다.
특히 대구‧경북(TK) 지역의 후보별 지지도에서도 홍준표 후보가 26%, 유승민 후보가 10%로 수직 상승했고, 안 후보는 48%에서 23%로 급락했다. 이는 안 후보의 상승세를 뒷받침해온 대구‧경북과 중도 보수층이 안 후보를 둘러싼 네거티브에 영향을 받아 이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국민의당 내에서도 대선 구도를 문재인 후보 대 반문 단일 후보의 양자대결로 몰고 가지 않는 한 승산이 없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안 후보는 인위적인 후보 단일화와 연대에 선을 긋고 있지만, 당 내부에서는 보수층의 흔들리는 표심을 잡기 위해서라도 유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해당 후보들은 “선거 연대는 없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사퇴 요구까지 받고 있는 유 후보는 지난 22일 울산 유세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민주적 절차를 거쳐 뽑아놓고 이런 식으로 당에서 흔드는데 제가 참 할 말이 많다”며 “무슨 이야기를 해도 저는 흔들림이 없다. 귀를 막고 제 갈 길을 열심히 가겠다. 단일화는 절대 없다”고 못 박았다.
자강론을 펴온 안 후보도 지난 21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에서 유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 가능성에 대해 “들은 바도 없고 논의한 바도 없다”라며 “그분들의 고민이고 판단이다. 제가 집권하면 빅뱅이 일어날 것이다. 현재 정당별 의석수는 무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선거 막판에는 극적인 합종연횡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유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이 현재와 크게 변동이 없다면 2위인 안철수 후보를 중심으로 나머지 후보들이 연대를 모색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이들의 연대설에 대해 23일 <시사오늘>과 만난 국민의당 관계자는 “후보 말대로 현재까진 어떠한 논의도 없다. 지금까지 자강론을 강조했던 안 후보가 갑자기 연대론을 말할 순 없지 않나”라며 “물론 정치는 생물이니 선거 직전에 가면 후보 단일화 논의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당 차원에서 연대 논의가 있진 않다”고 말했다.
한편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좌우명 :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