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삼국지의 아버지’가 말하는 삼국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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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삼국지의 아버지’가 말하는 삼국지 이야기
  • 전기룡 기자·김현정 기자
  • 승인 2017.04.27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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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전 온라인, 진·삼국무쌍 성과에 만족한다”
“넥슨, 철저한 개발능력과 노하우 많은 회사”
“삼국지13 가격, 차별화된 기술 사용된 탓”
“삼국지, 역사와 시뮬레이션 분리 시도할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김현정 기자)

▲ 코에이테크모게임즈의 에치고야 카즈히로 PD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시사오늘

‘넥슨 개발자 회의(Nexon Developers Conference)’에서 코에이테크모게임즈(이하 코에이) 에치고야 카즈히로 PD의 공동 인터뷰가 지난 26일 진행됐다. 에치고야 PD는 1994년 코에이에 입사해 <태합입지전Ⅳ>, <진·삼국무쌍2 맹장전>, <진·삼국무쌍 Online> 등의 메인 플래너를 거쳐 현재 ‘삼국지(三國志)’ IP 총괄 프로듀서를 역임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에치고야 PD는 <삼국지 조조전 Online(이하 조조전)>, <진·삼국무쌍: 언리쉬드(이하 진·삼국무쌍)>의 성과에 대해 고무적인 결과라고 평했다. 더불어 향후 삼국지를 포함한 코에이 IP의 발전 방향 역시 공유했다.

“코에이의 에치고야다. 바쁜 시간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성심성의껏 답변하겠다.”

-현재 넥슨을 통해 조조전과 진·삼국무쌍을 출시했다. 이에 대한 코에이의 내부 평가는 어떠한가.

“조조전과 진·삼국무쌍 모두 뛰어난 성과를 기록해 내부에서도 좋게 보고 있다. 조조전의 경우 런칭 후에 구글플레이 TOP10 랭킹에 진입했고, 진·삼국무쌍도 여러 국가에서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따라서 코에이 내부에서는 대성공이란 말과 함께 후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넥슨과의 협업을 진행함으로써, 넥슨이라는 기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 알고 싶다. 개인적인 의견 부탁한다.

“첫 번째는 넥슨이 게임을 철저히 만든다고 느꼈다. 일례로 조조전의 테스트 버전을 가동했을 때 앱(App)의 상태가 좋아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회사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우리 회사에서 테스트 버전을 실행했을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해당 사례를 통해 넥슨에 대해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노하우가 많은 회사라고 느꼈다. 넥슨과 2번의 클로즈베타테스트, 테스트 리뷰, 대면상담을 진행하면서 과정이 명확해서 좋았다.”

-넥슨 측과 협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을 것이다. 가장 중점적으로 협의를 했거나 강하게 요구한 부분이 있는가.

“중점적으로 요청한 사항은 무엇보다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 계속성 있는 게임을 만들어 달라는 거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순식간에 끝나버리는 게임이라면 우리가 보유하는 IP의 가치가 떨어질뿐더러, 게임을 기대한 유저들께도 실망을 드릴 수 밖에 없다.”

-조조전 개발 과정에서 검수 과정이 까다로웠다는 말이 돌았다. 이는 개발진의 독창성 혹은 창의성을 억제하는 것과 같은데 엄격하게 검수한 이유가 무엇인가.

“검수에 대해서는 원작 타이틀의 리소스를 어떻게 재해석할 것인지에 대해 집중했다. 예를 들어 캐릭터가 어떤 식으로 구현되느냐는 크게 관여하지 않지만, 코에이 특유의 그림체와 이를 통해 구현되는 캐릭터성 부문에서는 강도 높게 검수했다.”

-방금 전 질문했던 검수의 연장선상에 있는 질문이다. 일본 기업의 검수가 까다로운 경향이 있는데, 조조전 같은 경우 전문 성우가 아니라 넥슨의 직원들도 성우로 참여했다. 기업 특성상 이례적이라 판단되는데, 이에 대한 생각과 이유를 알고 싶다.

“나도 꽤 오래 전에 성우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따라서 과거의 경험에 비춰볼 때 직원들이 성우로 참여하는 것이 큰 문제라 여기지 않는다. 전문 성우이든, 직원이든 누가 하든지 간에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만 나오면 된다.”

-넥슨과 두 개의 프로젝트를 함께 했다. 혹시 추가적으로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 있는가. 또 일본에 출시해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게임이 많은데, 혹시 넥슨을 통해 들여올 계획이 있는지 알고 싶다.

"현재 상황을 말하자면 실무선에서 이야기 된 부분은 없다. 혹여 경영진 간에 논의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들에게까지 '오더'가 내려오지는 않은 상태이다.”

명확한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조전, 진·삼국무쌍이 연이어 히트했기에 좋은 기회라고 여긴다. 따라서 향후 적극적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확장하고 싶은 게 우리의 의견이다. 또 일본에 출시한 모바일게임들도, 출시 당시 일본 시장에 한정해 개발했던 게임이 아니다. 사업성 검토를 통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

-넥슨을 통해 조조전과 진·삼국무쌍을 출시했는데, 진·삼국무쌍의 경우 국내에 출시된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과금 구조를 책정해 비판을 받고 있다. 혹시 코에이가 생각하는 모바일게임의 과금 모델이나 가이드라인이 있는가.

“우선 진·삼국무쌍에 대해서는 내가 취급하는 브랜드가 아니기에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조조전의 경우 과금 설계를 포함한 테스트 단계에서 사업팀, 개발팀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게임 시스템에 적합한 과금 모델이기에 특별히 문제될 것이라 판단하지 않았고, 실제 한국에서 서비스했을 때도 유저들의 반응이 좋았다. 따라서 조조전의 경우 과금 모델이나 가이드라인이 없더라도 좋은 결과를 도출한 사례이다.”

▲ 코에이테크모게임즈 에치고야 카즈히로 PD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시사오늘

-2012년 ‘브랜드 제도’를 도입하면서 IP 중심의 조직 개편이 이뤄졌다. 기대만큼의 효과를 얻었는가.

“조직 개편 이후 가장 먼저 성과를 거둔 게임은 ‘인왕’이란 콘솔게임이다. 팀 닌자가 주도한 게임이라 구체적인 성과를 밝힐 수 없는 점 이해해달라.

기존에는 동일한 IP로 게임을 개발하더라도 콘솔게임 부문과 온라인게임 부문이 분리돼 있었다. 이로 인해 서로간의 리소스나 자료의 공유가 몹시 어렵다는 문제점이 존재했다. 현재는 같은 IP로 분류돼 좀 더 편안하고 빠르게 공유가 가능해졌으며, 그 결과 개발 속도와 퀄리티가 상승했다.”

-진·삼국무쌍 VR게임의 체험판이 공개됐었다. 혹시 IP사업 중에서 VR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항이 있는가.

“전사적으로 VR기술을 활용하겠단 분위기는 형성된 상태다. 하지만 아직 개별적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지, 구체적으로 개발에 착수한 프로젝트는 없다.”

-그러면 VR게임 시장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듣고 싶다. 또 VR게임 시장의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VR은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플랫폼이다. 이미 코에이에서 몇 개의 시험작을 공개했으며, 직접 체험해보니 오감을 자극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코에이 내부에서는 VR에 냄새를 구현해보자는 이야기 역시 나오고 있다. 일본의 게임센터, VR체험관 등을 활용한다면 새로운 시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

-예전에 코에이 같은 경우 실시간 네트워크 게임으로 <삼국지 인터넷>이나 <삼국지 배틀필드>를 출시한 적이 있다. 현재는 추가적인 실시간 게임이 나오지 않는 상황인데, 향후 개발 계획이 있는가.

“굉장히 추억에 젖은 타이틀이다. 아직 좋은 기획을 만나보지 못했다. 향후 좋은 기획이 있다면 검토해볼 생각이 있다.”

-‘조조전 온라인’은 20년전 게임을 모바일게임이란 형태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혹시 다른 삼국지 시리즈나, 징키즈칸 시리즈를 리메이크할 계획이 있는가.

“개발에 착수한 프로젝트는 없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검토하고 있다. 징기즈칸을 비롯, 과거 인기 IP를 리메이크하는 게 승산이 있을지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향후 비즈니스적 관점으로 철저히 계산한 후 다채로운 방식으로 구상하겠다.

보충 설명하자면 현재 스팀에 삼국지 타이틀 구작을 9개 가량 재출시한 상태이다. 계속적으로 구작에 대한 활용은 높여나갈 계획이다.”

-삼국지 구작들이 지난해 12월부터 한달 간격으로 스팀을 통해 출시됐다. 그 중에서는 과거 국내에 정식 발매됐던 구작들도 존재하지만, 현재 스팀에는 일본어 버전만 존재한다. 향후 한국어 버전도 출시될 가능성이 있는가.

“스팀을 통한 구작의 재출시는 우리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많은 분들이 구작을 구입하고 싶다고 요청하시지만, 요청 대비 수익 규모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현재 스팀에서의 유저 반응, 다운로드 수와 같이 유의미한 수치를 체크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따라서 유저의 니즈가 충분하고, 일정 수준 유의미한 수치가 존재한다면 한국어 버전을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본다.”

-코에이가 다양한 IP를 보유하고 있다 보니 제작에 소홀해진 IP도 존재한다. 일례로 대항해시대 시리즈를 패키지 게임으로 만나보고 싶다는 팬들이 많은데, 혹시 코에이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항이 있는가.

“소홀해졌다기 보다는 현재 시장에 적합한 형태로 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 대항해시대 IP의 경우 온라인·모바일·브라우저로 출시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정확한 수치를 말할 수 없지만 현재 대항해시대를 즐기는 유저수는 패키지게임 시절보다 오히려 더 많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

-역사 시뮬레이션을 주로 다루지만 <신장의 야망: 노부나가의 야망>, <삼국지>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출시되지 않는 타이틀이 많다. 실제 <태합입지전>의 경우 5편이 출시된 후 신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 혹시 신작 출시 계획이 있는가.

“태합입지전은 게임 난이도와 자유도가 매우 높은 게임이다. 그러다 보니 개발 난이도 역시 상상 그 이상이다. 과거 태합입지전4 개발에 참여했었는데 몹시 힘든 과정을 겪었기에, 당시의 기억이 아직까지 뼈에 사무쳐 있다. 그래서 머리로는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느끼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매니아층에서 이 게임에 대한 니즈를 표출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태합입지전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온 만큼 일본에 돌아가 브랜드장인 타케다 님에게 오늘 나온 이야기를 전달하겠다.”

-삼국지13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 파워업 키트(PK)까지 포함하면 1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다. 이로 인해 코에이 프리미엄이란 단어가 있을 정도인데, 이에 대한 생각이 듣고 싶다.

“비싸다는 걸 인정하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 드리면 삼국지 타이틀의 경우 제작비 자체가 높은 편이다. 왜냐하면 다른 소프트웨어와 비교했을 때 데이터 구조, 알고리즘 구조 등에서 혁신적인 기술이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혁신적인 기술력이 반영된 가격이라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더불어 삼국지 타이틀에는 프리미엄 가격제가 도입돼 있다. 하지만 비싸다는 의견은 다시 한번 동의한다.”

-삼국지 타이틀의 경우 13편까지 출시됐다. 그 중 한국 유저들은 2편과 3편 그리고 4편을 최고의 명작으로 꼽는다. 혹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삼국지 타이틀 명작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삼국지1을 가장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접했던 삼국지 타이틀이었고, 실제로 가장 오래 플레이하기도 했다. 삼국지7도 나에게 의미 있는 타이틀이다. 개발에 직접 참여한 후 조명 받을 수 있었고, 이는 다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코에이 내부에서도 어떤 타이틀이 명작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의견을 종합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삼국지 3편, 5편, 9편, 11편을 명작이라고 꼽는다. 그 이유도 ‘내가 유저일 때 재미있게 해서’, ‘참여했던 프로젝트라서’ 등 다양하다.”

-<삼국지> 소재 자체가 역사 사건을 재구성한 것이기에 구현의 한계가 존재한다. 기존 시리즈도 역사 사건에 대해 다각적으로 재구성한 것 중심으로 행해졌는데, 앞으로 출시 될 삼국지 타이틀에서는 어떠한 변화를 줄 계획인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코에이의 모토는 ‘역사시뮬레이션’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역사와 시뮬레이션을 분리해 독자적인 방향으로 전개해야 하지 않나 싶다. 즉 역사 부문에서는 철저한 고증을 통해 좀 더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시뮬레이션 부분에서는 역사와 별개로 타 게임대비 독창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오랜 시간 지켜온 모토가 있기에 단시간에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코에이 게임을 즐기고 사랑하는 유저들께 한마디 부탁 드린다.

“오랜 기간 코에이 게임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역사와 시뮬레이션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게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담당업무 : 재계 및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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