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5.23 화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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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인위적 연대 없다…국민만 보고 갈 것”
"호남, 정치적 고향…나를 지지해 줄 것”
“햇볕정책…그때와 지금은 상황 달라”
“상속자의 나라 아닌 성실한 사람 나라 만들 것”
2017년 04월 28일 (금) 윤슬기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슬기 기자)

안철수는 ‘착한 정치인’이었다. 국민은 지금껏 보지 못한 선한 지도자의 모습에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선의(善意)만으로는 거친 정치권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착하지만 약한’ 안철수는 그렇게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는 안철수를 다시 불러냈다. 무능하고 부패한 기존 정치권에 진절머리가 난 국민은 ‘대안’으로 그의 이름을 떠올렸다. 안철수 역시 힘없이 무너졌던 4년 전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2017년, 대선판에 다시 불기 시작한 ‘안풍(安風)’은 강해진 안철수와 국민의 열망이 결합해 만들어진 태풍이다.

지지율 한 자릿수 군소 후보에서 일약 ‘문재인 대세론’을 위협하게 된 안철수의 바람은 어디서 출발한 것일까.

<시사오늘>은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6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7년, 대선판에 다시 불기 시작한 ‘안풍(安風)’은 강해진 안철수와 국민의 열망이 결합해 만들어진 태풍이다.ⓒ안철수 후보 대선캠프 제공

-지지율 한 자릿수 후보에서 반년 만에 ‘문재인 대세론’을 위협하는 후보가 됐다. 반등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정계 입문 당시 기득권 정치를 바꾸고자 했던 그 열망에 국민들이 다시 공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탄핵 정국을 통해 이번 대통령 선거의 시대정신이 ‘공정’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국민들은 불공정한 사회의 반칙과 특권을 몰아내고, 성실과 노력이 평가받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탄핵 정국도 마무리되면서, 이제 국민들은 ‘누가 더 잘 개혁할 것인지’, ‘누가 더 좋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인지’ 이 기준을 갖고 후보들을 평가하기 시작한 것 같다.”

- 이처럼 짧은 시간 안에 문 후보 지지율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예상했나.
“올해 1월부터 이번 대선은 ‘안철수 대 문재인’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실제로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이 됐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안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으로 불러주는 것이 아닌가(웃음). 이제는 국민들이 ‘안철수와 문재인’ 중 누가 더 나은 정권교체인지, 누가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 수 있을지 판단하실 것이다.”

-그래도 아직 문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낮은데.
“그동안 지지율이 높든 낮든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물론 낮은 지지율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기도 했다. 연대를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지 않았나. 하지만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오직 국민만 바라봤다. 앞으로도 국민만 바라보고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

-현실적으로 남은 기간 동안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보수 단일화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정치인에 의한 인위적인 연대는 없다. 오직 국민에 의한 선택만을 받을 것이다. 국민들은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정치인을 신뢰하지 않는다. 이미 지난 총선과 당내 경선과정에서 우리 힘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다.”

-다른 세력이나 정당과 연대 없이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가.
“정치는 특정 지지층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바라보고 하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보수의 대표를 뽑는 것도 아니고, 진보의 대표를 뽑는 것도 아니다. 정의로운 나라를 만드는 데 진보와 보수가 다를 수 없다. 특정 지지층이나 다른 정당에 기대는 것은 옳지 않다. 스스로를 믿고 자신의 비전과 정책, 리더십을 국민에게 보여드리고 평가받아야 한다. 그것이 승리의 길이라고 믿고 있다.”

   
▲ 〈시사오늘〉은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안철수 대선캠프 제공

“호남, 정치적 고향…나를 지지해 줄 것”

한때 문 후보를 추월했던 안 후보의 지지율은 ‘안찍박’이라는 말이 등장하면서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안찍박’이란 ‘안철수 후보를 찍으면 박지원 대표가 상왕이 된다’는 문장의 줄임말이다.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하면서도 보수 표를 흡수해야 하는 안 후보 입장에서 ‘안찍박’은 부담스러운 레토릭일 수밖에 없다. 안 후보는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직접적으로 물었다.

-최근 ‘안철수를 찍으면 박지원이 상왕이 된다’는 말이 돈다.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요즘 ‘안철수는 누구 말을 들을 거다’라는 말이 자꾸 나오더라. 예전에는 안철수가 누구 말도 안 듣고 자기 마음대로 결정한다고 비판하지 않았었나. 네거티브도 일관성이 있어야 된다(웃음).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럴 일은 없다. 모든 생각과 행동의 중심에는 오직 국민만 있다.”

-안철수 정권이 들어서도 박지원 대표가 전면에 나설 일은 없다는 뜻인가.
“이미 박지원 대표는 ‘안 후보가 당선되면 어떤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심지어 국민의당에서는 총리를 내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국민의당은 어떤 당보다 기득권 내려놓기에 앞장서고 있다. 오히려 이런 지적을 하시는 분들에게 본인들은 어떤 기득권을 내려놓았는지 되묻고 싶을 뿐이다.”

-호남에서 박 대표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박 대표가 물러나면 ‘호남 홀대’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럴 리가 있겠나. 호남은 나의 정치적 고향이다. 호남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지난 총선에서 기득권 양당체제를 끝낼 수 있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호남 민심은 구태정치, 기득권 정치를 끝내고 미래로 나아가라고 명령하고 있다. 호남이 지지해준다면, 전 지역에서 승리하고 50% 이상의 득표율로 당선될 것이라 믿는다. 호남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 적임자, 더 나은 정권교체의 지도자로 나를 선택해줄 것이다.”

-박 대표는 대표적인 개헌론자 중 한 명이다. 개헌에 대한 입장은 박 대표와 같은가.
“개헌은 필요하다. ‘박근혜 게이트’를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가 극명히 드러났다. 그래서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는 개헌에는 모두가 동의한다고 본다. 다만 시기와 권력구조 모델에 대해서는 다른 후보들과 입장이 다르다. 우선 국회에서 논의할 시간과 국민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이 있어야 제대로 된 개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8년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동의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모델을 선호하나.
“권력구조 모델에는 3가지가 있다. 권한축소형, 의원내각제, 이 둘을 섞은 이원집정부제다. 아직 우리나라 정치에서 의원내각제는 시기상조다. 대통령보다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더 낮기 때문이다. 협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축적되지 않았다. 그래서 의원내각제를 제외한 두 가지 중 국민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햇볕정책…그때와 지금은 상황 달라”

안 후보는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를 기치로 내걸고 정치권에 입문했다.
그러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DJ정부의 햇볕 정책에 대해서도 애매한 태도를 견지하면서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부터 ‘정체성 의심’을 받는 상황이다. 안 후보에게 사드 배치와 햇볕 정책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부탁했다.

   
지지율 한 자릿수 군소 후보에서 일약 ‘문재인 대세론’을 위협하게 된 안철수의 바람은 어디서 출발한 것일까. <시사오늘>은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6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안철수 후보 대선캠프 제공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말을 바꿨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해명해 달라.
“한미 간 사드배치는 검토과정, 공식합의과정, 실행과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도 한미 양국 간 공식결정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 이 과정을 분리해서 살펴봐야 한다. (사드 배치) 결정 전에는 공론화와 작전효용성 검증, 중국에 대한 설득 노력을 정부에 촉구하며 신중한 접근을 주장했다. 그러나 양국이 공식적으로 합의하고, 사드배치가 결정된 이후에는 국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향, 국제신뢰를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당론 역시 이제는 달라진 조건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민주적 절차를 거쳐 변경될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대안은 갖고 있는가.
“북한 핵 문제는 유엔안보리를 통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 실행과 자강안보 구현으로 해결할 것이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6자회담 재개와 4자 평화회담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 또한 북핵문제 해결이 불가능해지기 전에 중간 잠정조치로서 북한의 핵무기와 그 프로그램 동결, 핵실험 유예,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의 북한 상주 등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자강안보’를 주창하는데, 당이 계승하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과는 결이 다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당시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모았고, 남북 화해에도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유엔도 제재국면인데 햇볕정책을 도그마(Dogma)처럼 따라할 상황이 아니다. 우리는 북한을 비롯한 주변 4강국에 대해서도 당당한 외교를 펼쳐야 한다. 한미동맹에 기초한 강력한 제재와 자강안보로 평화를 지켜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 도발에 대한 강력한 제재, 유리한 위치에서의 대화노력 이 세 가지는 우리가 견지해야 할 확고한 원칙이다. 물론 대화 노력도 분명히 필요하다.”

“상속자의 나라 아닌 성실한 사람의 나라 만들 것”

2012년 대선 당시 안 후보는 젊은 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특권과 반칙’ 없이 성공한 기업가면서도, 젊은 세대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따뜻한 어른’이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안 후보는 50대 이상을 대변하는 보수 후보가 됐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아픈 청춘’들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구상하고 있었다.

   
▲ 안철수 후보는 현역 정치인 중 혼자 창당하고 정치적 성공을 거둔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안철수 캠프 제공(가운데)/시사오늘 권희정기자(좌·우)

-기업가 출신으로서 청년실업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지난해 하반기 청년 실업률이 9.8%였다. 일자리를 찾다 지쳐서 포기한 사람까지 실업자로 포함하면 사실상 실업률은 34%라는 통계까지 나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한 것이 ‘청년고용보장계획’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크다 보니 많은 청년들은 대기업에 취직하고 싶어 한다. 중소기업의 임금이 대기업의 60%밖에 안 되니까 중소기업에 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한시적으로 5년 동안 중소기업에 취업을 하더라도 대기업의 80% 수준의 임금을 받게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에게 정부가 2년간 1200만원을 지원하는 정책을 5년 동안 시행할 계획이다. 대상자가 최대 연 10만 명이니까 5년간 50만 명이 혜택을 볼 수 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고 중소기업들은 우수인력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정책인 셈이다.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들에게도 6개월간 월 30만원의 훈련수당을 지급할 것이다. 이로써 매년 40만 명이 수당을 받고 정부가 소개해주는 교육훈련을 받게 된다.”

-단기적인 지원도 좋지만, 장기적으로 실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교육 제도부터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교육면에서는 5-5-2 학제 도입을 주장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1951년 개정한 ‘6-3-3-4’의 학제를 그대로 유지해왔다. 국가의 책임 아래 시민성을 기르는 보통교육이 전문선택교육인 대학입시로 연결되고, 대학이 노동시장과 이어지는 구조다. 이런 한국의 교육 문화로 인해 사교육 해소를 위한 정책들은 모두 실패했다. 이공계열의 똑똑한 학생들이 의대로 몰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결국 학제개편을 통해 자율 진로 탐색형 미래학교를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학교 내 경쟁이나 성적서열 없이 학생들이 스스로 직업세계로 나가거나, 진학진로를 선택해 자신의 길을 가게 만드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를 통해 대학입시 경쟁의 긴장을 해소하고, 사교육 수요의 바탕을 소멸시키는 계획이다.”

-그 밖에 안 후보가 그리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지 청사진을 제시해 달라.
“공정한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 평화로운 한반도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무엇보다 상속자의 나라가 아닌 성실한 사람의 나라가 되게 하겠다. 배경이 실력을 이기는 나라가 돼서는 안 된다. 실력과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가 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교육혁명으로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고, 공정경쟁이 가능한 산업구조개혁과 과학기술혁명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겠다. 특히 미래를 예측하고 제대로 대비해 대한민국을 세계최고의 혁신국가로 만들겠다. 안보 역시 중요하다. 평화는 다음 세대를 위한 최선의 약속이다. 자강안보를 통해 평화로운 한반도를 반드시 만들겠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어필한다면.
“정권의 성패는 대통령이 얼마나 유능한지, 통합의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 여부가 좌우한다. 나는 지난 5년 동안 농축을 넘어 압축적으로 정치를 경험했다. 당 대표로서 전국 선거를 세 번 지휘했고, 두 번은 직접 출마했다. 40석 정도 되는 정당을 만들어서 성공시킨 사례는 우리나라 정치 역사상 다섯 손가락에 꼽힌다. 15석이 걸린 재·보궐 선거 때도 1석을 빼앗긴 것 빼고는 다 이겼다. 현역 정치인 중 혼자 창당하고 정치적 성공을 거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정치적 능력, 돌파력, 리더십을 다 증명했기 때문에 유권자들도 더욱 강해졌다고 평가하는 것 아니겠나.”

윤슬기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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