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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필, "파괴할 수 없는 지식의 탑, 세계의 도서관"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02)>유종필 관악구청장
2017년 05월 01일 (월) 최정아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최정아 기자)

‘노랑머리 구청장님’이라 불리는 지자체장이 있다. 바로 유종필 관악구청장이다. 그는 구민들에게 낮은 자세로 다가가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아온 인물이다. 이런 그가 지난달 26일 국민대 정치대학원 북악포럼을 찾았다. 유 구청장의 등장은 단연 남달랐다. 눈에 띄는 노란색 염색 머리와 스카이 블루 자켓, 그리고 ‘관악구’ 로고가 크게 박힌 경차까지. 유 구청장이 연단에 서자, 강의실에선 박수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유 구청장은 ‘파괴할 수 없는 지식의 탑, 세계의 도서관’을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유 구청장은 세계 최초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도서관, 세계 최대 미국 의회도서관 등 전 세계 13개국 유수 도서관을 탐방하며 스테디셀러 <세계 도서관 기행>을 저술했다.

   
▲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파괴할 수 없는 지식의 탑, 세계의 도서관’을 주제로 국민대 북악포럼 연단에 섰다.ⓒ시사오늘

“세계 위대한 도서관을 많이 탐방했다. 가장 먼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소개할까 한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사막을 뚫고 2시간 달리면 지중해가 나온다. 알렉산드리아는 지중해에서 가장 지적(知的)인 도시라고 알려져있다. 이곳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출신 유명인들이 참 많다. 기하학의 아버지 유클리드, 세계 최초로 지구 크기를 측정한 에라토스테네스, 클레오파트라까지. 이곳은 단순한 도서관이 아니다. 학문연구 기관의 역할까지 했던 장소다. 도서관을 둘러보면, 세계 인류의 글자가 모두 새겨져있다. 물론 한글도 있는데, 유독 눈에 띈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출신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클레오파트라다. 보통 클레오파트라를 떠올릴 때면 ‘왕을 휘어잡은 경국지색(傾國之色)’이란 평이 많다. 하지만 그는 사실 이집트에서 가장 지적인 여인이었다.

“클레오파트라가 바로 이 도서관 출신이다. 로마의 장군 줄리어스 시저가 클레오파트라의 지성미에 반했다. 클레오파트라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 갈고닦은 온갖 지식과 지혜, 지략, 언변 등으로 시저를 사로잡은 것이다. 나중에 이 둘은 결혼을 하게 된다. 또 클레오파트라의 '도서관을 향한 애정'을 보여줄 수있는 단적인 에피소드가 있다.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에게 준 결혼선물이 엄청나다.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페르가몬의 한 도서관에 있는 책을 배에 모두 실고 와서 클레오파트라에게 바쳤다. 클레오파트라가 얼마나 책을 사랑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 구청장은 세계 유수 도서관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안젤리카 수도원 도서관, 미국 의회 도서관 등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세계 유수 도서관 중엔 수도원 도서관이 많다. 어떻게 종교시설에 도서관들이 존재할 수있었을까. 과거 유럽에선 도서관이 없는 수도원은 삼류취급을 받았다. 도서관 없는 수도원은 무기고 없는 성이다. 그런데 신앙이란 일일이 따지면 안된다. (지적인 논리로 따져드는 것이 아닌) 결단으로(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분명 지식‧지성과는 정반대의 세계다.

수도원 지하, 도서관에 그 수많은 책을 가둬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세 암흑시대엔 그리스, 로마, 알렉산드리아에서 발전된 자유분방한 이론‧철학사상들이 양립하지 못했다. 교황과 종교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 로마에서 발전됐던 이론들이 모두 사라지고 말았던 것이다. 감옥(수도원 도서관)에 가둬놓았던 책들이 빛을 본 것은 수백년 뒤 르네상스 시대가 펼쳐지면서다.”

   
 ▲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파괴할 수 없는 지식의 탑, 세계의 도서관’을 주제로 국민대 북악포럼 연단에 섰다.ⓒ시사오늘

파리 리슐리외 국립도서관에 얽힌 스토리도 이어졌다. 바로 ‘직지심체요절 대모’라 불리는 역사학자 故박병선 박사에 대한 내용이었다. 박병선 박사는 이 도서관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소장돼 있던 직지심체요절을 발견해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직지심체요절은 금속 활자로 만든 세계 최초의 책이다.

“리슐리외 도서관에 가면, 말로 표현 못하는 분위기가 감돈다. 매우 신성하다. 이렇게 신성한 곳에 우리 한국의 직지심체요절이 있다. 한국이 최초로 프랑스 방한을 했을 당시에 ‘직지심체요절을 보고싶다’고 프랑스 당국에 요청했는데 안타깝게도 거절당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한국정부가 고속철도를 도입하려고 했던 시기에 프랑스, 일본, 독일이 붙었다. 프랑스 외교장관이 세일즈 외교를 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조선왕실의궤 중 한 권을 가져왔다. 프랑스에 고속철도 개발권을 주면, 조선왕실의궤를 주겠다고 한 것이다. 이에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프랑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 여기 도서관 사서 두 명이 ‘대통령이라고 해서 맘대로 국보급 유산을 한국에 반환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조선왕실의궤을 갖고 호텔방에서 문을 잠가버린 것이다. 이 사건이 큰 화제가 된 바있다”

유 구청장은 ‘왜 우리는 도서관에 주목해야할까’란 질문에 “미드맨해튼 도서관이 없었다면 오바마 대통령도 없었다”고 답한다. 미드맨해튼 도서관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유년시절부터 즐겨 다녔던 도서관이다.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것이다.

“21세기 지식 정보가 권력이 되는 시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도서관 건설을 위해 모금 1조원을 모았다고 한다. 또 세계 유력 대부(大富) 빌 게이츠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의 나를 만들어 준 것은 조국도, 어머니도 아니다.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다.’ 빌 게이츠 또한 작은 도서관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하버드 대학교 졸업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독서습관이다. 빌 게이츠 부부는 아직까지도 자신의 블로그에 독후감을 올린다. 지식 획득의 가장 중요한 수단은 독서다. 인문학이 없었더라면 컴퓨터가 없었을 것이다. 컴퓨터가 없었다면 빌 게이츠도 없었을 것이다. 인문학이 없었다면 (삶의) 방향성도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독서의 중요성, 그리고 도서관의 중요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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