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대선] 文·安 유연성 싸움의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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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대선] 文·安 유연성 싸움의 결과는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7.05.01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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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빠른 쪽이 이긴다
洪은 초지일관 보수표 공략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뉴시스

대선이 반환점을 지나며 구도가 또다시 재편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의 양강구도에서, 문 후보의 도약와 안 후보의 하향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추격이 이뤄졌다. 이러한 구도를 만든 것은 후보들 간 ‘유연성’ 의 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후보의 선거 초반 기본 전략은 선명성 강조였다. ‘적폐청산’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정권교체의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거의 대부분의 발언에 ‘적폐’라는 단어를 꼭 넣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는 지지율 정체와 안 후보의 추격을 허용하는 결과를 낳았다. 정권교체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적폐라는 비교적 어려운 용어(?)는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오히려 ‘친노야 말로 적폐 아니냐’는 역공을 받기도 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턱밑까지 쫓아온 지난 19일을 기점으로 선거 전략을 180도 수정한다.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을 영입한 것은 일종의 신호탄이었다. 그리고 ‘적폐청산’ 보다 ‘통합’을 더 많이 언급하기 시작했다. 선명성에 대한 볼륨을 줄이고, 확장성을 위한 목소리를 키운 것이다.

게다가 개헌주의자인 김 이사장 영입으로 개헌의지에도 한발 더 빠르게 못을 박았다.

흐름은 생각보다 극적으로 변했다. 이미 지난 총선부터 야성을 회복하던 부산을 중심으로 PK(부산경남)이 문 후보에게 호응하면서, 흔들리던 대세론에 다시 동력이 회복됐다. 강경파의 이미지 위에 포용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 야권 캠프 복수의 관계자들의 평이다.

여기에 TV토론에서 맹공을 받고도 치명상을 피한 문 후보는 다시 여유를 찾고 지지율을 단단히 다지는 데 성공했다. 이 배경에는 적폐청산론에서 통합론, 대세후보론으로의 전환이 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2012년에도 문재인 캠프에 있던 한 야권 정계의 관계자는 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난 선거에 비해 훨씬 유연하고 다채로운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적폐청산 강조를 적당한 시기에 멈춘 것이 좋았다”면서 “이는 준비 기간이 충분했기도 했지만, 안정적인 경선승리가 발 빠르고 유연하게 전략을 바꿀 수 있었던 원동력인 것 같다”고 평했다.

안 후보는 경선 직후, 중도 보수층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지지율이 수직 상승했다. 이를 굳히기 위해 안 후보 캠프는 정당이나 함께 하는 이들을 부각하지 않고, 후보 자체에 집중하는 전략을 편다. 그 전 까지 돌던 국민의당의 제3지대 인물 영입설, ‘빅 텐트 론’등은 후순위가 됐다.

이러한 전략은 포스터가 화제가 되는 등 일정 성과를 거뒀지만, 안 후보가 문 후보보다 한 발 늦게 ‘통합’에 뛰어드는 상황을 맞게 됐다. 안 후보 캠프 영입설이 많이 흘렀던 한 정치권 인사는 지난 달 29일 <시사오늘> 과의 만남에서 “러브콜을 언론을 통해서 들었지 문(재인) 캠프에 비해 연락이 거의 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TV 토론은 안 후보의 지지율을 흩어지게 만드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여러 요소가 지적됐지만, 결정적인 것은 ‘야권에서 중도를 포용할 수 있는 안철수’가 아니라 ‘야권이 아닌, 문재인과 각을 세우는 안철수’로의 이미지 변화였다. 이와 관련 여권 정계의 한 당직자는 지난 달 30일 “유력 후보 구도가 ‘3야 2여’에서, ‘2야 3여’로 흘렀다”면서 “안 후보가 ‘호남당 보수’처럼 돼버렸다”고 평했다.

안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비문계 일부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영입하면서 늦게나마 확장성에도 신경을 많이 기울이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미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에 즉각 새로운 전략을 꺼내들어야 타격을 만회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개헌론도 문 후보에 비해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 캠프에서 일했던 야권 정계의 한 원로  정치인은 이에 대해 지난달 30일 본지 통화에서 “안 후보 캠프가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조직력의 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피드백을 제 때 빠르게 못 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한편 홍 후보는 초지일관 보수표 결집에 온 힘을 쏟았다. 공약부터 발언까지, 일정 수준의 반발을 각오하며 ‘샤이 보수’부터 ‘중도 보수’까지 폭넓은 구애를 이어나갔다. 대신 소위 ‘진보층’을 향한 메시지는 철저히 배제했다.

홍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1일 <시사오늘> 과의 통화에서 “지지율의 상승은 조금씩 숨은 보수표가 돌아오고 있다는 신호의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전략이라고 할 것도 없이, 보수가 표를 던질 만한 후보는 홍 후보 뿐 이라는 것이 증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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