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건설사 1Q 실적]성적표는 좋은데…잠재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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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건설사 1Q 실적]성적표는 좋은데…잠재 리스크↑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5.02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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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그룹 때문에 우는 삼성물산·현대건설
대우건설, 매각작업 시급한데 잇따른 비리 의혹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상장 5대 건설사의 실적이 대폭 개선됐지만 개별 업체마다 잠재적 리스크가 확대된 모양새다.

기준금리 인상, 11·3 부동산 대책 등 여러 가지 악재 속에서 내실을 챙기는 전략을 택한 게 이번 분기에는 주효했으나, 앞으로의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수익 정상화'
바람처럼 사라진 지배구조 개편 수혜

▲ 삼성물산(대표이사 최치훈) 건설부문은 올해 1분기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할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 삼성물산 CI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대표이사 최치훈)은 2017년 1분기 매출 2조7110억 원(국내 1조1960억 원+해외 1조5150억 원), 영업이익 910억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대규모 잠재손실을 선반영해 4000억 원대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모그룹의 지주사 전환 포기 선언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지주사 전환 백지화를 공식화 했다.

삼성전자 지주회사와의 합병으로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했던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치명타다. 이번 지주사 전환 포기 선언 이후 삼성물산의 주가는 7% 가량 추락했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특히 모그룹과 모그룹 계열사 일감 비중이 높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수주한 물량(화성 반도체 17라인,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등 모그룹 관련 수주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현대건설, '영업익 호조'
'아! 현대차'…지원사격은 없다

▲ 현대건설(대표이사 정수현)은 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의 위기로 인해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현대건설 CI

올해 1분기 현대건설(대표이사 정수현)은 매출 4조1297억 원, 영업이익 2286억 원, 당기순이익 43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0.4% 늘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49.5% 줄었으나, 이는 원달러 환율 급락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이처럼 현대건설이 영업이익 호조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리한 외형성장 대신 내실 위주의 경영전략을 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수현 대표이사는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시장 환경 악화로 양적 성장이 한계라는 관점에서 선택과 집중, 기술역량 강화를 통해 내실을 튼튼히 다져야 할 때"라고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모그룹인 현대차그룹이 품질 논란, 실적 악화 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공시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현대건설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당해 기업에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으로부터 얻은 매출은 2014년 6672억5000만 원, 2015년 8401억5200만 원, 2016년 1조708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현대건설의 모그룹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 속에서 현대차그룹이 위기에 처한 것은 현대건설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저해가 될 소지가 상당해 보인다. 더는 지원사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대우건설, '어닝서프라이즈'
매각 급한데…비자금 조성 의혹

▲ 매각작업이 급선무인 대우건설(대표이사 박창민)이 비자금 조성, 뇌물 의혹 등으로 발목잡혔다 ⓒ 대우건설 CI

상장 5대 건설사 중에서 이번 1분기 성적표를 받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을 업체는 아마 대우건설(대표이사 박창민) 일 것이다. 대우건설은 해당 분기 매출 2조6401억 원, 영업이익 2211억 원, 당기순이익 1919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3.2%, 영업이익 171.0%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그야말로 어닝서프라이즈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가 하나 있다.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매각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비자금 조성 의혹이 터졌기 때문이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소속 경기 수원광교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 현장관리책임 직원 A씨는 현장 노동자의 안전, 복지 등에 사용돼야 할 예산 수억 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해 담당 공무원에게 수백만 원대의 뇌물을 건넸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측은 "해당 현장의 개인 비리일 뿐 회사나 조직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식지 않는 눈치다.

실제로 이번 사안을 최초 보도한 <경향신문>은 지난달 28일 대우건설 내부 공문을 공개하면서 대우건설의 개인비리 해명이 거짓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검찰은 비자금 조성 의혹과 함께 불거진 경무관 금품로비 사건까지 통틀어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대림산업, 영업익 증가율 1위
e편한세상 실적 부진은 '고민거리'

▲ 대림산업(대표이사 이해욱) 건설사업부는 올해 1분기 주택사업 호조로 좋은 실적을 달성했다 ⓒ 대림산업 CI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대표이사 이해욱)는 올해 1분기 매출 2조95억 원, 영업이익 35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1.4%, 영업이익은 734.9%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상장 5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해 공급한 주택사업 공사의 본격화로 건축사업의 실적 호조가 지속됐고, 해외 사업비중이 높은 플랜트사업은 흑자 전환된 영향이라는 게 대림산업의 설명이다.

문제는 대림산업의 대표적인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이편한세상)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공개된 '청약경쟁률'에 따르면 지난해 e편한세상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8.607 대 1'로,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 21.51 대 1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GS건설, 분기 최대 영업익 달성
당기순손실 하락폭 가장 커…왜?

▲ GS건설(지에스건설, 대표이사 임병용)은 2017년 1분기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해외 프로젝트 부문 리스크가 여전히 상당한 모양새다 ⓒ GS건설 CI

GS건설(지에스건설, 대표이사 임병용)은 2017년 1분기 매출 2조7135억 원, 영업이익 716억 원은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2%, 영업이익은 145.9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분기 최대다.

그러나 당기순손실은 578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또한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적자폭이 234.22% 확대돼 5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이 악화됐다.

이는 GS건설이 이번 분기에 올린 영업이익이 주택 부문 원가율의 일시적 개선에 따른 것이라는 방증으로 보인다. 해외 손실 부분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지난 3월 이슈 리포트에서 해외 프로젝트 원가율 조정에 따른 발생 가능 손실 규모가 가장 큰 건설사로 GS건설(5604억 원)을 꼽았다.

또한 회수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한 '상시 모니터링 대상지역'의 미청구공사금액도 GS건설(4007억 원)이 최대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GS건설 측은 최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나이스신평의 자료는 과거 수주 현황을 토대로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해명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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