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대선] 후보들의 일등공신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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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대선] 후보들의 일등공신은 누구일까
  • 시사오늘 정치부
  • 승인 2017.05.0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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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 김영춘, 선거 흐름을 바꾸다
洪 - 인명진, 무너지는 한국당 유지
安 - 박지원, 안철수 킹메이커 자청
劉 - 김세연, 합리적 소장파의 의리
沈 - 이정미, 진보 전략가의 보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시사오늘 정치부)

전쟁이 끝나면 공신이 등장한다. 문재인,홍준표,안철수,유승민,심상정 이 다섯 명의 대통령 후보는 '5강'으로 분류되는 시점에서 이미 본 무대에 선 승리자들이다. 장미대선에서, 각 후보의 최고 공신을 미리 뽑아본다면 누굴까.

▲ 민주당 김영춘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YS계 수장’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문재인 후보 간 ‘가교역할’을 하며 주목을 받았다. ⓒ뉴시스

문재인 :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이 대선흐름을 바꾼 셈이다.”

안갯 속 대선레이스에서 흔들림없이 선두를 지켜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그러나 문 후보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민주당 경선 승리 이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위협적인 후보로 올라선 것이다.

이렇게 불안한 상황에서 선거판세를 문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만든 이가 있었다. 바로 민주당 김영춘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YS계 수장’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문재인 후보 간 ‘가교역할’을 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월 19일, 김 이사장과 문 후보 지지선언의 여파는 그만큼 상당했다. 문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와의 ‘김덕룡 이사장 영입경쟁’에서 당당하게 승기를 거뒀고, 중도보수층 외연확장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성공했다. 중도보수층의 관심을 문 후보에 돌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반면, “김 이사장 영입을 위해 백고초려”했던 안 후보 측은 김 이사장 영입 실패의 쓴잔을 마셔야 했고, 문 후보에게 밀렸다는 이미지까지 덧씌워지며 대선의 흐름을 주도하는데 실패했다는 평을 받아야만했다.

이와 관련, 김영춘 의원은 <시사오늘>에 “당시 문 후보, 안 후보 두 진영에서 김 이사장을 영입하려는 경쟁이 강하게 일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문 후보가) 출마등록을 한 뒤 국민통합대통령이 되겠다고 응답했다. 김덕룡 이사장의 마음을 울리는데 크게 기여를 했다”고 회상했다.

▲  자유한국당 인명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내의 강한 반발과 수많은 흔들기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키를 놓지 않았다. 덕분에 홍준표 후보는 거침없이 보수 결집에만 모든 총력을 쏟을 수 있었을 수 있다. ⓒ뉴시스

홍준표 :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탄핵 정국의 직격탄을 맞은 자유한국당은 붕괴 직전이었다. 비박계 의원들이 대거 탈당하며 바른정당을 결성, 분당이 일어났고 여론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비상대책위원장직을 구하기 어렵다는 후문이 들려올 정도였다. 대선 후보를 낸다 한들 ‘힘을 받을 수 있겠냐’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로 자유한국당의 대선 주자들은 모두 모아도 의미 있는 지지율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등장은 그런 측면에서 한 줄기 빛이었다. 원래도 계파에 의지하기 보다는 개인기로 정치판을 돌파해온 홍 후보였다. 친박계 후보들을 경선에서 압승으로 누른 홍 후보는 탄력을 받고 보수 결집에 나섰다. 그리고 거칠어 보이지만 영리한 메시지, 노련한 정치적 개인기로 지지율을 상승시켜, 대선 막판엔 2위 다툼을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홍 후보의 선전에 본인의 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배경에는 뜻밖의 공신이 있다. 홍 후보의 후보 확정일이자 자유한국당 경선일이었던 지난 3월 31일 사퇴한 인명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인 전 위원장은 ‘독배(毒杯)’라고 불렸던 자유한국당의 임시 선장직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정치판에서 잔뼈가 굵은 다선 의원들도 어쩌지 못하던 자유한국당의 항로를 결정했다. ‘친박 청산’이라는 대명제를 내건 인 전 위원장은, 당내의 강한 반발과 수많은 흔들기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키를 놓지 않았다.

징계 수위에 논란은 있을지언정, 인 전 위원장은 이정현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 중진급 의원들에게 탈당을 종용하거나 당원권을 정지시켰다.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우선 악화를 멈추고, 자칫 일어날 수 있었던 당의 공중분해를 막았다.

그리고 인 전 위원장은 자칫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경선과 함께 사퇴한다. 인 전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은 낭떠러지에 서있다. 최대 위기임을 부정할 수 없다"면서 "자유한국당의 대통령 후보를 중심으로 모든 당력을 집중하고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며 자리를 내려갔다.

여권 정계의 한 소식통은 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인 전 위원장이 홍 후보에게 사실상의 당권을 넘겨줬다”며 “덕분에 홍 후보는 거침없이 보수 결집에만 모든 총력을 쏟을 수 있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안철수 후보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의 든든한 지원과 당의 조력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안철수 후보야말로 제2의 김대중 대통령“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지역구인 전남 목포에서 열린 유세에서 한 말이다.

이번 5·9 조기대선에서 ‘제2의 안풍(安風)’을 만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으로 박 대표가 꼽힌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안 후보가 박 대표의 든든한 지원과 당의 조력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박 대표는 당내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 과정에서 안 후보의 ‘자강론(自强論)’을 지지했다. 당내에서 외연확장을 위해 ‘연대론’을 강조했지만, 박 대표의 지원으로 당내 자강론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자강론을 바탕으로 당의 조직적 지원을 받은 안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지지율 2위로 올라서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는 평도 나온다.

또한 박 대표는 안 후보가 ‘호남’과의 교두보를 만들어주는데도 큰 기여를 했다.

박 대표가 호남의 맹주로 알려진 만큼 안 후보를 향한 호남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역할을 해줬다는 평가다. 지난 4.13 총선에서 ‘안풍’의 근원지였지만 문 후보에게 지지도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는 호남에서 박 대표가 지지세를 모아내는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 바른정당 탈당사태를 ‘전화위복’ 계기로 삼고, 이는 득표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찬 상태다. 여기에는 유승민 후보 캠프의 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세연 사무총장의 ‘공(功)’이 컸다는 평가가 많다. ⓒ뉴시스

유승민 :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

바른정당은 지난 2일 의원들의 ‘집단탈당’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이은재 의원이 탈당했다. 당이 반토막이 나면서 이번 대선을 제대로 치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동정여론이 일더니, 당원과 후원금이 급등했다. 당과 유승민 후보는 이어지는 시민들의 응원에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 계기로 삼고, 이는 득표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찬 상태다. 여기에는 유 후보 캠프의 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세연 사무총장의 ‘공(功)’이 컸다는 평가가 많다.

김 본부장은 ‘유 후보 사퇴 및 후보단일화’를 놓고 당과 유 후보가 상당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저는 완주해야 한다고 했다(고 의총에서 말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후 지난 2일 당내 갈등이 폭발, ‘집단탈당’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김 본부장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특유의 냉정함과 차분함으로 상황 수습에 집중했다. 탈당을 망설이는 의원들과 지방의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고 한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 부담을 느낀 바른정당 PK(부산‧경남) 지역 의원들과 지방의원들이 자유한국당으로 대거 이탈했을 때도 김 본부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실제로는 김 본부장도 부산 금정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만큼,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김 본부장은 지난 2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새로운 보수의 길을 나서는 게 쉬울 거라고 생각 안 했다”면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초심을 잃지 않고 제대로 된 중도보수 정당의 틀을 세울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야무진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물론, 유 후보의 대선완주에는 김 본부장뿐만 아니라 당 안팎의 많은 인사들의 도움이 컸다. 그러나 김 본부장의 이러한 노력이 없었다면, 유 후보의 대선완주는 지금보다 좀 더 고단하지 않았을까싶다.

▲ 심상정 후보의 옆에는 이정미 의원이 있었다. 심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선거와 캠페인에서 사용할 주요 메시지 결정, 여론조사 분석 및 타깃층 설정, 득표 전략 수립 등 선거 전반에 관한 모든 내용을 심 후보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심상정 : 정의당 이정미 의원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제19대 대선의 최대 수혜자라고 할 만하다. 높은 인지도를 보유했음에도 정작 지지율은 낮았던 그는, 이번 대선을 통해 ‘스타 정치인’으로 도약했다. 10% 돌파 여부와 무관하게, 심 후보는 당초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는 호평을 받는다.

이와 같은 심 후보의 선전(善戰)은 철저한 탈(脫)네거티브와 정책·공약 중심의 선거 운동에 기인했다는 평가다. 심 후보는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이 난무하던 TV토론에서 유일하게 ‘정책 검증’을 시도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당 차원의 논평 역시 ‘막말’로 점철된 여타 정당과는 다른 노선을 걸었다.

눈앞의 한 표보다는 먼 곳을 내다보는 심 후보의 전략은 5% 수준이었던 지지율을 10% 가까이까지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급진·과격·종북’ 등으로 표현됐던 진보정당의 이미지를 ‘정책정당’으로 탈바꿈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소탐대실(小貪大失)했던 경쟁자들과는 달리, 정책·공약 중심의 선거운동으로 진보정당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러한 심 후보의 옆에는 이정미 의원이 있었다. 심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선거와 캠페인에서 사용할 주요 메시지 결정, 여론조사 분석 및 타깃층 설정, 득표 전략 수립 등 선거 전반에 관한 모든 내용을 심 후보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의원은 3차토론 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책 경쟁을 분명히 하는 포지션으로 계속 밀고 갈 생각”이라며 “안보이슈, 자질검증으로 다른 대선주자들이 이전투구(泥田鬪狗)할 때 국민들 먹고 사는 문제를 분명히 하겠다는 기조”라고 토론 전략을 설명하기도 했다. 심 후보의 상승세를 이끈 탈 네거티브와 정책·공약 중심 선거운동은 심 후보와 이 의원의 ‘합작품’이었던 셈이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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