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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에 역주행한 TK와 패권주의 망령
<기자수첩> TK 자유한국당 ´재신임´에 대한 단상
2017년 05월 10일 (수)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문재인 후보의 승리로 끝나고 난 뒤, 대부분의 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의 색깔인 파란색으로 칠해졌다. 그 와중에 TK(대구경북)와 경남은 자유한국당의 색깔인 빨간색이었다. 사상 초유의 탄핵정국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은 다시금 구 여당을 ‘재신임’ 함을 알린 셈이다. ⓒ네이버 대선조사 페이지 캡처

붉은 섬처럼 보였다.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문재인 후보의 승리로 끝나고 난 뒤, 대부분의 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의 색깔인 파란색으로 칠해졌다. 그 와중에 TK(대구경북)와 경남은 자유한국당의 색깔인 빨간색이었다. 사상 초유의 탄핵정국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은 다시금 구 여당을 ‘재신임’ 함을 알린 셈이다.

선거에서 선택의 자유는 늘 존재하고, 이 선택을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번 쯤 돌아볼 필요는 있다. 정권교체가 민심의 대세였던 와중에 홀로 이러한 역행적 선택을 한 배경에 대해서다.

경남지사를 지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단단한 텃밭일 수 있는 경남은, 오히려 홍 후보를 향한 맹목적인 몰표를 보내지 않았다. 0.5%의 득표 차, 1만 여 표 정도다. 하지만 TK, 경북은 홍 후보에게 48.6%, 대구는 45.4%라는 전폭적 지지를 보냈다.

안보관에 민감한 강원북부(철원‧화천‧양구)에서도 민주당에 지지를 보내고, 같은 영남인 부산과 울산이 푸르게 물들었지만 TK만은 여전했다. 이는 지역주의가 희석되는 가운데 마지막 남은 망령(亡靈)인 ‘TK 패권주의’의 잔재가 만든 현상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적으로 한국 정치의 오랜 헤게모니를 쥐고 있던 TK는 정권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다. 이 자체는 일견 자연스러운 감정일지도 모르나, 이것이 정의에 반(反)하고 합리적 판단을 저해한다면 패권주의로 향한다.

물론 ‘호남도 똑같지 않느냐’는 지적도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연이든 전략적인 발상이든, 이번 대선에서 만큼은 호남의 선택은 다른 모든 지역과 함께했다. 이미 지난 총선에선 국민의당에 힘을 실어주며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바 있는 호남이다. 이에 반해 TK에선 개인기에 의존한 국지적인 이변만 존재할 뿐, 여전히 큰 흐름은 ‘TK 패권론’에 갇혀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지간해선 접전조차 허락하지 않는 지난 선거 결과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역주의는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고, 혹자는 이번에 TK에서도 의미 있는 숫자를 발견했다고 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몰락 원인과, 이번에 다시 지역에 기대 되살아난 것을 볼 때 그렇게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려울 듯싶다. 지난 달 재보선이 열린 경북상주에서 지역 동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 시민은 “우리는 사람보다 당을 보고 지지한다. 자유한국당이 우리 지역의 정당이니 당연한 것(지지한다)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TK의 역주행이 소신 선택이 아닌 패권주의 망령의 흔적으로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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