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 손정은 기자)

치열했던 장미대선이 끝나고 문재인 시대가 개막됐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주창해 오던 가계통신비 인하 8대 방안으로 이통사들이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아울러 이 방안들이 언제쯤 실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가계통신비 인하 8대 방안으로 △통신 기본료 완전 폐지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 △단말기가격 분리공시제 실시 △통신비 인하 유도 △온국민이 싸고 편리한 데이터 제공 △와이파이 프리 제공 △취약계층을 위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도입 △한·중·일 3국간 로밍 요금 폐지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이 방안들이 실현될 시, 이통사의 경영적인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증대돼 매출 및 이익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5G 등의 신기술 개발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기본료 폐지'다. 기본료 개념은 알뜰폰, 3G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한 4만~5만원대 4G, LTE 요금제에는 의미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때문에 기본료 폐지 공약은 통신요금 구조에 대한 연구가 없는 공약으로 소비자들이 확실히 체감하기 위해서는 기본료 폐지가 아닌 '월정액 인하'가 바른 표현이라는 말이 나온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도 마찬가지다. 조기 폐지론이 나오고 있지만, 주요 현안이 넘치는 상황에서 오는 10월 자동 일몰 예정인 법안를 서둘러 처리할 지는 중요도를 따져봐야 할 문제다.

또한 와이파이 프리 제공도 현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 타 이통사 고객에게까지 와이파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데이터 요금체제 개편과 3국간 로밍요금 폐진 등도 국내외 통신사업자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이 포퓰리즘에 빠진 정책이라고 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총선때도 문 대통령은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 기본료 폐지, 지원금 분리 공시제도 실시 등을 내세웠지만, 미래부 반대 등으로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이런 현실에서 이번 대선 공약은 지켜질지 의문이다.

문 대통령의 통신서비스 분야 공약의 주요 골자는 '통신비 부담 절감'이다. 5G, 제로레이팅 등 주요 현안이 있음에도 가계 통신비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이통사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앞서 이명박 전대통령이 통신비 20% 인하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 이후 2011년 10월 이통사를 압박해 기본료 1000원 인하에 성공했지만, 소비자의 체감은 부족했다는 반응이다.

이에 반해 이통사의 실적은 크게 악화, 이도저도 못한 정책으로 평가 받은 전례가 있다. 이런 전례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문 대통령은 신중한 정책을 펼칠수 있도록 고심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번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은 소비자의 측면에서 이뤄진 공약"이라며 "5G 등 미래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문 대통령은 통신사업자와 꾸준히 대화하며 공약의 방향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은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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