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줄인' 삼표, 접대비는 '펑펑'…문재인 시대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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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줄인' 삼표, 접대비는 '펑펑'…문재인 시대 '역행'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5.26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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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음 편히 일하고 싶다"…삼표시멘트 해고 노동자의 '절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삼표그룹(회장 정도원)이 지난해 일자리는 줄인 반면, 접대비는 대폭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시대정신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삼표그룹

삼표그룹(회장 정도원)이 지난해 정규직 노동자를 줄인 반면, 접대비는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 중심의 경제, 일자리 창출을 표방하는 문재인 시대와 궤를 같이 해야 한다는 지적이 사내 일각에서 제기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표는 2016년 접대비 명목으로 43억2707만 원을 지출했다. 또한 '기타의판매관리비'로 64억9225만 원을 사용했다. 이는 2015년 대비 접대비는 15.2%, 기타의판매관리비는 무려 1155.22% 증가한 수치다.

'기타 판매비와관리비'는 용처나 목적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경비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한도초과액의 접대비 또는 임원들이 법인 신용카드를 사적 목적으로 쓴 경우에 기타판관비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9월 28일부터 김영란법(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이 시행됐음을 감안하면, 삼표의 이 같은 접대비 증가는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같은 기간 삼표의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삼표시멘트의 정규직 노동자 수는 하락했다. 삼표는 2015년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를 인수하면서 노조를 탈퇴하고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포기한 노동자들의 고용만 승계했다.

실제로 같은 해 삼표시멘트의 정규직 직원 수는 781명이었지만 이듬해인 2016년에는 741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정규직 노동자 중 5%가 회사를 떠났다.

또한 공시에 따르면 현재 삼표는 삼표시멘트 하청업체 해고 노동자 60명과 근로자지위확인·임금청구 등을 놓고 법적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에서 "동양시멘트와 노동자들 사이에 파견관계가 인정된다"며 삼표시멘트에 고용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해고 노동자들은 서울 광화문 삼표그룹 본사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삼표가 접대비를 대폭 늘릴 여력은 있음에도 정규직 노동자 수를 줄이고, 비정규직(해고 노동자)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집무실에 상황판까지 만들어 매일 점검하고 있는 만큼, 현 정국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삼표시멘트 해고 노동자는 최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고용 승계를 꺼리면서 접대비를 이렇게 크게 늘렸는지 몰랐다"며 "새로운 시대가 열렸는데 삼표는 아직도 과거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 어서 해고 노동자들을 복직시켜야 한다"고 꼬집었다.

같은 자리에 있던 또 다른 해고 노동자도 "접대할 돈은 있고 일자리에 줄 돈은 없다는 얘기"라며 "이제 제발 마음 편히 일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삼표 측은 "지난해 접대비가 늘어난 것은 삼표시멘트 인수로 삼표시멘트분 접대비가 포함됐기 때문"이라며 "기타판관비도 삼표시멘트의 회계처리 방식이 그룹과 달라 도급비 등이 기타판관비로 편성돼 증가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고 노동사 복직 문제와 관련해서는 "법정 소송 중이기 때문에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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