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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장관 김현미 내정, 이해할 수 없는 이유
<기자수첩>예결특위원장 경력이 장관직 프리패스인가
2017년 05월 30일 (화)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왕(王)'은 김현미 장관이지만, '상왕(上王)'은 김현철 경제수석이라는 건가."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차기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을 지명한 것을 두고 건설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가 꺼낸 말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 내정자는 의회 활동은 물론 국정 운영 경험까지 겸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성 의원 최초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아 전문성과 정치성을 발휘했다"며 "최초의 여성 국토부 장관으로 주요 과제들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초의 여성 국토부 장관이라는 상징성이 고려된 것이 사실이지만 국토부 장관의 전문성도 갖추고 있다는 판단"이라며 "예결위원장직을 통해 전(全) 부처 업무를 다 들여다볼 기회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내정자가 '여성'이라는 점과 전북 출신이라는 부분을 염두에 두고 문 대통령이 파격적인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해석이 중론이다. 호남 소외론을 혁파하고 내각 30% 여성 임명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기자 역시 아쉬운 인사라는 생각이다.

   
▲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30일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 뉴시스

우선, 국토부 장관으로서의 전문성이 결여된 인사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김 내정자는 정계에 입문한 이후 '참여정부 국내언론 비서관',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당 전략홍보본부장', '예결특위 위원장' 등을 지내며 줄곧 홍보와 예산을 담당해 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활동은 전무하다.

홍보·예산 부문 전문가가 국토부 장관으로서 과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문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대목이다.

'전 부처 업무를 다루는 예결특위원장직을 역임했기 때문에 국토부 장관의 전문성을 갖췄다'는 해명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예결특위원장 출신이라는 경력이 교육부, 문체부, 해수부, 행자부 등 모든 부처 장관직의 프리패스라는 의미인가.

또한 김 의원은 19대 국회 의정활동 과정에서 공공공사 분리발주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던 인사다. 공사금액이 일정 액수를 넘길 경우 분리발주를 의무화하고 전체 공정 중 40%를 전문건설업체가 시공토록 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당시 건설노동조합은 "취약계층인 건설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다. 김 내정자의 일방적인 공공공사 분리발주 조기시행은 중단돼야 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표면적으로는 좋은 취지의 법안을 왜 노동자들이 반대했을까.

노동자들을 위한 보호책이 대비되지 않는 이상, 분리발주 의무화는 되레 비리와 불법 재하청 심화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때문에 김 내정자가 건설 노동자들의 처우를 악화시키는 내용의 법률안을 발의했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건설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방증이다.

결국 문 대통령은 전문성은 물론, 업계 이해도도 없는 김 내정자를 '여성', '전북'이라는 비합리적인 명분으로 국토부 장관 자리에 지명한 셈이다. 현직 국회의원을 장관에 올렸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대체 청와대가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인사를 단행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업계에서 왕은 김 내정자이나, 상왕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유력한 김현철 서울대 교수가 될 것이라는 말이 들리는 이유다. 만약 이 같은 전망대로 경제수석이 국토부의 실권을 쥐는 구조가 형성된다면 청와대가 내세운 그나마의 명분도 어설퍼진다.

과연 김현미 장관 후보자가 국토위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까. '현역 국회의원은 청문회에서 낙마하지 않는다'는 정치권의 불문율이 이번에는 깨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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