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손학규 체제’…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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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손학규 체제’…산 넘어 산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0.0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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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성향 손학규, 좌 클릭하는 민주당 갈등 불가피
‘이변은 없었다. 분당은 피했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3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손학규 대표가 당권을 차지하며 새로운 진보 노선을 기치로 내세우며 2012년 정권 재탈환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집단지도체제로 인한 당내 잠룡들과의 불편한 동거 등으로 손 대표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정세균 최고위원과 정 최고위원 체제에서 임명됐던 전병헌 정책위의장, 이미경 사무총장, 윤호중 수석사무총장 등이 불참해 당내 계파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지난 2007년 민주개혁세력을 통합해 만들어진 당이지만 아직까지 계파간 갈등은 남아있다”며 “통합은 했지만 화해는 하지 않은 어정쩡한 당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신임 당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당내 빅3인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과 당내 개혁파로 분류되는 이인영, 천정배 최고위원 등과의 집단동거 체제는 당내 수평적 권력분점을 통한 1인 중심의 사당화 체제는 봉인될 수 있겠지만 자칫 손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갈들이 불거질 경우 손 전대표가 당 자체를 이끌어 나가기 어렵다는 의미다.

손 대표의 중도개혁적 성향이 향후 불거질 한미FTA 재협상 논의 과정에서 지난 2007년 당시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던 천정배 최고위원, 그리고 민주당 세대교체론의 중심 이인영 최고위원, 최근 좌클릭 움직임을 보인 정동영 최고위원 등이 손 전 대표에게 압박할 경우 당내 진보 노선 투쟁으로 인한 갈들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또 손 대표가 지난 경기도지사 시절 도내 규제완화와 관련해 처절히 신자유주의 노선을 따르며 개발과 기업 투자 중심의 규제완화와 찬성해왔다는 점에 비춰 손 대표 얼마나 진보 노선을 천명할지도 불분명하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손 대표 출범과 관련, "민주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논선에 대한 다양한 토론이 진행되면서 진보정책적 노선을 반영한 결과로 이어졌지만 이런 변화가 단순한 언술상의 진보라면 국민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하며 아직까지 손학규=진보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손 대표 개인적으로 이번 당권 수성을 통해 2012년 대권 가도에 파란불이 켜진 것은 분명하지만 2012년 전은 진보 등 이념과 정책 논쟁, 그리고 이후엔 총선 공천 과정에서 당내  정세균-정동영 등 당내 빅2와 호남권, 486세대 등의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대권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8대 총선 실패 이후 2년 만에 민주당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한 손학규 대표. 그는 지난 2년간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난국에도 불구하고 대안정당에 실패한 민주당을 살려낼 수 있을까. 손 대표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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