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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과 김문수 그리고 패권론
<기자수첩> 의미있는 도전 vs. 패권론에 미련
급변한 정치환경 따라잡지 못하면 무너진다
2017년 05월 31일 (수)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지난 제20대 총선에서 토론회에 나온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왼쪽)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두 사람은 총선을 기점으로 희비가 엇갈리며 각각 상승·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다른 길을 걸은 두 사람의 정치 역정은, 문재인 정부 들어 더욱 극명하게 대비되는 중이다. 김 의원은 새 정부의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되며 정치적 비중을 더욱 끌어올렸고, 김 전 지사는 연이은 극우 행보로 구설에 오르는 등 하한가다.

두 사람은 모두 경북 출신으로, 경북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선후배간 이기도 하다. 학생시절엔 운동권에 투신하다 문민정부 이후 정계에 본격 발을 들였다. 김 전 지사는 15대 총선을 통해, 김 의원은 16대 총선에서 각각 원내에 입성했다. 한 때는 한나라당에 한 때 함께 몸담은 적도 있었다.

두 사람의 첫 번째 변곡점은 김 의원의 탈당이다. 일명 ‘독수리 5형제’라 불리던 한나라당의 소장파 5인이 당적을 옮기며 두 사람은 갈라졌다.

보다 먼저 정치적 성장을 빨리 이룬 것은 김 전 지사였다. 경기 부천에서 내리 3선을 한 후, 경기도지사 재선에도 성공하며 한나라당의 대권 후보 자리까지 올랐다.

김 의원도 경기 군포에서 3선에 성공했으나, 제 19대 총선서 지역주의 도전을 내걸고 대구로 낙향해 제19대 총선과 대구시장 선거에서 잇따라 낙선했다.

두 사람의 다음 변곡점은 지난 제20대 총선이었다. 경기지사 임기를 마친 김 전 지사도 대구로 내려갔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수갑에서 두 사람은 정면으로 격돌했다. 결과는 김 의원의 압승으로 끝났다.

사실상 이 선택이 두 사람의 운명을 갈랐다. 김 의원은 본인이 스스로 험지(險地)를 찾아 움직였다. 그에겐 명확한 명분이 있었고, 패배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도전’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김 전 지사의 대구행은 다소 의아했다. ‘대권 후보급’ 정치인임에도 당의 텃밭인 비교적 쉬운 곳으로 간다는 당내 비판에 직면했다. 게다가 크게 패하며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었다. 정가 일각에선 김 전 지사가 ‘TK(대구경북) 패권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무리수를 뒀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더욱 굳은 입지를 가지며 대권 후보군으로 뛰어올랐다. 반면 김 전 지사는 새누리당 분당 사태에서 일관성 없는 행보로 의아함을 자아내더니, 이후 태극기 집회에 참가하는 등 한층 선명한 극우의 색채를 드러내면서 스스로의 입지를 좁혔다. 지금까지 보면 김 의원의 ‘의미 있는 도전’이 김 전 지사의 ‘TK 패권론’에 간접적으로 승리한 모양새다.

소신의 결과든 우연이든,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지역주의 저항의 흐름을 탔다. 그리고 선거에서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한 만큼, 수단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유권자들에게 접근했다.

또한 김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 장관 후보자로 저를 지명한 뜻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풀뿌리 민주주의의 확대, 투명한 봉사행정의 정착 등에 있다고 여긴다”고 지방 분권론을 꺼내들었다.

한편 김 전 지사는 지금도 여전히 TK를 중심으로 한 ‘열성 지지층 확보’ 중점을 두는 것처럼 보인다. 김 전 지사는 같은 날 한국당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는 본질적으로,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며 “주사파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기에 친북으로 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철 지난 이념논쟁을 끄집어내 다시 한 번 정국이 뒤집히길 기대하는 발언이다.

김 의원과 김 전 지사, 어느 쪽이 미래로 향하는 화두를 던지고 있을까. 급변하는 정치 환경에 적응하는 정치인만이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터다. 아직 두 사람의 정치는 끝나지 않았지만 한 사람은 명확한 상승곡선을, 또 한 사람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주목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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