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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조선 왕실 임신부들도 건강한 출산위해 치료받아
‘조선 왕실의 임신과 출산 시의 처방에 대한 연구’ 논문통해 밝혀져
2017년 06월 07일 (수) 설동훈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설동훈 기자)

건강한 임신과 출산은 시대와 신분을 초월해 모든 사람들의 한결같은 소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유교사상을 국가의 통치이념으로 삼고 여성들에게 ‘칠거지악(七去之惡)’과 ‘삼종지도(三從之道)’를 강조하던 조선시대, 그것도 왕권의 대통을 이어가야 했던 왕실의 경우 건강한 임신과 출산은 국가의 대사에 견줄만한 사안이고 왕실 여인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덕목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일제 강점기 이후로 왕실의 질병치료와 건강을 담당했던 내의원의 맥이 끊기고 그 기록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최근 내의원에서 임신 중인 왕비와 세자빈 등에게 처방을 한 내용이 논문을 통해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남성중심 사회로 왕조실록조차 임금에 대한 기록이 중심을 이루고 여성들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던 시기에 비록 왕실이라는 특수한 환경이기는 하지만 임신을 한 왕비와 세자빈들에게 임신 중, 그리고 출산 후 시행한 치료와 처방 내용이 밝혀진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광진경희한의원 곽도원 원장이 발표한 ‘조선 왕실의 임신과 출산 시의 처방에 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조선 왕실의 여성들은 임신 주기에 따라 통례적으로 복용하는 약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 왕실 여성, 임신주기따라 통례적으로 약물복용

“세자빈이 임신 6개월 차에 이르렀습니다.” 내의원을 담당하는 약방제조 조재호가 아뢰자, 영조가 답한다. “의관들과 함께 어떤 약을 쓸지를 의논하여라.” 그러자 어의인 김응삼이 답하길, “금궤당귀산이라는 약이 통례적으로 사용하는 약인데, 이 약은 임신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증후들을 예방해주고, 임신부를 조리해주는 효능이 있으니, 이 약 만 한 것이 없습니다.”

위의 기록처럼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임신 초기에는 특별한 질환이 없을 경우 약을 복용하지 않았으나, 임신 후 일정한 시기가 지난 후에는 몸이 건강할지라도,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할 것을 권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기에 복용하는 대표적인 처방은 ‘금궤당귀산’이라는 약물로 밝혀졌다. 약을 복용하는 방법은 보름을 복용한 후 보름을 쉬고, 다시 보름을 복용하는 방법을 반복하는 방식이며, 임신모의 증상에 따라 연속으로 복용하거나, 중간에 다른 약을 복용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팔물탕’이나 ‘금출탕’ 등의 처방이 임신부의 보약으로 고려된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의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의서들에도 임신부의 한약사용에 대한 의학적 내용들이 있고 이에 따라 임신 중인 환자에게 필요에 따라 약을 처방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모든 왕실의 임신부들이 일괄적으로 임신 중 보약을 복용하였다는 것이 기록을 통해 밝혀진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출산 임박 시에도 순산을 위한 약물 처방

임신 기간 중 복용하는 처방과 달리 출산이 임박한 때에는 적당한 시기에 ‘달생산’과 같은 약물을 처방했다.

“달생산이라는 약은 산달에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약이니, 왕후(명성왕후)께 달생산에 황금을 가미하여 복용하게 하여야합니다.” (효종09년 4월 24일)

‘달생산’이라는 처방은 기록에 따르면 명성왕후 외에도 화빈 윤씨, 인경왕후, 순원왕후 등 왕실의 다른 여성들에게도 통례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처방은 임신부의 보다 쉬운 출산을 돕기 위해 출산 약 10일~1달 전에 미리 복용시키는 약물이다.

임신 기간 중, 그리고 출산이 임박한 때에 복용하는 약물과는 별도로 출산 예정일에 복용하는 약물도 있었다. 이는 조선시대에도 출산일은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했던 일이다.

출산예정일에 아이가 나올 조짐이 보이면 의관들은 가장 먼저 당일 복용시킬 약을 탕전했다. 출산 기미가 보임과 동시에 ‘불수산’이라는 약을 임신모에게 복용케 하는데, 이 약을 복용하면 아이를 보다 쉽게 출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왕후께서 순산을 마치셨으니, 궁귀탕에 도인, 홍화를 가미하여 복용케하겠습니다.” (현종즉위년 11월 15일)

아이를 순산한 후에는 어혈이 잘 빠지고 배가 순조롭게 꺼지게 만드는 약인 ‘궁귀탕’이라는 약물을 처방했다. 이 약은 출산 후 당연히 처방되는 약이기에 때로는 임금에게 미리 허락을 구하지 않고, 우선 투여를 한 후에 보고를 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차후에는 산모의 상태에 따라 다른 약을 투여하기도 했다.

조선왕조실록 등 각종 기록들을 통해 당시 왕실 여성들이 임신 중 관리를 어떻게 받았는지, 또 내의원의 의관들이 상용처방의 경우에도 세심한 진찰을 통해 약물을 투여했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연적인 방법으로 무사히 아이를 출산하게 돕고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위해 임신부에게 좋은 약물을 처방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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