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문모닝’에서 ‘문생큐’로 변신…왜?
스크롤 이동 상태바
박지원, ‘문모닝’에서 ‘문생큐’로 변신…왜?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7.06.08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 안팎 우려의 목소리 높아…내년 지방선거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주장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슬기 기자)

▲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변한 것이다. ⓒ뉴시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변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와 정책에 우호적인 입장을 피력하며 지난 대선과 180도 바뀐 모습을 보이면서다. 그의 ‘포지션 변화’를 놓고 당 안팎의 평가는 엇갈린다.

지난 5·9 대선 당시, 박 전 대표의 별명은 ‘문모닝’이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하는 발언으로 아침 회의를 시작한 탓이다. 이에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문모닝’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러던 박 전 대표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인사뿐만 아니라 각종 개혁조치에 대해서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젠 박 전 대표에게 ‘문생큐’라는 별명이 나왔다.

박 전 대표는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가 인사와 적폐청산, 특히 5·18, 4대강 조치 등은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며 “참으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굽은 것을 바로 잡아 주는 조치에 대해서 박수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도 “깜놀(깜짝놀란) 인사, 검찰개혁이 4대강으로 옮겨 간다”며 “계속되는 인사와 청문회 정국에 4대강까지 함께 개혁한다면 이 역시 박수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당초 박 전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저격수’를 자처한 듯 맹공을 퍼부은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친(親)정부 발언을 놓고 당 일각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의 일부 발언이 당론과 결을 달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8일 <시사오늘>과 만난 국민의당 관계자도 그의 행보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사견이라고 전제한다고 하더라도 워낙 박 전 대표가 오랫동안 국민의당 지도부를 역임했기 때문에, 그의 발언이 파급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박 전 대표도 그것을 모르고 있으실 분이 아니기 때문에 발언에 노림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뜩이나 당 안팎에서 국민의당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박 전 대표의 발언이 당내 한 세력의 입장으로 여겨질까 하는 우려가 높다”며 “특히 지난 대선을 진두지휘하면서 문 대통령 공격에 앞장섰던 분이 갑자기 입장을 바뀐 것을 두고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감을 지고 물러난 당 대표의 모습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의 ‘변화’를 놓고 갖가지 해석이 나왔다.

우선 당의 지역기반인 호남 민심을 의식한 행보라는 주장이다.

현재 호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90%에 육박하고, 민주당을 향한 지지도 국민의당의 두 배 이상인 상황이다. 섣불리 정부여당을 겨냥해 공세를 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내년 지방선거를 우려해 당내 호남 의원들을 단속하고, 선거 이후 당의 진로를 모색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야권 내 또 다른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박 전 대표가 얼마나 노련한지 이걸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순수하게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을 잘하고 있는 것에 대한 칭찬이겠지만, 국민의당의 미래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다른 보수야당과 같은 길을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민주당에서 나왔는데 다시 민주당으로 통합하는 것도 웃기지 않은가. 내년 지방선거와 그 이후를 염두에 둔 당의 방향성을 설정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