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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부동산대책]'장관도 집 없는데'…과열 아니라는 정부
<기자수첩>소득 증가율보다 집값 상승률 높은 시대, 강력한 대책 절실
2017년 06월 20일 (화)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난 19일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6·19 부동산 대책'을 두고 건설업계와 부동산 시장 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약하다'와 '지켜보자'는 견해가 대립하는 양상이지만 결론은 '예상했지만 기대 이하'로 귀결되는 눈치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다. 박근혜 정권 당시 완화됐던 LTV(70%)·DTI(60%)를 각각 60%, 50% 수준으로 재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서울 전(全)지역 분양권 전매 금지(소유권이전등기 시)'도 천명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대선 전후로 공공연히 언급했던 '부동산 임대소득 과세 강화', '보유세 인상',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과 같은 투기세력 견제 대책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때문에 서울 분양권 전매 금지 방안이 경기, 인천 등에 풍선효과를 야기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도 나왔다. 또한 이번 대책이 아파트에 국한된 만큼, 오피스텔 등 다른 수익성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부작용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까지 들린다.

알맹이가 모두 빠져있으니, 6·19 부동산 대책의 진짜 목적이 '집값 잡기'가 아니라 '가계부채 관리'에 있는 게 아니냐는 비아냥 섞인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계 투자금융사 모건스탠리는 "예상된 수준이기 때문에 집값보다는 거래 열기를 식히는 데에 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같은 혹평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시작이 불확실한 측면이 조금 있으므로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하면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더 강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다소 약한 대책이라는 걸 인정한 셈이다. 향후 정부는 상황을 관망하면서 추가 대책 또는 오는 8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관리할 전망이다.

   
▲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 6·19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시장 반응이 부정적이다. 보다 강도 높은 집값 억제 정책이 요구된다 ⓒ pixabay

과연 이번 정부는 부동산 거품을 잡을 수 있을까? 그간 엿보인 집값 문제에 대한 안이한 태도를 감안하면 썩 믿음은 가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 앞서 출간한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GDP(국내총생산) 대비 보유세 비중을 현 0.79%에서 1.0%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보유세를 국제 기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복수의 언론을 통해 부동산 임대소득 과세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대선 정국에 들어서면서 문 대통령은 돌연 입장을 바꿨다. 부동산 보유세를 올릴 계획이 없다는 방침을 문재인 캠프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그리고 6·19 부동산 대책에서도 쏙 빠졌다.

매년 320조 원에 달하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혁파하지 않고 어떻게 부동산 시장을 관리하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적폐청산을 내세워 정권교체를 이룬 정권이 기득권의 캐시 카우(Cash cow)를 보호하고 있는 꼴이다.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 핵심 관계자는 지난 19일 6·19 부동산 대책 발표 후 가진 기자들과의 문답 과정에서 "정부는 주택 시장이 전반적으로 과열돼 있다고 진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 등 일부 수도권 지역에 국지적인 과열 양상이 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해야 마땅하겠지만, 내 집 마련을 갈구하는 국민들의 애환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으로도 보인다.

국토부 장관 후보자인 민주당 김현미 의원은 인사 청문회에서 "집 때문에 많은 서러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 결혼 11년 만에야 겨우 경기도에 작은 집을 마련할 수 있었고, 그나마 전세 인상 요구로 6번을 이사한 뒤였다. 전세금 인상이라는 얘기만 들어도 가슴이 내려앉고 무수한 아파트 불빛을 바라보며 눈물을 삼켰다. 나는 아직도 아파트 융자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권력서열에서 적어도 300위 안에 위치한 3선 국회의원이 아직도 온전히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그런데 어찌 부동산 주무부처 핵심 관계자가 '주택 시장이 전반적으로 과열돼 있지 않다'는 식의 발언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고용노동부,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2007~2015년까지 우리나라 임금노동자들의 연도별 월평균 근로소득은 매년 평균 1.19% 증가했고, 같은 기간 국내 주택 매매 가격은 매년 평균 2.4% 상승했다. 근로소득보다 집값이 더 가파르게 오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같은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 거품이 잔뜩 낀 우리나라 부동산은 이미 충분히 과열돼 있다. 내수부진을 초래하고,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적폐 중 적폐다. 강도 조절이라는 명분으로 차일피일 미룰 사안이 아니다.

정부가 6·19 부동산 대책보다 더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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