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딜레마] 국민적 공감 실패…‘野性은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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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딜레마] 국민적 공감 실패…‘野性은 어떡해’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7.06.22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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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명분 없는 반대’에 민심 이반…입지 좁아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슬기 기자)

‘야성(野性)’이냐, ‘민심’이냐.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야3당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인사와 정책 등에 강한 브레이크를 걸며 야성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들의 반대 명분이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특히 설득력 없는 야당의 ‘반대’에 민심마저 등을 돌리고 있어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형국이다. 이들의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9일 발표한 6월 2주차 정당 지지율 결과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14.7% △국민의당 6.8% △바른정당 5.7%를 나타났다. (본 조사는 전국 유권자 2,534명을 상대로,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1.9%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야성(野性)’이냐, ‘민심’이냐.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뉴시스

◇ 한국당, 명분 없는 반대…민심 이반?

야 3당 중 가장 강한 야성을 드러내고 있는 정당은 단연 한국당이다. 문재인 정부의 첫 인사였던 이낙연 국무총리부터 ‘반대 일변도’의 자세를 보였다. 이후 인사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에 대해서도 ‘부적격’ 판단을 내리며 공세수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문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경화 장관을 임명하자, 이에 반발해 의원총회 결의로 상임위원회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선 한국당의 공세에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지적이다. 즉 민심을 모르는 명분 없는 반대라는 것이다.

이낙연 총리를 비롯해 김 위원장과 강 장관의 경우 국민 찬성 여론이 60% 이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위장전입 등 불거진 의혹에 대해 청문회를 통해 어느 정도 소명되면서 민심은 더욱 찬성 쪽으로 기울었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부적격’ 입장을 끝까지 고수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22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제1야당으로서 진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무작정 부적격, 반대 입장만 고수하고 있어 조금은 답답하다”며 “계속 이런 전략으로 가면 내년 지방선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결국 투표장에서 우리를 선택하는 사람은 국민들이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 바른정당, 한국당 2중대?…보수야당 딜레마?

바른정당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바른정당은 한국당과의 입장을 같이 하면서 별다른 차별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사청문회 후보자를 포함해 추경안 등 정부의 개혁정책 등에 대해 ‘반대’하면서 ‘한국당 2중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당과 다른 새로운 보수를 보여주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비전이나 철학 등 차별화된 보수정당으로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바른정당 내에서도 분명한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도 한국당과 다른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시사오늘>과 만난 바른정당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도부가 현재 부재한 것이 노선을 잡지 못하는데 원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당 내에서도 무조건적인 반대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도 선출되고, 당내 교통정리가 되고 나면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 국민의당, ‘호남’ vs ‘야성’의 딜레마

가장 큰 딜레마에 빠진 것은 역시 국민의당이다. 정부‧여당에 협조하면 야당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각을 세우면 지지기반인 ‘호남’이 외면하기 때문이다.

대선 이후 국민의당은 야성을 드러내며 보수야당과 같은 전선을 형성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청와대 인선에 문제점을 제기하면서다. 그러자 당의 지지율이 뚜렷하게 하락세를 보였다. 앞서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남에서 국민의당은 14.2%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호남은 대통령 직무수행평가에 대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김 위원장, 강 장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등까지 찬성입장을 보이고 있어 국민의당의 고민은 깊다.

이 때문인지 국민의당은 한국당, 바른정당과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일정을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관계자 역시 딜레마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시사오늘>과 만난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지역구를 호남으로 두고 있는 만큼 호남민심을 반영해야 한다. 만약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당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것을 의원들도 다 알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우리는 야당이 아닌가. 뿌리가 같다고 해서 무조건 민주당의 입장을 반영해 찬성만 할 순 없다. 그렇다면 당의 존재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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