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절단' 삼성·LG·SK, 美에 '선물'주고 '실리'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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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절단' 삼성·LG·SK, 美에 '선물'주고 '실리' 챙겼다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7.06.29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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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통큰' 대미 투자 나서..SK는 '셰일가스' 공동개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서밋 전 주요기업 간담회를 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미에 동행한 삼성·SK·LG 등 경제사절단이 대미 투자라는 ‘선물보따리’를 풀고, ‘실리’는 톡톡히 챙기는 ‘윈-윈’ 경영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과 LG는 현지 가전공장을 설립해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하는 한편, SK는 연일 글로벌 경영행보를 가속화 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셰일가스에 대한 업무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글로벌 파트너링 강화에 나섰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중인 52개 기업들이 향후 5년간 미국시장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총 128억불(한화 14조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로 현지 공장설립, 생산설비확충, R&D(연구개발) 투자, 현지기업 M&A(인수합병)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투자 외에도 LNG, LPG 구매, 추가 노선망 확충을 위한 항공기 구입 등 약 5년간 총 224억달러 규모의 구매도 이뤄질 예정이다. 가전, 금융, 에너지 개발 분야 등에서 공동 조사, 기술개발 등에 대한 업무협약도 체결됐다.

우선, 삼성전자는 현지시간으로 28일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윌라드 호텔(Willard InterContinental Washington)에서 뉴베리 카운티에 가전 공장을 설립한다는 내용의 투자 의향서(LOI: Letter Of Intent)를 체결했다. 투자규모는 약 3억 8천만 달러이며, 고용규모는 약 950명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지속적인 성장기반 마련을 위해 3년간 현지 공장 설립을 검토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공장설립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오는 2020년까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15억달러(한화 1조70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3일 자신의 트위터에 “땡큐! 삼성,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Thank you, @Samsung! We would love to have you!)”는 글을 올리며 삼성의 공장 설립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 삼성전자 美 가전공장 부지 전경 ⓒ삼성전자

◇ 삼성, '지긋지긋' 했던 경쟁기업 월풀의 반덤핑 제소..美 공장 설립으로 대응

삼성전자는 현지 공장이 완공되는 내년 초부터 세탁기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삼성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Traqline)’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가전 시장에서 점유율 17.3%를 차지한 1위 기업이다. 2위는 LG(15.8%), 3위는 월풀(15.7%) 순이다. 1·2·3위의 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삼성전자는 미국기업 월풀로부터 꾸준한 견제를 받아왔다.

월풀은 지난 2011년과 2012년, 2015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반덤핑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바 있다. 우회 반덤핑 방식으로 들여온 세탁기를 너무 낮은 가격에 판매해 자국 산업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ITC가 월풀의 주장을 받아들이게 되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가 발동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산업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수입국이 수입물량 규제 또는 관세 인상 등을 할 수 있는 조치다.

월풀의 공세에 미국 정부도 2012년 삼성전자가 멕시코와 한국으로부터 생산한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고, 삼성이 중국에서 생산한 세탁기에도 올해 초 30~50%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미국 공장에서 가전제품을 생산하게 되면서 ‘반덤핑’ 의혹을 앞세운 월풀의 공세가 한풀 꺾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트럼프 정부의 해외기업 생산설비 유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맞춰 나감으로써 미국의 통상압력에서 일정부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최태원 SK 회장(가운데)이 28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GE 존 라이스(왼쪽) 부회장과 콘티넨탈리소스 헤럴드 햄(우측)회장과 미국 셰일가스를 중심으로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MOU를 맺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SK그룹

◇ 최태원 회장의 '딥체인지', 美에너지 기업과 셰일가스 공동개발 확대

SK그룹은 문 대통령 경제인단으로 방미 중인 최태원 회장이 28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미 에너지 기업인 GE, 콘티넨탈리소스(이하 콘티넨탈) 등과 미국 셰일가스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 체결로 양사는 기존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바탕으로 글로벌사업 추진을 가속화 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SK는 “콘티넨탈이 확보하고 있는 셰일 개발에 대한 운영 역량과 정보를 활용, 미국 셰일 공동개발을 확대하고 생산량의 증가가 예상되는 셰일을 활용하는 사업 기회에 대한 탐색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SK는 향후 5년 동안 1조8000억원을 미국에 투자할 예정이다. 추가적으로도 약 3~5조원 규모의 잠재적인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2조원 수준의 미국산 에너지의 생산·수출로 무역수지를 개선하고, 4000~5000명 이상의 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SK그룹 에너지 관계사인 SK E&S는 지난 2014년 콘티넨탈로부터 3억6000만달러에 미 현지 가스전 지분 49.9%를 인수, 셰일가스 공동개발에 착수해, 총 매장량인 7600만톤 중 지분에 해당하는 약 3800만톤 규모의 가스를 확보한 바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1년 간 수입한 천연가스 총량인 약 3345만톤 보다 많은 분량이다.

LG전자도 지난 2월 테네시주와 세탁기 공장을 신설하는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대미 투자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2019년 상반기까지 2억5000만 달러(한화 2800억원)를 투자해 대지면적 125만㎡에 건물 연면적 7만7000㎡ 규모 세탁기 생산공장을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설립할 예정이다. 신공장이 완공되면 LG전자의 ‘DD모터’를 적용한 드럼세탁기, 통돌이 세탁기 등을 연간 100만대 이상 생산할 수 있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3억 달러를 투자해  북미 시장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미국 뉴저지주 잉글우드 클리프 신사옥을 건설 중이다. 신사옥에는 LG전자, LG생활건강, LG CNS 등 계열사 임직원 1000여명이 입주하게 된다. 

담당업무 : 재계, 반도체, 경제단체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원칙이 곧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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