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연기·매장철수'…면세점, 사드리스크 장기화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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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연기·매장철수'…면세점, 사드리스크 장기화에 '비상'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7.07.04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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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 상품을 전면 금지시킨 인천공항 면세점 구역이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사드 보복으로 면세점업계가 좀처럼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너도나도 면세점 특허를 따내기 위해 사활을 걸었던 업계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신규면세점은 오픈 예정을 미루는가 하면 운영 중이던 면세점은 영업을 종료하는 등 각자의 방식대로 리스크를 모면하려는 모양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3일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철수를 결정했다. 회사 측은 이날 제주공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 영업을 다음달 31일자로 종료한다고 공시했다.

기존대로라면 한화갤러리아의 제주공항 면세점 특허는 2019년 4월까지다. 한화갤러리아는 2014년 제주공항 면세사업자 입찰에서 특허권을 따낸 후 지금까지 영업을 해 왔으나 최근 제주공항공사에 면세점 특허권 조기 반납의사를 밝히고 공사로부터 서면 동의까지 받았다.

제주는 서울에 이어 외국인 관광객이 두 번째로 많이 찾는 관광지여서 제주공항 면세점 역시 인천공항에 이어 업계에서 많은 비중을 두던 매장이다. 이런 핵심시장에서 한화갤러리아가 조기 철수를 결심한 것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매출감소를 견디기 힘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중국 당국의 금한령 시행 직후인 3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0% 급감했다. 중국인 매출만 35% 급감했다.

신라면세점도 평년대비 10~20% 가량 매출이 줄었고, 신세계면세점 역시 2월 일평균 38억원의 매출이 3월 15일 이후 일평균 30억원으로 감소했다. 금한령 직전 매출 대비 갤러리아면세점 20%, HDC신라면세점도 15%가량 매출이 줄었다.

6월도 마찬가지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전달 보다도 매출이 소폭 줄었다. 신라면세점도 3월 중순 이후 크게 변화된 상황은 없다. 면세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매출이 반등하지 않는 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6~7월이 되면 초기보단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전망이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실적 공시 이후 “당장은 힘들겠지만 2, 3 분기 이후부터는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입국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상황이 호전되기는 무리수라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처음에는 6~7월께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제는 연말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신규면세점 오픈 연기 신청…관세청, 8월중 공식 결정

이처럼 시내·공항 면세점의 영업환경 악화 현상이 지속되자 오는 12월 오픈 예정인 신규면세점들은 시기를 늦추고 있다.

4일 관세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선 오는 12월 개장 예정이었던 신규 면세점 5곳 중 영업개시일 연기를 공식 요청해온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 면세점, 탑시티를 대상으로 연기 타당성 자료 검토·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오는 8월에 공식 연기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연기기한은 6개월에서 1년이 될 전망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기업 자체의 사적 사유가 아닌, 외부 경영환경 급변동의 불가피한 사유인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보세판매장 고시는 직권 연장조치 격인 1회에 한해 30일 연장 외에는 특허심사위를 통해 추가연장 여부와 영업개시에 필요한 기간의 범위를 심의해야 한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 4월에 면세점 특허수수료율 1년 범위 내 납기 연장 및 분할 납부 허용 방안을 발표했는데 추가 경영지원 방안을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올 2분기 면세 사업자의 실적 부진은 최고치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면세점 매출액 기여도가 높은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에 대응할 만한 요소가 없어서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면세점 시장 외형 감소세가 가속화되면서 면세 사업자의 실적 부진은 정점에 달할 가능성이 크다”며 “금년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10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6조8300억원에서 지난해 12조2700억원으로 4년 동안 두 배가량 커졌다. 지난해 기준 70%에 가까운 8조6000억원가량이 중국인 관광객에게서 나온다는 분석에 사드 리스크 장기화는 면세점 업계에 치명타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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