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체제에 미소 짓는 바른정당 탈당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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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체제에 미소 짓는 바른정당 탈당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7.06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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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청산 위해서는 바른정당 탈당파 도움 절실…주요 당직 후보 하마평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자유한국당이 ‘홍준표 체제’로 개편되면서, 정치적 생명이 끝난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받았던 ‘바른정당 탈당파’들이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뉴시스 / 그래픽디자인=김승종

자유한국당이 ‘홍준표 체제’로 개편되면서 당내 역학구도도 급변하고 있다. 특히 정치적 생명이 끝난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받았던 ‘바른정당 탈당파’들이 홍준표 대표 당선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바른정당에서 탈당, 한국당으로 돌아왔던 12명은 정치권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에서는 “세계 정당사에 없었고, 앞으로도 있어서는 안 되는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힐난했고, 국민의당도 논평을 통해 “계파패권주의 청산, 친박 청산 외치며 탄핵의 선봉에 섰다가 다시 돌아가면 국민들 보기 부끄럽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심상정 당시 정의당 후보는 아예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정치철새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이렇게 경우가 없는 정치행태는 처음”이라며 “그렇게 살지 마시라”고 맹비난했다.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청문회 스타’로 등극했다가 한순간에 ‘철새’로 추락한 김성태·장제원 의원의 SNS는 꾸지람과 비아냥으로 가득 찼다. 자연히 정치권에서는 ‘최악의 선택’이라는 평가와 동시에 “다시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흘러나왔다.

그러나 홍 대표가 당권을 장악하자, 이들에게도 반전의 기회가 생기는 분위기다. 여전히 친박(親朴)이 최대 주주로 군림하고 있는 상황에서, 홍 대표가 자기 세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바른정당 탈당파의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현재 한국당 국회의원 중 비박은 채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중 과반가량이 바른정당에서 돌아온 인물들이다. 즉, 친박 청산을 위해서는 바른정당 탈당파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이야기다.

조짐도 보인다. 홍 대표는 신임 사무총장에 홍문표 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바른정당 탈당·한국당 홍준표 후보 지지 기자회견문을 대표 낭독했던 탈당파의 리더격이다. 대표 취임 후 “핵심 친박들은 당의 전면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친박을 배제하고 자신의 우군(友軍)이라고 할 수 있는 바른정당 탈당파를 적극 기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친박으로 분류되는 한국당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6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전부터 홍 대표의 목표는 대선 승리가 아니라 당권 장악이라는 말이 많지 않았느냐. 바른정당 의원들을 받아준 것은 벼랑 끝에 몰린 분들을 구해줘서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 했던 것”이라며 “원래 당을 옮기면 핵심 당직을 줘서 보은(報恩)하는 것이 관례인데, 여론도 안 좋고 복당도 늦어지고 해서 그걸 못했으니 이제부터라도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에 대한 논공행상(論功行賞)이 좀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여전히 여론이 좋지 않아 핵심 당직에 기용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홍 대표 스타일상 그런 것(여론)을 따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 “누가 뭐라 하든 중요한 자리는 자기 사람들로 채울 것이고, 거기에는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도 포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기에 몰렸던 바른정당 탈당파들이 홍 대표 당선을 계기로 돌파구를 찾아낸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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