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수림재단의 아주 수상한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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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과 수림재단의 아주 수상한 거래
  • 김재한 대기자
  • 승인 2009.06.10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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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재단법인 수림장학연구재단’의 실체
 두산그룹은 지난 해 5월 학교법인 중앙대학교를 인수하면서 재단 인수 조건으로 1200억 원 규모의 장학연구기금을 학교법인 중앙대학교가 아닌 중앙대 전 재단 이사장인 김희수씨 개인이 운영하는 ‘수림장학연구재단’(수림재단)에 출연했다.
 
이를 둘러싸고 언론은 물론 중앙대 동창회 일각에서 두산그룹과 수림재단의 커넥션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두산그룹 중앙대 인수 위해, 재단 이사진 교체 명목으로
학교법인 중앙대가 아닌 수림재단에 1200억원 출연해
 
지난 해 5월 7일 두산그룹과 중앙대 법인은 최근 ′학교법인 중앙대학교′를 매각·인수한다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중앙대와 두산 그룹은 “두산은 수림장학연구재단에 1200억 원을 출연하고, 두산이 지명하는 사람들로 중앙대 법인 이사진을 교체한다”는 내용의 공동 협약을 체결했다. 실제 이사진 교체가 이뤄졌고, 교육과학기술부도 이를 승인했다.

두산그룹은 ‘학교법인 중앙대학교’ 인수와 관련하여 두산(100억 원)을 비롯해 두산중공업(300억 원), 두산인프라코어(340억 원), 두산건설(140억 원), 두산메카텍(140억 원), 두산엔진(180억 원) 등 6개의 총 1200억 원을 수림재단에 출연했다.

먼저, 두산그룹이 중앙대 이사진 교체를 통해 수림재단에 1200억원을 출연한 것이 정당한 것인가 살펴보자. 두산그룹이 계열사를 동원해 1200억원을 수림재단에 출연한 것은 법적인 의미에서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두산그룹은 중앙대 재단에 재산을 출연한 것이 아니라, 전 중앙대 이사장인 김희수씨 개인이 운영하는 수림재단에 재산을 출연했다. 이를 두고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중앙대 재단 인수와 관련이 없다면, 왜 학교법인 전 이사장인 김희수씨 개인 재단에 1200억원이라는 거금의 재산을 출연했을 까 의문이 든다. 중앙대 이사진 교체를 통해 중앙대 재단의 인수라고 한다면, 적어도 학교법인 중앙대 재단에 1200억원을 출연하는 것은 정당한 절차요, 상식적인 일이다. 
 
 두산, 김희수씨 운영하는 ‘수림재단’에 1200억 출연
수림재단, 올 3월 제1회 수림장학생 수여식 열어
 
두산그룹은 중앙대 법인을 인수하면서 김희수 씨가 학교재단 운영에 손을 떼는 대가로 그가 설립하고 운영하는 수림재단에 1200억 원을 출연했다.
 
무엇보다 학교와 관련 없는 재단에 1200억 원을 출연하고, 학교 이사회를 내준 중앙대와 두산그룹과의 거래를 두고 ‘편법적 학교 매매’라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출연금을 받은 수림재단은 김희수 씨가 1990년 6월 세운 비영리 법인으로 학교법인 중앙대학교와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수림재단은 장학 및 연구 지원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되기는 했지만, 재단의 성격상 두산 그룹 출연금의 사용처는 전적으로 김희수씨에 의해 결정된다.
 
수림재단이 중앙대 발전과 장학금으로 사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수림재단의 사업목적에 중앙대 지원과 관련한 명시적 규정또한 없다. 수림재단은 정관에 명기된 목적 외에는 돈을 사용할 수 없는 공익재단이기 때문에 장학금·학술연구비·교육기관·교원 해외연수 등의 지원을 설립 목적으로 하고 있어 중앙대에 직접적으로 자금을 지원해야 할 규정상 의무가 없다.

수림재단의 설립자인 김희수씨가 중앙대 재단의 전 이사장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두산그룹의 출연금이 중앙대에 지원된다고 할 수 없다.
 
그것은 수림재단이 18년 동안 중앙대 발전을 위해 출연된 자산이 얼마인 가를 살펴보면 결과는 자명하다. 특히 올해 수림장학금 또한 연간 30명 내외의 장학생을 선발해 지원하고 있다. 올 3월 들어 처음으로 제1회 수림장학생 수여식을 시티은행 본점 2층에서 열릴 정도로 실적이 전무한 재단이다.

수림재단의 지난해 사업 실적은 450만 원에 지나지 않고, 관할 중부교육청에 낸 수림재단의 2009년도 사업계획서를 보면 장학금 지급에 5억 원, 학술연구 지원에 15억 원, 기타 목적 사업에 5억 원 등 총 25억 원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수림재단 또한 자본금 1200억 원의 1년간 운용수익 중 70%를 올해 안에 목적 사업에 쓰기만 하면 된다. 수림재단이 자본금 1200억 원의 금융이자 수익만으로 올해 사업을 꾸릴 경우 1200억 원의 운용수익은 6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 중 40억 원 정도가 장학사업을 포함한 일반사업에 투입될 전망이다. 
 


 
두산그룹, 중앙대 인수와 관련한 의혹 불식 위해
수림재단 1200억원 재산 출연 경위 밝혀야 오해 줄여야
 
두산그룹이 중앙대 인수와 관련하여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수림재단에 1200억원 재산 출연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고 수긍이 가지 않는 점이 많다.
 
두산그룹이 학교법인 중앙대 재단이 아닌 수림재단에 1200억원을 계열사를 동원해 재산을 출연한 점, 그리고 두산그룹이 수림재단의 실체와 더불어, 재단 출연 전에 수림재단이 중앙대 재단에 재산을 출연한 사실이 없는 것을 모르고 있었는 가 하는 점에서 의심이 간다.

재계 순위(자산 기준) 10위인 국내 M&A의 대표적인 기업인 두산그룹의 정보망과 능력이라면 당연히 수림재단의 실체를 능히 파악하고 있어야 할 것이며, 알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이해가 빠를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두산그룹은 중앙대 이사진 교체를 위해 학교법인 중앙대 재단의 묵인 하에 수림재단에 재산을 출연하고 학교 재단을 인수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게 된다. 이에 대한 해명과 더불어 수림재단에 1200억원 재산을 출연한 경위를 밝혀 두산그룹과 중앙대의 이해관계자들의 오해를 풀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그동안 두산그룹의 중앙대 인수를 둘러싸고 중앙대 차원에서는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 있었다.
 
그동안 정체되었던 투자증가와, 두산이라는 기업 이름에 따른 학교의 위상 상승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중앙대는 흑석동 중앙대 병원과 로스쿨 건물을 지으면서 부채 규모가 700여 억 원에 이르는 등 심각한 재정난을 겪어왔다.

당시 중앙대 총학생회와 대학원 총학생회는 교내 대자보를 통해 "두산그룹의 학교법인 인수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중앙대 교지인 <중대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92%에 달하는 재학생이 '두산의 재단인수가 긍정적'이라고 대답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기대와 달리 두산그룹의 중앙대 인수 이후 안성 캠퍼스의 하남 이전을 둘러싼 안성시민의 반발 등 학내외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중앙대학교가 안성시 대덕면 내리에 위치한 안성캠퍼스를 하남시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안성시민들이 배신행위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안성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중앙대 안성캠퍼스 이전반대 대책위원회가 집회를 열고 중앙대 안성캠퍼스의 하남 이전 중단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중앙대 안성캠퍼스는 대학을 유치하기 위해 헐값에 땅을 넘기는 등 안성시민들의 희생과 피땀으로 설립된 대학"이라며 "그런데 이제 와서 대학 부지를 팔고 하남으로 이전하려는 것은 땅장사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존의 안성캠퍼스를 하남으로 이전하면서 19개의 단과대를 11개로 통합하겠다고 나서자, 안성캠퍼스 전체학생대표자회의는 성명서를 통해 "대학본부가 직접적인 당사자인 학생들을 소외시킨 채 밀실에서 결정하는 구조조정은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의 중앙대 인수 이후 학내외 갈등은 쉽게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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