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정우택 ‘투톱’, 엇박자…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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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정우택 ‘투톱’, 엇박자…이유는?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7.07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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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 앞둔 洪, 몸집 키워야 하는 鄭…이해관계 달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홍준표 대표는 청와대를 향해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정우택 원내대표는 강공(强攻)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 ‘투톱’의 엇박자가 심상찮다. 홍준표 대표는 청와대를 향해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정우택 원내대표는 강공(强攻)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 같은 두 사람의 엇박자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각자의 손익 계산에 따른 ‘마이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홍준표 대표는 이전과 전혀 달라진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스스로를 ‘스트롱맨’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강한 발언을 일삼았던 그는 당대표 취임 이후 ‘부드러운 남자’로 변신했다. 지난 4일에는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 개정법 국회통과를 막을 명분이 없다며 전향적 자세를 취하더니, 부적격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 요구에 대해서도 “거기 당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에서 외교 활동을 하는 동안은 청와대에 대한 비판을 자중하겠다”며 “이게 예의에 맞다”고 밝혔다. 일주일 사이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삼가고, 추경안 통과와 장관 인사에 대해서도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는 의사를 연이어 표출한 것이다.

반면 정우택 원내대표는 연일 청와대를 향해 공격을 퍼붓고 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항의 표시로는 ‘상임위 보이콧’이라는 강경책을 내놨고, 7일에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재 위중한 안보 국면에 대한 여권의 인식을 야당으로서 단호하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문 대통령의 안보관을 문제 삼았다. 홍 대표의 뜻과는 달리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여의도에서는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이 만든 촌극(寸劇)’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홍 대표의 경우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몸 사리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말이 들린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는 홍 대표가 마냥 강공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문무일 부산고검장을 검찰총장으로 지명했는데, 홍 대표로서는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 지명자는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던 인물로, 홍 대표를 기소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와 달리 정 원내대표는 정치적 중량감을 키우기 위해 강력한 대여(對與)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앞선 관계자는 “역대 최고 수준의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는 문 대통령과 맞서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인지도를 쌓을 수 있다”며 “정치인에게 인지도는 곧 영향력이기 때문에, 원내대표 임기가 끝날 때까지 청와대와 각을 세우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몸을 낮춰야 하는 홍 대표와 최대한 각을 세워 몸집을 키워야 하는 정 원내대표의 엇갈린 상황이 제1야당 지도부의 ‘엇박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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