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後③]'슈퍼 갑질' 이통3사, 올해도 정신 못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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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後③]'슈퍼 갑질' 이통3사, 올해도 정신 못차렸다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7.07.12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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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 손정은 기자)

2017년 국정감사 시즌이 곧 돌아온다. 국감은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그리고 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타 기관, 기업 등을 대상으로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행하는 것을 뜻한다. 부정부패를 저지르거나 비리 의혹에 휩싸이는 등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기관·기업을 향해 의원들은 국민을 대신해 꾸짖고 시정을 요구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호된 회초리를 맞았음에도 그저 그때뿐인 기관·기업들이 적지 않다. 잠시 고개를 숙이고는 국감이 끝난 뒤 시정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이다. <시사오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감 그 이후' 기획을 통해 이 같은 기관·기업들의 작태를 들춘다.

지난 2016년 국정감사에서 한 피자 가맹점 협의회장은 국회의원들에게 "(이통사의) 불공정한 사실을 알릴것이고 제발 자신들을 지켜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하지만 그의 울부짖음은 시정되지 않은채 이통3사의 멤버십 제휴관련 갑질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그의 울부짖음이 언제쯤 마침표를 맺을 지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국감서 폭로된 이통3사, '슈퍼 갑질' 논란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동통신3사가 가맹본부, 가맹점에게 멤버십 제휴할인의 부담을 전가시키고 있다며 '갑질' 논란 지적을 받았다.

▲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동통신3사가 가맹본부, 가맹점에게 멤버십 제휴할인의 부담을 전가시키고 있다며 '갑질' 논란 지적을 받았다. ⓒ이통3사 CI

멤버십 제휴할인은 이통사가 고객유치와 관리를 위한 마케팅 차원에서 시작해 이통사와 가맹본부, 가맹점이 모두 고객유치를 위한 마케팅 효과와 서비스를 목표로 둔 제도로, '상생방안'이라 불렸다.

그러나 지난해 국점감사에서 제휴할인으로 인한 비용 분담비율과 과정 모두 불공정하다고 지적받으며 논란이 커졌다.

프랜차이즈별로 분담비율이 제각각인데다 이통사와 가맹본부가 제휴할인 비율을 협의해 일방적으로 가맹점에게 통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맹점주들은 어쩔수 없이 통보를 따라야 했다.

당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9월 이전에는 이통사들이 멤버십 할인 비용 일부를 부담했지만, 9월 이후에 가맹점이 100% 부담하라는 통보를 받으며 한 달에 수백만원 비용 부담을 가맹점주들만 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고 의원은 "통신사는 슈퍼갑이고 가맹본부도 가맹점에 떠맡기는 정의롭지 못한 구조"라고 질타했다.

특히 충격적인 일은 이통3사가 해당 가맹본부에 국감 불출석을 요구하는 등 외압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김진우 미스터피자 가맹점주 협의회장은 "국감 참고인으로 참석하면서 SK텔레콤 등 통신사에서 제휴 할인을 안 하겠다는 외압 등이 있었다는 얘기를 본사로부터 들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그는 국회의원들에게 "불공정한 사실을 알리기 위해 나왔다. 지켜달라"고 토로한바 있다.

결국 참고인 자격으로 나온 김진우 미스터 피자 가맹점주 협의회장은 출석 이후 20일 만에 가맹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감사원, 이통3사 갑질 방치한 국정위 '저격'

이렇듯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갑질 논란으로 지적을 받아온 이통3사는 올해도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감사원이 이동통신사의 프랜차이즈 업체·가맹점을 상대로 한 갑질을 방치한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감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26일까지 공정거래위를 상대로 공정거래 조사업무 등의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번 감사를 통해 감사원은 그간 공정위가 이통사의 프랜차이즈 업체·가맹점주 들을 상대로 한 갑질 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이동통신 3사의 멤버십 제휴할인 분담비율과 멤버십 제휴할인 사용 비율에 따른 소비자가격 인하가능성 등을 분석, 검토한 결과를 지난달 발표했다.

물가감시센터가 주요 제휴사인 파리바게뜨·뚜레쥬르·미스터피자·피자헛·롯데리아의 일반등급 할인율을 살펴본 결과 할인금액의 76∼100%를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빵업체의 경우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비슷한 비율로 분담하고 있는 반면 피자업체의 경우에는 가맹점이 대부분을 부담하고 있었다. 지난해 국감에 용기를 가지고 폭로한 김 협의회장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는 대목이다.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통신사 할인으로 인한 부담을 통신사가 거의 지지 않고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부담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다"며 "오히려 제휴사 프랜차이즈 업체의 제품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정책국장은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가맹중앙 본부와 가맹점주와의 문제도 있기도 하다. 특히 미스터 피자의 경우는 그 문제가 심한 경우였다"며 "이통사들이 가맹점주들에게 갑질을 하는 프랜차이즈하고는 제휴를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통사들이 마케팅 효과에 대해 분담하는 노력과 함께 갑질 기업과는 제휴를 안하는 시스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백화점, 편의점, 홈쇼핑, 제약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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