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3 목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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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재 "바른정당, 한국당과의 적자논쟁 수구화만 될 뿐"
이기재 당협위원장
"대변인직 내려놓고 지역구에 전념"
"자강은 필수지만, 충분조건은 아냐"
"남·원·정 2선 후퇴는 세력화 실패 때문"
"바른정당, TK보다 수도권과 PK에 집중해야"
2017년 07월 14일 (금) 송오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 바른정당에 합류함으로써 개혁보수 세력에 정통성이 부여됐다고 본다. 그러나 남원정은 개혁 그룹을 조직화하고 세력화하는데 실패했다.”

“(바른정당의 TK 집중공략은)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고 본다. TK에 가서 한국당과 경쟁하기에 앞서 바른정당 뿌리가 있는 수도권과 PK에서 지지층 잡기에 집중해야 한다.”

바른정당 이기재 양천갑 당협위원장의 말이다. 이 위원장은 작년 4·13 총선 당시 서울 양천갑 새누리당 경선에서 현역 의원들을 누르고 공천티켓을 거머쥐는 ‘돌풍’을 일으키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이기도 한 그는,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책보좌관, 제주도 서울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정치경험을 쌓았다. 이 위원장은 작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직후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 입당 후 창당 초기 대변인을 맡으며 당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시사오늘〉은 지난 11일 오후 여의도 인근에서 이 위원장을 만나 대변인 당시의 소회와 ‘이혜훈 체제’가 들어선 이후 당내 분위기를 들어봤다.

   
▲ 〈시사오늘〉은 지난 11일 오후 여의도 인근에서 바른정당 이기재 양천갑 당협위원장을 만나 대변인 당시의 소회와 ‘이혜훈 체제’가 들어선 이후 당내 분위기를 들어봤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대변인직 내려놓고 지역구에 전념”

-바른정당 창당 초기 대변인을 맡다가 최근 그만뒀다.

“새누리당(現자유한국당)탈당, 개혁보수신당, 바른정당 창당, 이번 대선까지 짧지만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다. 바른정당 창당 초기 대변인이라는 직책은 나에게 굉장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보수가 궤멸되고 있었던 상황에서 새로운 보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작은 역할이라도 해야 되겠다는 심정으로 당직을 맡았었다.

최근, 바른정당에 제2기 지도부 체제가 들어섰다. 2기 지도부가 들어선 만큼 새로운 인물들이 전면에 나서서 새로운 역할을 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대변인직을 내려놓고 그동안 소홀했던 지역구에 전념하고 있다.”

-대변인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소회가 궁금하다.

“당의 논평이 대변인 이름으로 나가지 않나. 내 생각이 당의 입장으로 나가니까 보람을 많이 느꼈다. 그런데 부담이 되는 것도 있다. 대부분의 논평이나 브리핑이 상대정당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물론 정당의 입장으로 나가지만, 내 이름으로 나가는 거니까 상당히 부담스럽더라. 나중에 기록으로 다 남지 않나.

아쉬웠던 점은 현직 국회의원이 대변인을 맡으면 보좌진들이 서포트 해주는데, 나는 원외에 있다 보니까 새벽부터 일어나서 직접 뉴스를 일일이 다 검색해서 이슈 정리를 다했다. 이슈에 따른 우리 당의 입장을 정리하고, 그 입장을 세련되게 만들어서 언론에 노출시켜야 하니까 쉽지 않았다. 솔직히 힘들기도 했지만, 재미있고 보람됐다.”

“자강은 필수지만, 충분조건은 아냐”

바른정당은 지난달 26일 당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에서 이혜훈 의원을 대표로, 하태경·정운천·김영우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각각 선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다양한 의견을 담아내고 크고 작은 갈등을 녹여내는 ‘용광로 대표’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바른정당의 현재 의석수는 20석이다. 단 한명이라도 이탈할 경우 교섭단체 지위를 잃는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대표가 되면 당이 깨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 대표 취임 이후 3주의 시간이 흘렀다. 이 대표가 약속한 ‘용광로 리더십’이 잘 실천되고 있는지 이 위원장에게 물었다.

-지난달 26일 ‘이혜훈 체제’가 출범했다. ‘자강론’과 ‘연대론’중에서 ‘자강론’의 승리로 봐야하나.

“당대표·최고위원 지명대회에서 네 명의 후보가 나왔다. 당시 이혜훈·하태경 후보는 ‘자강론’에, 정운천·김영우 의원은 ‘연대론’에 무게를 뒀다. 그런데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우리당은 이번 대선 이후 강원도에서 열린 원내외 연석회의를 통해서 자강론에 기본을 두고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기로 했다. 연대와 통합은 그 이후의 과제로 설정을 해놓았다. 물론, 이혜훈 대표는 한국당과의 통합에 굉장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당분간은 통합보다는 바른정당의 정체성 확립과 독자노선으로 나갈 가능성이 훨씬 많다. 그렇다고 연대라는 게 먼 미래의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 위원장은 바른정당 스탠스와 관련, “자강은 필수지만, 충분조건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충분조건이 되기 위해서는 중도보수통합이 꼭 필요하다. (중도보수 통합은) 미래의 일이 아니라 함께 준비해야 되는 과정이다. 개인적으로 연대론에 무게를 두는 김영우 최고위원과 입장이 비슷하다”고 밝혔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본인의 입장은 어떤가.

“자강은 필수지만, 충분조건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충분조건이 되기 위해서는 중도보수통합이 꼭 필요하다. (중도보수 통합은) 미래의 일이 아니라 함께 준비해야 되는 과정이다. 개인적으로 연대론에 무게를 두는 김영우 최고위원과 입장이 비슷하다.”

-당내에서 “이혜훈 의원이 대표가 되면, 당이 깨진다”는 소리가 많았다.

“이 대표가 정치를 해오면서 동료 정치인들과 갈등과 충돌이 많았다. 이 대표가 말을 강하게 하는 편이라,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발언들을 많이 했다. 그래서 ‘이 의원이 대표가 되면 또 사람들에게 상처주지 않을까’, ‘20명밖에 없는데 한명만 빠져나가면 원내교섭단체가 무너지는데 걱정된다’라는 등의 이야기는 있었다. 실제로 후보들 간 TV토론회 때 정운천 의원이 직접적으로 공격하지 않았나.”

-당 대표 되고나니 어떤가.

“경선과정에서 그런 비판에 직면하면서 스스로 많이 되돌아보고 그러는 것 같다. 또, TV 토론 할 때도 본인이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한분한분 찾아뵙고 갈등이 있으면 더 다가가서 풀겠다고 각오를 이야기하지 않았나. 당 대표가 되고나서 보니 오히려 (이 대표의) 장점이 더 많이 발휘되고 있는 것 같다. 이 대표는 에너지가 넘치고 이슈 선점도 잘한다. 그런 부분이 잘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

-지명대회 때 김무성 의원이 불참했다. 당내 ‘갈등설’에 무게가 실렸다.

“(김 의원이)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김 의원은 보수연대를 더 중시하는 편이다. 본인을 따르던 사람들이 다 한국당으로 가버리고 혼자 남아있는데, 무슨 힘과 흥으로 정치를 하겠나. 그렇다고 해서 바른정당이 추구했던 뜻과 상반되거나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 

“남·원·정 2선 후퇴는 세력화 실패 때문”

바른정당은 지난해 ‘개혁보수’를 외치며 새누리당(前한나라당)을 탈당한 비박계 의원들이 만든 정당이다. 한나라당 시절, 대표적인 개혁 소장파로 꼽히던 ‘남(경필)·원(희룡)·정(병국)’ 모두 바른정당에 합류했다. 5선 후 경기도지사가 된 남경필, 3선 후 제주도지사가 된 원희룡, 장관을 역임하고 5선이 된 정병국은 2000년대 초반 한나라당에서 ‘미래연대’와 ‘새정치수요모임’을 통해 보수개혁을 주도하며 소위 ‘남원정’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러나 바른정당에서 남원정의 활약은 보이지 않는다. 원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역임한 이 위원장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다.

   
▲ 이 위원장은 남원정이 바른정당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와 관련, "개혁 그룹을 조직화하고 세력화하는데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시절, ‘남원정’이 개혁 주도세력이었다. 남원정 모두 개혁보수를 기치로 한 바른정당에 합류했는데, 활약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당의 전면에 있는 인사들을 보면 유승민계가 대부분이다.

“사실, 이번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의원과 이 대표는 원조 개혁파가 아니다. 유 의원의 등장은 지난 2011년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시절이었다. 그때 유 의원의 노선이 바뀌었다. 원래 유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구성원이었다. 그때는 개혁보수보다는 좀 더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갑자기 굉장히 개혁적인 보수를 내세우며 다시 정치판에 등장을 했다. 나도 매우 놀랐다.
남원정은 한나라당 시절 당시 초선 때부터 정말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당내 보수의 변화를 요구했고 실천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면에 등장하지 못했고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본다. 바른정당의 구성을 보면 유승민계와 김무성계 그리고 남원정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개혁보수를 처음부터 끝까지 밀고 온 힘은 남원정이었다. 남원정이 바른정당에 합류함으로써 개혁보수 세력에 정통성이 부여됐다고 본다.”

-남원정은 왜 주류가 되지 못했나. 

“그게 남원정의 한계다. 정치는 이상과 현실을 잘 조합하는 거다. 자기 주장만 강하다고 해서 정치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주장과 정치세력이 동반될 때 정치적인 파워를 낼 수 있다. 남원정은 개혁 그룹을 조직화하고 세력화하는데 실패했다.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은 스타급 정치인이고 상징성과 노하우가 있지만, 후진 세력을 키우는 데 실패했다고 본다.”

-왜 세력화에 실패했다고 보나.

“가장 큰 이유는 개혁보수 인재충원과정의 파이프라인이 끊겼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보수는 1990년 민정당(노태우), 민주당(김영삼), 공화당(김종필) 간 삼당합당을 통해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그 이전의 보수는 반공과 산업화, 군사독재 권력에 의존한 세력이었다. 보수라고 말할 수 없다. 그 이후 YS가 집권했는데, YS는 대단히 개혁적인 정책을 펼쳤다. 하나회 척결을 통해 군사정권이 다시 발을 못 붙이게 했고, 금융실명제를 통해 경제영역에서의 민주화를 단행했다. 또, 지방자치제도의 초석을 만들어 놓았다. 기존 과거의 보수를 민주적 보수로 바꾸면서 성과를 냈다.

그때 정치권에 들어온 사람들이 보수 내에서 개혁그룹을 주도했었다. 그 피가 이어져오면서 이회창 총재시절, 인재들을 대거 수혈했다. 그때 수혈된 사람들이 지금 바른정당에 포진하고 있는 거다. 미래연대, 새 정치 수요모임 출신들이 바른정당으로 대부분 왔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그 이후에 맥이 다 끊겨버렸다. MB 때 인적충원을 못했고, 19·20대 총선 때는 박 전 대통령이 본인 말 잘 듣는 사람들 위주로 공천했다. 지금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 대부분 박 전 대통령이 공천한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기득권을 쭉 유지해오다가 ‘정치 한 번 해볼까’, ‘권력 한번 잡아볼까’ 등 이런 생각을 하면서 원내로 들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어떤 정치 현안에 대해서 바른 소리를 내지를 못한다. 소명의식이 바닥이다.

남원정이 세력화에 실패한 두 번째 이유는 그들은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보수는 수구보수와 자유주의적 보수가 공존해왔다. TK(대구·경북)는 수구적 보수, PK(부산·경남)는 자유주의적 보수가 강한 곳이다. 자유주의적 보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집단화보다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팀워크를 이루는데 약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당내에서 개혁적 보수가 가지는 개인주의라는 벽이 남원정 그룹에게 존재함으로써 보수 인재 수혈이 부족했던 것 같다.”

-현재 바른정당의 최대 주주는 유승민 의원 아닌가. 유 의원과 남원정 간의 관계는 어떤가.

“이번 대선 과정에서 경제민주화 등을 외치며 유 의원이 보여줬던 가치는 남원정이랑 거의 같다. 그들 간에 이념적 스펙트럼의 차이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선의의 경쟁관계가 될 것이다. 이번 대선 당내 경선에서 유 의원과 남 지사가 경선을 하지 않았나. 다음 대선 때도 보수 그룹에서는 유 의원, 원 지사, 남 지사, 민주당 쪽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장관 등이 역사의 전면에 나서서 선의의 경쟁을 할 거라고 본다.” 

   
▲ 이 위원장은 바른정당의 TK 지지층 잡기에 몰두하는 것과 관련,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 바른정당은 우선 수도권과 PK 지지층 잡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바른정당, TK보다 수도권과 PK에 집중해야”

바른정당은 오는 19일부터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TK(대구·경북)를 중심으로 민심탐방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고 본다. 바른정당은 우선 수도권과 PK 지지층 잡기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지지율을 올릴 수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금 바른정당과 한국당은 보수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데, 바른정당 지지율은 왜 안 오르나.

“나도 그게 고민이다. 바른정당이 지지층 확대를 위해 진정으로 노력해 왔는가를 되돌아보면, 실제로 그렇지 못했다. 지금 바른정당 조직의 뿌리는 옛날 새누리당 조직에서 나온 거다. 과거 새누리당을 조직하고 있던 분들의 95%는 바른정당에 안 오고 한국당에 남아 있다. 그분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충실하지 못했다.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서 설득하기가 어려웠다. 정당 지지자 구성을 보면, 한국당 지지자, 민주당 지지자 밖에 안 보인다. 나머지는 실체가 없다. 중도라는 게 정치적으로 조직돼 있지 않고 허상같이 존재하는 것 같다. 실체적인 세력을 만드는 작업을 해야 되는데, 그걸 못했다. 과거 새누리당은 책임당원 25만 명 포함해서 100만 여명의 당원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바른정당 당원 숫자는 온라인 당원 2만 명 포함해서 7만 여명 정도다. 기본적인 지지층 확보가 안 되고서는 지지율 상승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오는 19일부터 바른정당이 TK를 중심으로 민심탐방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한국당과의 보수적통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것인가.  

“대선후보였던 유 의원이 TK출신이고, TK가 보수의 심장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고 본다. TK에 가서 한국당과 경쟁하기에 앞서서 바른정당의 지지층을 우선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당과 붙었을 때 승산이 있다. 우선, 나는 우리당이 수도권과 PK 지지층 잡기에 집중해야 된다고 본다. 개혁보수를 외치는 우리당의 뿌리는 PK와 수도권이다. TK는 훨씬 더 완고한 보수지역이다.”

   
이 위원장은 바른정당이 한국당과 보수적자 경쟁에만 몰두하면 '수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PK가 바른정당의 뿌리라면, PK에서 바른정당 지지율이 낮은 이유는 뭔가.

“민주당이 우리 지지층을 먹어서 그렇다. 우리가 뺏긴 거다. 뺏겼으니 찾아오기가 더 쉽다. 우리당이 PK를 공략할수록 지지율이 많이 올라갈 거라고 본다. 오히려, TK에 가서 한국당과 싸우면서 보수적자 논쟁을 하면, 우리당이 수구화 될 가능성만 높을 뿐이다.”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뭔가.

“탄핵에 찬성했느냐, 반대했느냐가 가장 큰 차이점이다. 탄핵 찬반은 정치를 하면서 책임윤리를 실천하려고 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다. 한국당은 책임윤리가 없는 집단이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소명윤리와 책임윤리를 잘 겸비해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되는데, 한국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책임 있는 사과와 반성 그리고 재발방지에 대한 어떠한 메시지도 없었다. 태극기 집회에서 선동한 후 지지표만 얻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심지어 태극기 집회를 선동하고 박 전 대통령은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지 않았나.

물론 지금 한국당 같은 세력들이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시절에도 다 섞여 있었다. 그런데 그때는 무슨 문제가 발생하면 남원정 같은 개혁 그룹이 앞으로 나와서 개혁특위, 쇄신특위를 만들어서 수습을 하고 그랬다. 그러면 이미지로 포장해서 위기를 극복하고 그랬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개혁 그룹이 바른정당으로 빠져나가버리니까 한국당에 수구보수만 남은 거다. 결국 한국당은 갈수록 수구화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한국당, 국민의당과 연대 및 합당 가능성은 있다고 보나.

“가능성도 있고, (연대 및 합당을) 해야 된다고 본다. 사실 당내에서는 이런 부분이 조심스러워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그런데 정치는 이상을 현실적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이다. 우리당은 개혁적 보수라는 명확한 정체성과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게 정책으로 이어지려면 선거에서 이겨서 국민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아야 한다. 솔직히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기려면, 현재 당 세력만 가지고 불가능하다. 한국당, 국민의당과 연대든 통합이든 해야 된다고 본다.”

-지방 선거 전략은 뭔가.

“이대로 가면 민주당 일당독재가 될 가능성이 많다. 우선, 우리당의 가치를 잘 정리하는 게 중요하고, 두 번째는 세력 구도를 단순하게 정리해 내는 작업이 중요하다. 세 번째는 새로운 인물을 충원해서 국민들한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야 된다고 본다. 그러면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3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중간평가를 한다면.

“다들 문재인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지금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에게 높은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박근혜 정부가 너무 못했던 부분들을 터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에서 비서들하고 커피 먹고, 본인이 외투 벗어서 걸고, 구내식당가서 밥 먹고, 시민들하고 셀카 찍고, 청와대 앞길 개방하고 그런 것들 말이다. 사실 이런 것들을 이미 YS가 다 했던 거다. 청와대 앞 연풍문 개방한 게 YS였다. MB도 명절에 행정관들 불러서 같이 밥 먹고, 언제든 격의 없이 이야기하는 사람이었다.

지금 문 대통령이 보여주고 있는 걸로는 5년 동안 칭찬받을 수 없다. 결국은 정책이다. 북핵문제를 중심으로 한 외교 문제, 경제양극화 등 이런 현안들에 대해서 해법을 제시하고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지율은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또, 여소야소 정국에서 국회 동의가 절대적인데, 운동권식 아집에 빠져서 본인 세력이 아니면 나머지를 다 적폐로 규정하고 대립의 벽을 쌓아서는 성공한 정부가 되기 어렵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려면 정치시스템을 바꾸는 개헌을 해야 된다. 지난 대선 직전에 권력분산 개헌이라는 밥상이 다 차려졌는데, 문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았다. 대통령 권력이라는 게 눈앞에 있으니까 개헌을 수용하지 않은 거라고 본다. 좌절감을 느꼈다. 그래도 문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서 개헌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했으니까, 선거 전략으로 이용하기 보다는 그 약속을 꼭 지켰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개헌 방향은 무엇인가.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다. 한국 정서상 국민들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대통령 직선제를 갑자기 없애기는 어렵기 때문에 대통령을 직선으로 뽑되 외치만 담당하게 하고, 실질적인 정부를 운영하는 내치는 총리에게 맡기는 구조로 가야 된다고 본다.”

   
이 위원장은 정치 시스템을 바꾸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마지막 질문이다.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정치 시스템을 바꾸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원내에 들어가면 하고 싶었던 게 정치시스템을 바꾸는 개헌을 꼭 선두에 서서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작년 새누리당 공천 파동이라는 폭풍을 만나 그 꿈을 실현하지 못했다.

또, 근본적으로 국민들이 느끼는 정치 불신을 해결하고 싶다.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하면서 ‘보좌관 숫자를 줄이겠다’, ‘의원 세비 줄이겠다’, ‘공항 vip실 이용하지 않겠다’는 등 너무 지엽적이고 부차적인 것들만 건드리고 있다. 국민들은 국회의원 숫자가 줄어들기를 원한다. 국민의 심판을 늘 받는 구조가 돼야 된다. 내각제였다면 이미 국회는 해산되고 다시 뽑았을 거다. 의석은 100개 이상을 가지고 있는데 지지율은 5%대인 한국당 같은 기형적인 구조가 애초에 없었을 거다.

원래 보수 정치는 수구보수와는 달리 책임과 정의감, 법을 지키고 서민, 약자를 보듬는 것이다. 그런데 기존 정치권 수혈과정이 전부 기득권 세력 위주로 다 가진 사람들이 정치권력까지 가지려고 들어오려고 하다 보니 정치가 계속 부패하고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나는 오직 마음과 열정 하나로 덤비고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역사적 소임을 하고 싶다.”

 

 

송오미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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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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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배 2017-07-17 10:37:45

    기사 정독했습니다 인터뷰 질문답 모두 짚어가야 할 내용라고 공감합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소신있게 책임을 다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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