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못 찾는 한국당, 까닭은?
스크롤 이동 상태바
돌파구 못 찾는 한국당, 까닭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7.18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준표 체제에도 지지율 반등 실패…우경화 원인 지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자유한국당이 좀처럼 위기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 뉴시스 / 그래픽디자인=김승종

자유한국당이 좀처럼 위기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은 7·3 전당대회를 통해 ‘홍준표 체제’를 출범시키며 쇄신에 나섰지만, 하락한 지지율을 반등시키는 데 실패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의 ‘우클릭’ 기조가 당의 지지층 확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7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8%포인트 하락한 14.4%에 그쳤다. 앞선 14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조사에서는 전부보다 1%포인트 떨어진 9%로 나타났다. ‘친박 청산’을 내세운 홍준표 대표가 당을 장악하고,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음에도 보수 유권자들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한 셈이다.

이처럼 한국당 지지율이 ‘저공비행’을 지속하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집토끼’를 잡기 위한 한국당의 우경화(右傾化)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우선 한국당은 혁신위원장 선임 과정에서부터 ‘극우화(極右化) 논란’에 휩싸였다. 탄핵 정국에서 ‘태극기집회는 의병활동’이라거나 ‘태극기집회가 촛불집회를 압도한다’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류석춘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까닭이다.

실제로 류 위원장은 11일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실제 저지른 잘못보다 너무 과한 정치적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어떤 실정법을 위반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대통령이 태반주사를 맞은 것이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지 않느냐”고 했다. 국민감정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비판을 받는 대목이다.

홍준표 대표도 류 위원장과 보조를 맞췄다. 홍 대표는 류 위원장이 ‘극우주의’라는 비판을 받자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극우는) 독일의 나치즘, 이태리의 파시즘, 러시아의 스킨헤드, 일본의 군국주의 등을 지칭하는 것인데 최근 일부 정치인들이 무지의 소치로 우리 당 혁신위 인사를 극우로 폄하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라고 반박했다. 자연히 홍 대표와 류 위원장의 ‘우클릭 교감설’이 대두된다.

이러다 보니 한국당의 현실 인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가치 재정립 연속토론회’에서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공천파동과 총선 참패, 탄핵 사태와 대선 참패를 겪으면서도 누구 하나 정치적 책임을 지는 사람도 물으려는 사람도 없다”며 “최후의 일각까지도 알량한 힘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노추 정치인’들만이 눈에 띌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당이 극우 성향의 ‘영남 6070정당’ 프레임에 갇혀있다”고도 했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 역시 “탄핵을 부인하거나 좌파 색깔론, 음모론을 주장한다면 극우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강경보수를 재건하자는 주장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충고했다. 현재의 ‘우향우’가 계속될 경우, 한국당이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한국당의 우경화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당 측 관계자는 1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금 당내에는 ‘태극기 부대’마저 등을 돌릴 경우 완전히 당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며 “어떻게든 극우 세력을 붙잡아 놓고 중도 쪽으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른쪽으로 가면 중도를 놓치지만, 그렇다고 중도를 잡으려 하다가는 집토끼마저 놓칠 수 있다는 것이 딜레마”라고 말했다. 위기에 몰린 당의 상황이 확장을 위한 행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