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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도의 時代架橋] 정상외교로 본 한미관계 明과 暗
나라운영 국가 민생경제 전반 큰 파장 예고
역대 회담들, 진보-보수간 정책갈등 역기능 반복
2017년 07월 22일 (토) 이병도 시사평론가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이병도 시사평론가)

한미 정상외교 결과가 국가사회 곳곳에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후 그 추가적인 파급도가 각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핵심은 역시 안보와 경제이다. 북핵 문제를 비롯한 대북 안보 정책과 한미FTA 등으로 인한 민생현안 경제 정책 변수가 그 중심권에 있다.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얻어 냈지만, 앞으로의 정책각론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문제등 시각차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적지않고, 경제에 있어서도 트럼프 식 정공법, 통상 문제 공격에 한미 FTA 재협상 등이 주요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절반의 성공'을 이뤘지만, 곳곳의 '마찰 가능성'을 남겼다고 할 수 있다.

음양은 엇갈린다. 우선, 긍정적 측면만 보면, 문 대통령은 이번 첫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결을 위한 제재·대화 병행,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의 주도권 인정, 남북 대화 필요성 등 자신의 핵심적인 대북 기조를 담은 '한미 공동성명'을 도출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양국간 굳건한 공조를 일단은 재확인했다. 경제에 있어서는, 방미를 수행한 경제인단(국내 52개 기업)이 향후 5년간 128억 달러(약 14조6천억 원)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결정, 향후 양국의 갈등 전망을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렇지만 우려도 적지않다. 대북정책에서 문 대통령은 '대화',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압박'에 큰 흐름의 기본을 실었다. 갈등이 내재되어 있는 셈이다. 경제는 FTA협상 등이 향후 나라경제는 물론 민생 전체의 최대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 정상회담 후, 결과를 놓고 사회 곳곳에서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시사오늘

역대 한미정상회담 후유증 되풀이 가능성

 그렇다면, 앞으로 실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 것인가. 역시 역사적 잣대로 본 측정이 중요하다. 역대 한·미정상회담들은 당시의 분위기와 결과물을 통해 때론 '쾌거'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엔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한 회담이라는, 비판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 간의 이번 정상회담은 과연 어떤 경로를 밟게될 것인가. 이번에도 같은 경향을 반복하고야 말 것인가? 과거 한미 정상회담의 추이를 점검해 본다.

혈맹인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은 대체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북한이라는 '뜨거운 감자' 때문에 양 정상이 얼굴을 붉히는 일이 반복됐다.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첫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법으로 미국이 제시한 '포괄적 접근(Comprehensive Approach)'이라는 용어를 놓고 날카롭게 대립했다.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과 한·미 팀스피릿 군사훈련 중지를 한 데 담은 이 해법에 대해 YS는 너무 유화적이라고 거부했고, 대신 '철저하고 광범위한 접근(Thorough and Broad Approach)'이라는 용어를 고수해 이를 관철시켰다.

그러나 '민주 투사' YS를 극진히 예우했던 클린턴 대통령은 이 문제로 감정이 크게 상했고, 훗날 북한 경수로 비용 조달 등에서 한국의 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이때문이었다는 분석들이다. 반면, 당시 국내에서는 이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미국에 할 말은 하고 온 YS의 외교 승리'라는 후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조시 W 부시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른바 '외교적 참사'로 꼽힐 정도로 극적이었다. 그해 3월 부시 대통령 취임 직후 미국으로 달려간 DJ는 전임 클린턴 행정부에 이어 보수 정권인 부시 행정부에서도 자신의 대북 포용정책을 계승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지만, 이런 시도는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을 모두 뒤집으려 했던 부시 전 대통령에게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켰고, 부시 전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 도중 DJ를 가리켜 'This Man(이 양반)'이라는 호칭까지 쓸 정도로 반감을 드러냈다.

임기중 총 8번의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도 2003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의 첫 만남이 일단은 성공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마찬가지였다. 노 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의 파병반대 여론에도 불구, 미국의 이라크 파병 요청을 수용키로 한 것이 회담 분위기를 우호적으로 이끌어, 처음에는 북핵 문제를 평화적·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물꼬를 돌리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005년 미국의 BDA(방코델타시아) 북한 계좌 동결 문제로 완전히 갈라서고 말았다. 그해 11월 경북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노 전 대통령은 북한 계좌의 동결 해제를 의제에 올리도록 요구하다가 부시 전 대통령에게 일축당하는 쓰라린 경험을 해야 했다. 당시 알렉산더 버시바우 미 대사가 "내가 겪은 최악의 외교 사례"라고 회고했을 정도다.

또한, 임기 중 총 11번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주력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4월 부시 전 대통령과의 첫 회동에서 직접 골프 카트를 운전하는 등 다정다감한 모습을 연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이 양반’이라고 칭한 적이 있는 부시 전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만큼은 ‘친구’라며 예우했다. 그렇지만, 이 전대통령 역시 방미기간 동안 타결된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관련, 국내에서 반미감정이 격화되고 촛불집회로까지 확산되는 등 지지도가 급속히 추락하고야 말았다.

 보수-진보 대통령간 회담, 항상 역기능 돌출

 주목되는 것은 공교롭게도 한국과 미국 대통령의 성향이 진보와 보수로 엇갈려 만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체로 한국의 진보 대통령과 미국의 보수 대통령이 만날 때 순탄치 않은 경향성을 보여왔다는 점이다. 이번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향후 향배도 제반 상황과 여건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역대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진보 대통령과 미국 보수 대통령이 충돌이 많았다는 것은, 결국 진보와 보수의 시각차가 그만큼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번에도 접근방식에서 부터 미묘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공동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주의적 사안을 포함한 문제등과 관련,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문 대통령의 열망을 인정하고, 한반도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문구에 합의, 큰 틀의 인식 공유와 함께 일단은 순조로운 출발을 한 양상이었다.

그렇지만, 앞으로 현실처방 각론면에서 북핵 해법의 구체화를 위한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대북정책의 경우 문 대통령은 “제재와 대화를 활용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제시한 데 비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는 끝났고 확실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압박’에 더 무게를 실은 것이 사실이다. 국제 외교무대에서도 지금처럼 북한이 비핵화를 철저히 거부하며 핵·미사일 개발로 폭주하면, 문 정부가 평화체제 협상 병행론을 띄우기가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러시아는 찬성하더라도 미국·일본은 '제재 동력을 저하시키고 비핵화 협상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시기상조론으로 맞서 나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최근 문 정부가 북한에 군사 및 적십자 회담을 공식 제의했지만, 처음부터 미국.일본 등과의 공조에 균열조짐을 빚고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北 ICBM 발사, 美 강경기류에 영향 변수

 이와관련, 한미정상회담 직후 있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도 현안이다. 북한 측 주장이 사실이고 정상 각도로 발사됐다면, 사거리가 1만Km를 웃돌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본토가 사정권 안에 들어오는 ICBM급이라는 얘기다. 본토가 북한의 미사일 타격권에 들어간다는 것은 미정부 입장에서는 근본적인 상황 변화다. 미국의 대북 강경기류가 다시 강해져 선제타격론 같은 군사적 옵션이 급부상할 개연성까지 있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려고 유화적 태도를 보여온 우리 정부에는 이래저래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은 묘한 시점에 자행됐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지 사흘 뒤다. 한미 정상의 공고한 대북공조 합의를 거부하고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 북핵폐기를 전제로 한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반발이 함께 담겼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다. 최근 대북 회담제의를 공식으로 내놓긴 했지만, '대화기조'를 강조한 원래의 속도와 수위를 계속 유지해 내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한미 양국의 제재나 압박공세에 대응한 북한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관측도 적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FTA .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최대 과제로

경제문제의 양국간 갈등 전망은 더욱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들고나온 변칙 의제들이 이를 대표한다. 다름 아닌 한미FTA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부터 한미 FTA를 '끔찍한(horrible) 협상'이라고까지 표현하며 강도를 높혀 왔다는 점에서 양국간 최대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FTA를 못마땅해 하는 근거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확대됐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후 '한미FTA 체결이후 미국의 무역적자가 110억 달러 이상 급증했음'을 강조하면서 재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고, 이에대해 문 대통령은 '합의 이외의 이야기'라며 재협상 주장을 일축했지만, 앞으로 미국의 요구가 크게 드셀 질것은 확실하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은 최근 한미FTA 개정 협상 시작을 공식화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한미FTA 개정을 위한 협상을 오는 8월 미국 워싱턴에서 갖자고 우리측에 공식 요청해온 것이다. USTR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협정의 개정 필요성을 고려하자면서 한미 FTA 특별공동위원회 개최를 요구해왔다. USTR은 협정의 개정 요구가 “(미국의)무역손실을 줄이고 미국인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하려는 대통령의 의도”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FTA의 개정을 요구할 것이라는 그 동안의 관측이 현실화된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한미FTA 협상 재개를 선언한지 불과 10여일만에 행동에 나선 셈이다. 문 대통령이나 한국 정부 모두 "한미 당국간 FTA 재협상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배수진을 친 상황이었지만, 미국 당국이 전면적인 재협상을 요구해 옴에 따라, 대응이 불가피해 졌다.

그 배경과 관련, 트럼프 행정부는 선거 시기부터 백인 블루칼라 노동자들을 핵심 지지층으로 보고 이들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걸 내세워왔다. 이른바 ‘자유 무역’이 이들의 일자리를 뺏는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이것은 업종별로, 이번 개정 협상에서 미국이 특히 자동차와 철강 등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 무역역조 개선을 한국측에 강력히 들고나올 것임을 예고케 한다. 현재 한국 정부는 미국이 내세우는 무역 수지 통계가 우리 정부의 인식과 다르고, 한미FTA 이후 양국 모두에서 서로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졌다는 설명이지만, 트럼프 정부의 계산은 다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FTA 시행이후, 한국의 대미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압박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 한국에 대한 상품수지 적자는 132억달러에서 276억달러로 증가했고 미국의 상품 수출은 줄었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한미 FTA 발효 이후 실제 한국의 대미 교역 수지가 급증 했는지, 미국의 대 한국 교역 수지가 감소했는지는 정확히 따져 봐야 할 사안이다. 실제, 올 상반기 한국의 대 미국 수출액은 0.9% 감소한 반면 미국의 대 한국 수출액은 22.1%로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측 통계다. 정부는 이런 이유등을 들어 미국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즉각적 개정 요구에는 보다 면밀한 대책마련이 중요해 보인다. 현재의 강도로 볼 때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보다 훨씬 더 유리한 협정을 만들어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FTA 공식제의, 민생경제 타격까지 감안한 정교한 대응을

미국측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향후 재협상 과정에서 한국정부와 업계는 국내 업체들의 큰 피해가 우려되는 자동차나 철강 업종 등의 경우 더욱 정교하고 세밀한 추가 대책이 필요할 것이란 진단이 지배적이다.

단기적으로는, 개정 협상에 나설 'FTA 컨트롤타워'를 제대로 구축하는 것부터 중요하다. 미 정부가 요구하는 주장대로 내달 FTA 재협상을 하게 된다면, 우리측 전담기구인 통상교섭본부가 재정비 돼야만 한다. 그러나 지난 5월 새 정부가 출범하고 정부조직법 개정작업이 지연되면서, 이를 전담할 통산교섭본부 구성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큰 타격이 우려되는 자동차·철강 등 주요 제조산업의 추가적인 보완대책도 시급하다. 이들 업종의 경우는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업종이름까지 거명하며 무역역조 현상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터다. 그렇지만, 한국으로서는 수출감소에 내수부진 까지 겹쳐있는 자동차, 철강 분야에 한미FTA 압박까지 더해질 경우, 국내 업체들이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민생경제면에서는 가뜩이나 높은 실업율이 더 올라갈, 큰 위기요소가 될 것임은 불문가지다.

전문가들은 그 하나의 대응전략으로, 한미FTA 이후, 우리나라가 큰 역조현상을 빚고 있는 서비스.투자 부문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은 서비스 부문에서 미국에 142억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꿔말해, 대비책의 기본자세로 줄건 주고, 반대로 더 얻을 수 있는 건 추가로 얻어오는 전략이 긴요해 보인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도 수면 위로 떠오른 현안 과제다. 지난 2014년 1월 타결된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따라 우리 측 분담금(5년간 9200억원)은 내년에 끝나고, 이르면 올해 말부터 2019년부터 적용될 분담금 재협상을 벌여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한미정상회담을 맞아 북핵 문제와 함께 공정한 한미FTA와 SMA 재협상 카드를 끄집어냈고, '공정함'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경제문제만큼은 미국 이익 우선주의를 확실히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2019년부터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 증액 협상은 올해 말에, FTA 재협상과 전작권 조기전환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협상은 내년에 시작되기에, 올 하반기 이후 이들 사안들 때문에 남남갈등도 야기되고, 한미 간 마찰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가능하다.

상호이익 동반자 관계 강화 계기 만들어야

이제 남은 과제는 이번 정상외교의 성과를 구체적 정책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빚어질지 모를 양국간 갈등과 생각의 차이를 가능한 해소하는 일이다.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합의는 전혀 없었다. 대북문제의 경우 미국이 문 대통령의 대화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틀을 허무는 대화까지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의 남북대화 재개를 지지하고 주도권을 가져왔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인내는 끝났다”고 공언한 것을 보면, 과연 양국 정상간에 합의된 게 무언지 아리송할 정도다. 충분한 논의가 부족했음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전작권 환수에 합의한 것도 성과라고 밝혔지만, 미국은 발을 빼고 한국은 방위비 부담이 늘어난 것인데 이것도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도 마찬가지다. 양국은 이번 회담의 의제에서 사드를 제외했다. 이는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 의회 지도자들에게 사드 번복은 없다고 약속했지만,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를 밟는 데 걸리는 시간이 미국이 생각한 것보다 길어지면 불협화음은 재발될 가능성이 짙다. 경제문제 최대 관건인 FTA도 양국이 협상에 착수케 될 경우, 그 어느 상황보다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이제부터 자세를 더욱 가다듬어야 한다. 군사적으로 '혈맹'인 양국이 앞으로는 모든 분야에서 상호이익과 중요성을 재확인하면서, 호혜적이고 동반자적인 관계를 강화시켜 나아갈 수 있도록 가일층 정진해야 할것임을 특별히 강조한다. 역대 한미 정상회담들의 '실패요소'가 이번 만큼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이병도는…

1952년 경남 진양에서 출생했고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후 1981년 연합뉴스로 자리를 옮겨 정치부 야당출입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저서로는 , <6공해제>, <97년 대선 최후의 승자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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