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도청' LG화학 파문 확산...타공장도 가능성 조사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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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도청' LG화학 파문 확산...타공장도 가능성 조사요구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7.07.24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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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익산공장서 임단협 교섭중 발견...노사갈등 없던 회사 전통에 찬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 박효영 기자)

▲ LG화학 익산공장(생명과학) 전경. ⓒ LG화학 홈페이지

 

LG그룹 계열사인 LG화학에서 '노조 도청' 사태가 불거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사측은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노조 측이 강력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25일 LG화학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20일 익산공장(생명과학)에서 노사간 임단협 교섭 진행 중에 사측이 노조 휴게실에 마이크가 장착된 도청장치를 설치해놓은 것이 발각됐다.

노조는 임단협 7차 협상 당시, 잠시 정회 중에 휴게실에 설치된 마이크 도청장치를 발견했다. 이에 노조는 즉각 반발했으나 사측은 처음에 혐의를 부인했다가 경찰까지 출동하고 나서 불법 설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간부들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LG화학 본사를 항의차 방문해, LG화학 박진수 부회장이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등 "철저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사측에 전달했다. 또 익산공장 외에 다른 사업장에서도 불법 도청이 이뤄졌을 수 있다며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LG화학 사측은 불법 도청 사실을 시인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면서도 해당 직원의 개인적 돌발 행동이라는 입장이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불법 도청은 통신비밀보호법 3조 1항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고, 무엇보다 사측이 헌법으로 보장된 노조의 단체 교섭권을 침해한 것으로 비화될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반응이다.

한편, LG화학 노사는 지난달부터 임단협에 돌입한 바 있고, 지난해까지 노사는 임금인상률 등 여러 사안에 대해 비교적 순탄하게 합의를 이끌어와 이번 사태가 더욱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LG화학 노사는 13년 연속 큰 갈등없이 협상 타결의 전통을 이어왔고, LG그룹은 타 재벌 그룹에 비해 정경유착이나 노사문제 등이 상대적으로 없는 편이라 그룹 내부에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 하는 눈치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합니다. 재계·자동차 2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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