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임원, 비자금 무마 금품매수 파문
스크롤 이동 상태바
한화임원, 비자금 무마 금품매수 파문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0.18 1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화 “건네려고 시도만 했다”…거짓말로 일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비자금 의혹 수사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그룹 현직 임원이 금융감독원에 ‘장교동팀’ 비자금을 최초 제보한 전직 직원 A씨에게 5000만원을 건네는 등 금품매수를 시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1989∼2003년까지 근무했던 직원 A씨는 당초 한화 비자금 의혹은 지난 7월 금융감독원(금감원)에 제보했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어 사실상 한화 측이 김 회장의 비자금 사실을 인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국회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 측 관계자에 따르면 A씨가 금감원에 “한화그룹 내 비선조직인 ‘장교동팀’이 한화증권 지점에 개설된 차명계좌를 통해 300∼500억 원대의 비자금 조성을 했다”며 이 같은 사실을 제보하자 한화 측 임원이 “더 이상 사건을 확대하지 말라”고 말하며 돈을 건넸다.

국회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실 관계자는 “한화 임원이 김승연 회장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5000만원을 건넨 의혹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질의를 요구했다”며 “하지만 아직 금감원 답변을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 2007년 5월 11일 술집종업원 보복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서초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     ©뉴시스

또 국회 정무위 소속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관계자는 “국감 과정에서 한화 비자금과 관련된 내용은 나오지 않았고 법제사법 위원회 국감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들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며 정치권 내부적으로는 한화 임원의 5000만원 무마설과 관련해 어느 정도 정보가 오고 갔음을 내비쳤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5000만원 무마설’과 관련해 “한화 임원이 전직 A씨에게 5000만원을 건넨 것은 맞지만 그룹 차원이 아닌 개인이 한 일이다”라며 그룹과의 개연성을 부인했다.

또 “실제 알려진 것과는 달리 5000만원이 건네진 것도 아니다”라며 “그룹 임원이 돈을 건네려고 시도만 한 채 끝난 일이다. 회사그룹 차원이 아닌 개인 계좌를 통해 이뤄진 일로 금감원과 검찰에서도 사건 성립이 되지 않은 일종의 해프닝으로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감원 관계자는 “전직 직원 A씨가 5000만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한 건 맞다”면서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해선 비밀준수의무가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그룹 측이 돈을 건네려고 시도만 했다’라는 주장에 대해 “그건 아니다”라며 한화그룹이 거짓말을 했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3일 한화그룹 비자금 은닉처로 의심되는 S경비업체 간부 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되자 검찰 수사가 과거처럼 용두사미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화그룹 임원의 금품매수 사건이 한화 비자금 사건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