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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다양한 군상들의 다양한 노래와 이야기
<김선호의 지구촌 음악산책(17)> 프랑스 유명 DJ 끌로드 샬(Claude Challe)이 뽑은 음악들
2017년 07월 27일 (목) 김선호 음악 칼럼니스트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선호 음악칼럼니스트)

   
▲ 프랑스에서 DJ로 유명한 끌로드 샬(Claude Challe)이 편집해 놓은 음반 ⓒ김선호 음악 칼럼니스트

* 사랑에 눈이 멀어서

한사람의 뮤지션 또는 그룹에 대해서 음악 칼럼을 쓸 때에는 상당히 오랫동안 그들의 음악도 들어보고 또 자료도 다양하게 찾아봐야 뮤지션의 음악성과 히스토리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글을 쓸 수 있다. 때문에 시간도 조금 오래 걸리고 음반도 여러 번 들어보게 된다. 즉 대상이 하나인 경우 깊이는 깊어지지만 폭은 좁아진다. 물론 좋아하는 음악이니 뭐 여러 번 들어도 늘 즐겁기 때문에 별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반면 컴필레이션 음반(Compilation album : 한 음악가 또는 여러 음악가의 노래를 특정 분류에 따라 모은 음반으로 편집 음반이라고도 불린다)을 다룰 때는 조금 편한 구석이 있다. 일단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섞여있는 경우가 많고, 또 뮤지션도 여러 명이다. 따라서 잘 모르는 음악은 마치 그 음반에 들어 있지 않은 곡인 양 모르는 척 건너뛰기도 하고, 아는 뮤지션이 들어 있으면 마치 다 아는 것처럼 엄청 수다를 떨 수 있다. 아무튼 이번에 소개하려는 것은 여러 가지 음악이 들어있는 컴필레이션 음반이다. 따라서 그 중에서 필자가 언급하지 않은 음악이 있다면 그것은 솔직히 전혀 아는 바가 없는 것이거나, 아주 재미없어 하는 부류의 음악이며, 수다가 많은 부분은 필자가 아는 것이거나 좋아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쉽게 말해서 엿장수 마음대로 이야기를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죄송스럽게도.

처음 이 음반을 접하게 된 것은 필자가 활동하는 동호회 회원 한 분이 동호회 카페에 올린 음악에서부터 비롯됐다. 그 분이 올린 곡은 동영상이었는데 비오는 날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음악을 틀어놓고 그것을 핸드폰으로 그대로 촬영한 것이다. 그래서 마치 빗길 고속도로를 달리는 영상에 음악을 입힌 것처럼 느껴졌다. 실제 동영상은 마치 ENG 카메라를 차에 장착하고 촬영한 듯한 묘한 분위기가 들 만큼 멋졌다. 비오는 날의 고속도로 드라이빙 뮤직 두 곡은 프랑스에서 DJ로 유명한 끌로드 샬(Claude Challe)이 편집해 놓은 <The Best of Claude Challe> 음반에 수록된 것이다. 한곡은 Jose Alberto의 'And I love her'이며 다른 한 곡은 Rhythm and Sound와 Cornel Campbell이 함께 부르고 연주한 'King in my Empire'이다. 이 중에 'And I love her'는 이미 잘 알려진 곡이다. 두 번째 곡은 사실 처음 들어본 곡이었는데 그 흡입력이 대단했다. 그래서 그 음반을 구해보려고 검색해봤지만 국내에는 없는 음반이었다. 결국 해외 직구로 일단 구했다.

이 음반은 세장의 CD로 되어있는데, 프랑스의 유명 DJ 끌로드 샬 본인이 좋아하는 곡을 선별해놓은 것이다. 세장의 소제목은 각각 love, life, dance이다. 필자는 역시 사랑에 눈먼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고린도전서 13장에도 사랑이 제일이라는데 어떻게 다른 것을 고를 수 있을까. 아무튼 이중 love 라는 소제목의 음반이 가장 좋았고, 여기 수록된 곡 중 1/3은 가지고 있는 음반에서 선별된 것이기도 했다.

* 다양한 음악들

   
▲ 핑크 마티니의 초기 음반 (왼쪽)과 조스 알버토의<Tropical tribute to the Beatles>ⓒ김선호 음악 칼럼니스트

맨 처음 곡은 너무나도 유명한 핑크 마티니의 ‘La Soledad(고독)'로, 감미로운 피아노 반주와 뒤따르는 낮은 저음의 첼로로부터 시작하는 핑크 마티니의 대표곡이다. 이 곡은 이들이 내놓은 초기 음반 'Sympathique'의 네 번 째 트랙에 수록된 명곡이다. 한참 이후이지만 핑크 마티니가 회고적 차원으로 발매한 또 하나의 음반 'A Retrospective'에도 다섯 번 째 트랙에 들어있다. 그만큼 잘 알려진 곡이기도 하다.

두번째 곡은 앞서 잠깐 언급했던 Jose Alberto의 곡이다. 이 곡이 원래 수록된 음반은 <Tropical tribute to the Beatles>인데, 비틀즈의 음악을 스페인어로 리메이크해서 중남미 시장을 겨냥하여 내놓은 음반이다. 때문에 월드뮤직에 문외한도 듣는데 아무 문제가 없는 익숙한 노래들로 보면 된다. 따라서 스페인어 ‘And I love her'도 너무나 친숙하게 느껴진다.

   
▲ 자메이카 뮤지션 Cornel Campbell의 음반 ⓒ김선호 음악 칼럼니스트

세번째 곡은 좀 특이하다. 본래 Cornel Campbell은 자메이카 레게 뮤지션이다. 자메이카는 쿠바 바로 아래에 있는 인구가 300만 명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나라이다. 하지만 자메이카 음악은 월드 뮤직에서 나름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의미 있는 나라이다. 아무튼 그가 추구하는 음악을 들어보면 확실히 자메이카 냄새가 물씬 난다. 그런데 자메이카 냄새가 뭐냐고? 그것을 말로 설명하기는 좀 뭐 하지만 이들의 레게음악은 다소 느리고 조금 업데이트가 덜된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원시성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연주는 독일계 그룹인 Rhythm and Sound가 담당했는데 이름이 하도 흔해빠진 단어라서 찾아보기가 엄청 어려웠다. 하지만 다행한 것은 Cornel Campbell이 보컬이니까 그의 중얼거리는 노래만 잘 들으면 본전은 찾는다.

네번째 음악도 아주 독특한 음악이다. 'Yamore'라는 이 곡은 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가수 Salif Keita가 부른다. 그리고 백 보컬은 아프리카 서부 아주 작은 섬나라 까보 베르데(Cape Verde)의 여가수 Cesaria Evora가 맡았다. 사실 에보라는 까보 베르데에서는 전설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수인데 백 보컬 정도만으로 쓰기에는 정말 아까운 존재이다. 이 곡을 부르는 가수 Salif Keita는 싱어송 라이터로서 곡 전체를 본인이 모두 작곡했다. 이 곡은 2002년에 발매된 <Moffou>에 수록된 곡이다. <Moffou>라는 음반은 실제로 그간 거의 무명 수준이었던 살리프 케이타를 국제적인 가수의 반열에 올려놓은, 그에게는 아주 기념비적인 음반이기도 하다.

그러면 살리프 케이타 이야기를 잠깐 할까 싶다. 살리프 케이타는 말리의 왕족의 후손이었다고 하는데, 태어날 때 Albino(선천성 색소 결핍증 : 동물 전반에 나타나는 유전성 질환으로 몸에서 색소를 합성하는 효소에 문제가 있어 신체 전반이 하얗게 되는 현상)로 태어났다. 때문에 부족에서 저주가 내렸다고 하여 죽이려 하였으나 천신만고 끝에 다른 곳으로 보내져 살아남았다. 그는 어려서부터 가수가 되려했지만 말리에서는 가수가 최하층 계급이기 때문에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아무튼 그는 흑인 사회 속에서 색소결핍증이 걸린 이상한 백인으로 살며 음악의 꿈을 키워 나가다가 늦은 나이 53세가 되어서 마침내 가수로서 명성을 얻게 된다. 현재는 프랑스에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 재미있는 음악들

   
▲ 세계음악 전문 음반회사 푸투마요에서 2005년 내놓은 라틴 라운지(Latin Lounge)ⓒ김선호 음악 칼럼니스트

다섯 번 째 수록곡은 'Sentimentos'라는 곡이다. 센치멘투스는 포르투갈어로 '애도'라는 의미인데 이 곡은 세계음악을 주로 발매하는 음반회사 푸투마요에서 2005년 내놓은 라틴 라운지(Latin Lounge)라는 음반에서 들어있는 곡이다. 누에보 탱고 계열의 음악인데 나름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여섯번 째 수록곡도 참 재미있는 곡이다. 본래의 곡은 아르헨티나 탱고 음악의 거장인 까를로스 가르델의 불후의 명곡인 'Por Una Cabeza'이다. 가르델은 이 곡을 발표한 그해 1935년 6월 23일 콜롬비아의 메델인에서 비행기 사고 때문에 4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결국 이 곡은 그의 마지막 유작이 되었다. 알 파치노 주연의 영화 "여인의 향기"에 OST 로 사용되어 큰 인기를 끌었을 뿐만 아니라, 쉰들러 리스트, 트루 라이즈 등의 영화에서도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한 유명한 노래다. 그런데 여기서는 알제리 가수 릴리 보니쉬(Lili Boniche)가 1989년 리메이크해서 불렀다. 릴리 보니쉬는 1921년생으로 2008년 사망했는데, 그는 유태계 아랍인으로 노래도 아랍 음악의 풍을 따르고 있다. 때문에 노래는 아랍풍의 탱고라고나 할까 아주 재미있다.

이외에도 이런 저런 곡들과 아울러 샹송을 아랍 스타일로 부른 곡들도 몇 곡이 있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곡은 열세 번 째 수록된 Touch and Go의 'Straight to ... Number One'이다. 이 곡은 이른바 섹스 음악의 일종이다. 열부터 하나까지 세면서 들어오는 노래의 분위기가 아주 흥미롭다. 또 중독성이 있는 반복음과 신음 소리 같은 금관악기의 기묘한 연주가 압권이다. 그러다가 몸이 달아서 바쁘면 바로 하나로 간다. 그 하나의 뜻은 무엇일까.

열네번째 수록곡은 끌로드샬이 직접 작곡한 'Wake up my love'이다. 분위기는 명상음악 비슷한 음악이다. 본래 수록되어 있던 음반 재킷도 부처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하지만 그저 조용하게 느껴지는 명상에 그치지 않고 아주 다이나믹한 면도 있다. 그가 추구하는 음악의 경향을 읽어볼 수 있는 대표곡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참 아쉬운 것은 이 음반이 국내에 수입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외국에서 직구하든지 아니면 인터넷에서 MP3 다운로드 형태로 구입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할지라도 꼭 세장 중에 'Love' 부제의 음반은 권하고 싶다. 정말로 다양한 세계 음악을 접할 수 있는 명반이기 때문이다. 명반은 썩어도 준치급은 되기 때문이다.

 
 

김선호 / 現 시사오늘 음악 저널리스트

- 한국외국어대학교 문학사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문학석사
- 월드뮤직 에세이<지구촌 음악과 놀다> 2015
- 2번째 시집 <여행가방> 2016
- 시인으로 활동하며, 음악과 오디오관련 월간지에서 10여 년 간 칼럼을 써왔고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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