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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해법 될까?
<기자수첩>지난 일본 사례 주목해야…대출시장에 공무원·대기업 직원만 남아
2017년 07월 27일 (목) 김현정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현정 기자)

“경제성장률에는 악영향을 미쳤고, 자영업자의 폐업을 초래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했으며 자살자가 증가됐다. 무엇보다도 불법 사금융 이용자가 늘어나 생활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일본의 서민금융 전문가 도우모토 히로시 도쿄정보대학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일본 정부가 지난 2010년부터 시행한 강력한 시장규제가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본다. 당시 일본정부는 늘어나는 가계부채 해결을 위해 법정최고금리 인하 및 대출총량 규제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비금융권 대출 시, 연 금리가 29.2%에서 15~20%로 줄어들었으며 신용 보단 실제 상환능력에 따라 대출받을 수 있는 양이 정해졌다. 구조는 이상적이었다. 기존 고금리 상품을 이용해 상환에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은 이자 경감을 통해 빚을 청산했고, 무분별한 대출로 인해 늘어났던 사회적 비용은 축소됐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라는 정부의 기대와는 반대로, 줄어든 법정금리 탓에 대출 시장에는 상환능력과 신용도가 좋은 공무원·대기업 종사자만이 남게 됐다. 강력한 규제로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상환능력이 부족한 영세사업자·영세업체 직원들은 빌리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2013년 일본의 대출 통계가 그 증거다. 당시 무담보로 신청금액만큼 대출 승인을 받았던 직업군은 공무원과 대기업직원으로, 무려 64.7%에 이른다. 자영업자·영세사업자는 46.4%만 통과됐다. 반면 대출을 거절당했던 수치는 영세사업자가 월등히 높았다. 공무원·대기업직원들은 17.9%만 거절당한 것에 비해, 영세사업자는 두 배 이상인 39.3%였다.

   
▲ 최고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해법 될까? ⓒ그래픽 이미지= 김승종

이러한 대출제한의 풍선효과로 사금융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대폭 증가했다. 금융권 이용자의 대출 잔액은 2006년 84만 엔에서 2011년 50만 엔으로 감소했지만, 친족과 친구에게서 빌린 양은 같은 기간 50만 엔에서 100만 엔으로 증대됐다.

문제는 이 이야기를 단지 다른 나라의 ‘정책 부작용’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26일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27.9%에서 24%까지 인하한다고 발표한 이유에서다.  

이날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관계자는 “'포용적 금융'의 첫 단계로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를 24%까지 내리면서, 신속한 추진을 위해 시행령을 마련해 내년 1월 중부터 실시한다”며 “향후 시중금리 추이와 시장의 영향을 봐가며 추가 인하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위는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에 빠지지 않도록 관계부처 합동으로 단속·처벌 체계를 마련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사금융 동향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해 불법 사금융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고금리 인하 시 발생할 부작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금융위의 시행이 너무 정책적인 면에 집중돼 있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는 해결이 시급하다. 또, 최고금리인하를 통해 고금리 빚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을 구제한다는 취지는 큰 이점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책을 펼치기에 앞서 부작용이 나타날 저신용자들의 금전관리능력을 키울 수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이 선제돼야 한다는 점이다. 단기적인 효과에만 집중할 경우 ‘서민금융 구제’는 무색해질뿐더러, 저신용자들의 금융소외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여겨 정책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김현정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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