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革新④] 카드사, “수수료 인하가 정답인가”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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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革新④] 카드사, “수수료 인하가 정답인가” 불만
  • 임영빈 기자
  • 승인 2017.07.28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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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에 불균형성 지적 등 반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임영빈 기자)

▲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 중인 최종구 금융위원장 ⓒ뉴시스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두고 카드업계 불만이 날로 커지는 분위기다. 카드업계는 수익 감소와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근거로 반대 의견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으나 정부는 기존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카드 수수료율 인하 건에 대해 “유념해 살펴보겠다”면서 “소규모 자영업자 상공인 부담을 줄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의 공약인 만큼 우대율 받는 범위를 넓혀가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25일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오는 3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중소가맹점의 범위가 확대된다. 영세가맹점의 경우 연 매출액 2억 원 이하에서 3억 원 이하로 확대됐으며 이 구간에 포함되는 약 18만8000여 개 가맹점의 경우 수수료가 1.3%에서 0.8%로 인하된다. 연 매출액 2~3억 원의 중소가맹점의 범위는 3~5억 원으로 넓어졌다. 이 구간에 해당되는 가맹점 26만7000여 곳은 기존 2% 내외 수수료에서 1.3%로 혜택을 받게 됐다.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행보에 카드업계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8일 A카드사 관계자는 “예를 들어 가전회사가 자신들이 만든 냉장고를 고객들에게 판매할 때 정부가 개입해 (소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평수에 따라 각기 다른 가격을 매겨 팔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성토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파트 평수가 적은 것이 무조건 가난하다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 또한 어불성설 아니겠는가”라고도 반문했다.

B카드사 관계자는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지원하다고 하는데, 카드 수수료가 떨어지면 카드사들은 무슨 돈으로 4차 산업에 투자를 할 수 있겠느냐”면서 “4차 산업 투자는커녕 신규채용도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업계 내에서는 향후 수익이 약 3500억 원 가량 감소될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학계에서도 이와 궤를 같이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달 22일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 세미나에서는 정부의 수수료율 인하 방침을 두고 우려와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이건희 경기대 교수는 “중소가맹점 기준이 확대되면 오히려 우대수수료율의 당초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서지용 상명대 교수도 “시장 가격 자율성이 침해받아 카드시장 참여자들 간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서민들이나 영세‧중소상공업 가맹점주들만 고려한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느라 정작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녹록치 않자 결국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일 취임식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든 만큼 생산적 금융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큰 청사진을 밝힌 그에 대한 여전한 기대감 때문이다.

이날 C카드사 중견 간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가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마치 카드 수수료율을 낮추는 게 절대적 정의인 것처럼 몰아가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구 위원장도 이를 잘 알 것이기에 앞으로 카드사의 의견이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국회 정무위(증권,보험,카드)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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