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초기부터 제대로 치료해야 재발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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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초기부터 제대로 치료해야 재발 방지"
  • 설동훈 기자
  • 승인 2017.07.28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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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굵은 혈관을 치료하는 게 재발 방지 관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설동훈 기자)

▲ 다리에 혈관 모양이 꼬불꼬불하고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는 초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시행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연세에스병원

‘주부 이모 씨는 2년 전 치료받은 하지정맥류가 최근 재발해 고민에 빠졌다. 여름철 반바지를 입으려다 문득 다리에 다시 핏줄이 도드라진 것을 보고 다시 치료해야 한다는 생각이 미쳤기 때문이다. 진작 정기검진으로 다리 상태를 체크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다시 하지정맥류를 치료할 병원을 알아보고 있다.’

하지정맥류는 외관상 혈관 모양이 꼬불꼬불하고 튀어나와 있으며 지름이 3㎜ 이상인 혈관을 지칭한다. 정맥 벽이 늘어나고 다리에서 심장으로 순환해야하는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서 정맥에 피가 고여 피부에 비치거나 튀어나오게 된다.

하지정맥류는 재발률이 높은 질환 중 하나다.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은 환자를 10년 간 추적관찰한 결과 약 50~60%에서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국내 임상보고도 있다. 이는 적절한 진단 없이 제한된 치료법으로 진행된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문제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경우 수술 후 1년에 한두 번 검진을 통해 재발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세에스병원 심영기 병원장은 “하지정맥류를 진단할 때에는 혈류 초음파검사를 시행해 정확히 어느 곳에서 문제가 나타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치료효과가 상승하는데, 수박 겉핥기식으로 눈에 보이는 부분만 치료하면 재발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진단을 방사선과에서 받고 치료는 외과에서 시행할 경우 집도의가 생생한 정맥 상태를 파악하지 못해 아쉬운 결과가 초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심 병원장은 또 하지정맥류 치료 시 ‘신상치료’를 고집하는 것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하지정맥류 치료법은 전신마취를 한 뒤 발병 부위를 절개해 문제가 되는 정맥을 잘라내는 외과적 수술이 유일했다. 하지만 이후 혈관경화요법, 초음파유도 혈관경화요법, 광투시정맥제거술, 레이저수술, 고주파수술 등이 도입되며 치료 옵션이 늘어나고 있는 탓이다.

심 병원장은 “진단법 및 치료법은 시대를 따라 유행과 변화가 따르며 시간이 지나면서 시술에 대한 장단점이 검증되며 특정 치료법이 사라지기도 한다”며 “하지만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철저한 장단점 분석과 충분한 검증, 장기간 재발률, 환자 만족도 등을 추적 관찰 없이 무분별하게 시행하다보면 재발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광투시 정맥절제술의 경우 2000년 초반 도입 당시 하지정맥류 치료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각광받았지만 현재 이 치료를 시행하는 의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물론 집도의가 정확히 수술을 시행했더라도 환자 체질상 재발할 확률이 높은 경우도 있다. 인체에는 무수히 많은 정맥이 존재하며, 체질적으로 정맥류가 쉽게 형성되는 사람도 있다. 이럴 경우 정맥류를 치료한 뒤 다시 재발할 우려가 높아 검진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유전적으로 직계가족에서 정맥류를 갖고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여성은 하지정맥류에 취약한 편이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조사한 결과 여성 하지정맥류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2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이 정맥 판막에 악영향을 끼치는 성질 때문이다. 더욱이 여성의 경우 임신, 출산, 생리 등으로 호르몬 밸런스가 깨지며 혈관벽이 약해진다.

따라서 정맥류를 갖고 있거나, 가족이 정맥류 환자인 여성은 가급적 경구피임약을 복용하지 않는 게 유리하다. 장기간 피임약을 복용해온 여성에서 정맥류가 호발한다는 임상보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정맥류는 진행 정도에 따라 시술법이 달라진다. 아주 초기라면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며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이후엔 혈관경화요법으로 미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치료하며, 정도가 심한 경우 근본수술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한다.

굵은 혈관과 실핏줄이 혼재된 경우 밖으로 튀어나온 정맥류는 피부에 2㎜ 정도 구멍을 뚫고 정맥 추출기로 망가진 정맥을 빨아들이고, 거미줄 같은 가는 정맥은 약물로 치료하는 경화요법을 적용한다.

심 병원장은 “하지정맥류 재발을 막으려면 밖으로 튀어나온 정맥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굵은 혈관을 치료하는 게 관건”이라며 “직경이 배 이상 늘어난 사타구니정맥과 오금정맥은 혈관을 묶어주는 결찰술로, 중간 굵기 혈관은 초음파를 이용한 경화요법과 고주파·레이저로 혈관을 막아주는 시술을 병행한다”고 말했다.

또 “하지정맥류가 심한 경우 레이저수술 만으로 재발할 우려가 높아 혈액역류를 차단하는 근본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며 “대부분의 하지정맥류는 복합요법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줄기세포 활성화 기법’과 디톡스 치료를 병행한 하지정맥류 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병변에 줄기세포를 주사해 세포 사이에 낀 노폐물을 제거하는 치료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면 하지정맥류 증상이 크게 개선된다는 게 심 병원장의 설명이다.

하지정맥류는 치료 후에도 규칙적인 운동을 시행하고, 압박스타킹을 제대로 착용하며,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가벼운 걷기, 수영 등은 다리 근력과 정맥벽을 강화시켜주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업무나 학업 등으로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은 수시로 다리를 들어 올려주거나, 발목을 돌리는 등 스트레칭으로 정맥혈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좋으며 무엇보다 다리의 부담을 덜도록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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