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말말]김상조와 프랜차이즈協 첫 만남…'쓴소리'·'사과'·'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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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말말]김상조와 프랜차이즈協 첫 만남…'쓴소리'·'사과'·'불만'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7.28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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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오른쪽)과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이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과 프랜차이즈산업인과의 대화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오후 2시 30분부터 열린 간담회에는 김상조 위원장, 정진욱 기업거래정책국장, 신영호 대변인 등 공정위 인사와 박기영 프랜차이즈협회장, 이범돈 크린토피아 대표, 이규석 일승식품 대표, 송영예 바늘이야기 대표, 김익수 채선당 대표, 김영철 놀부 대표, 신신자 장충동왕족발 대표 등 프랜차이즈협회 회장단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18일 발표한 가맹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에 대한 협회 차원의 협조를 당부하는 한편 프랜차이즈산업의 선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의 과감한 전환을 촉구했다. 

동시에 프랜차이즈 협회는 정부가 추진 중인 일자리 창출정책에 적극 동참할 뜻을 밝혔으며, 최근 업계에서 불거진 갑질 논란 등과 관련한 자체 혁신안 등을 공정위에 전달했다. 다만 원가 공개와 로열티제도 등에 대해서는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이라는 우려도 표했다. 

김 위원장 “프랜차이즈산업 상생의식 성숙 부족” 

김상조 위원장은 이날 프랜차이즈산업을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모델이 도입된지 40년이 흘렀지만 가맹본부의 상생의식은 그만큼 발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가파르게 성장한 가맹산업이 외형적으로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가맹본부의 경영윤리와 상생의식이 질적으로 성숙되지 않았다”며 “제도적으로도 가맹점주의 보호장치에 사각지대가 존재해 점주들이 많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프랜차이즈 산업이 대한민국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가맹본부 오너의 추문으로 인한 불매운동 등 최근의 사태는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이 후진적인 수익구조에서 탈피해 로열티 기반의 선진국형 프랜차이즈로 변모해야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가맹본부의 축적된 경험과 기술, 노하우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장점은 사라지고 점주를 착취하는 가맹본부의 이미지만 부각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유통마진이 아닌 이익기반의 로열티로 수익구조 전환, 물품구매에서의 사회적 경제 실현 등 선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박 협회장 “쏟아지는 질타 모두 우리 탓” 

박기영 협회장은 그간의 갑질 논란을 의식하듯 사과와 함께 향후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이날 프랜차이즈 협회는 △투명 경영 △윤리 경영 △상생 혁신안 △을의 눈물 방지 △일부 오너의 사회적 물의 사죄 등 5가지 개선 실천 계획을 밝혔다. 

박 협회장은 “우리에게 쏟아지는 작금의 비난과 질타는 모두 우리 탓”이라며 “이번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어려움과 고통은 프랜차이즈가 견뎌야할 성장통이라는 김 위원장의 말에는 “IMF 이후 급성장하면서 쌓아온 관행과 구태를 벗어나기 위해 알을 깨는 과정에 따른 고통”이라며 “오랜껍질을 벗어던지고 반드시 거듭나겠다”고 답했다. 

프랜차이즈산업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박 협회장은 “최근 퇴직한 중장년층 뿐 아니라 청년들까지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창업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며 “프랜차이즈 산업인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우리 경제의 구원투수로 다시 뛰겠다”고 전했다.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 우려” 

프랜차이즈 협회는 업계에서 영업 기밀로 여겨지는 원가 공개와 로열티 제도 도입 등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 협회장은 “원가 공개 등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이 자칫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근간을 흔들어버릴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로열티 제도에 대해서도 프랜차이즈 협회는 선진국과 국내 현실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박 협회장은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의 95%는 연간 매출액 200억원 미만, 65%는 10억원 미만의 영세기업”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이 로열티 문화가 정착되지 않고 대부분 기업들이 물류유통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협회 측은 공정위가 발표한 불공정행위 근절대책에 원칙적으로 수용하지만 구체적 추진 사항에 대해서는 업계와 더 세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박기영 프랜차이즈협회장이 김상조 위원장에게 면담을 공식 요청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박 협회장은 지난 19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공정위원장 면담을 요청하고 잘못된 관행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김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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