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사라진 홍준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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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사라진 홍준표, 왜?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7.31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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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외 당대표 한계·우클릭 치중한 정치적 판단미스 지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7·3 전당대회를 통해 화려하게 중앙 정계에 복귀한 이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내보이지 못하며 스포트라이트 밖으로 밀려났다 ⓒ 뉴시스 / 그래픽디자인=김승종

홍준표가 사라졌다. 7·3 전당대회를 통해 화려하게 중앙 정계에 복귀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내보이지 못하며 스포트라이트 밖으로 밀려났다. 당내에서조차 ‘리더십이 희미하다’는 비판이 제기될 정도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홍 대표의 특수한 환경과 정치적 판단미스가 합쳐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외 당대표…태생적 한계 있어

우선 홍 대표가 ‘원외 당대표’라는 점이 악재(惡材)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업무를 시작한 문재인 정부의 특성상, 정권 초기에는 국회를 중심으로 이슈가 만들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언론을 장식했던 인사(人事)문제, 정부조직 개편문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문제 등은 모두 국회가 중심이었다.

이러다 보니 원외에서 움직이는 홍 대표의 존재감이 미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한 달 동안 정우택 원내대표가 대여(對與) 투쟁을 진두지휘하며 입지를 다진 것과 달리, 원외 인사인 홍 대표는 당 의원총회에서조차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권 초기부터 원내에서 여야(與野) 대립이 격화된 까닭에, 홍 대표가 자신의 ‘강한 리더십’을 부각시킬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는 의미다.

때문에 한국당에서는 홍 대표가 내년 보궐선거에 출마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30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홍 대표가 원외에 있다 보니 혁신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 되는 것 같다”며 “당내에서는 한국당에 대한 관심도 높일 겸 (홍 대표가) 수도권에 출마해서 원내로 들어와야 하지 않느냐 하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원내 진입을 통해 ‘원외 당대표’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계속된 우클릭…시선 끌기 실패

홍 대표의 정치적 판단미스 탓이라는 시각도 있다. 당초 홍 대표는 “단칼에 환부를 도려내는 육참골단(肉斬骨斷)의 혁신이 필요하다”거나 “소위 핵심 친박들은 당의 전면에 나서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당의 전면 쇄신을 예고했다. 또 “신보수주의 이념으로 당을 새롭게 하겠다”며 당이 나아갈 방향을 재조정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하지만 당대표가 된 지 일주일 만에 홍 대표는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며 ‘우클릭’을 시작했다. 류 교수는 태극기 집회를 “언론과 국회 그리고 검찰과 특검이 유린하고 있는 대한민국 법체계를 수호하는 의병활동”이라고 정의할 만큼 극우 성향의 인물. 여기에 혁신위원들도 대부분 극우 인사들로 구성되면서 홍 대표의 혁신 의지는 당 안팎으로 의심을 샀다.

자연히 국민의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앞선 관계자는 “홍 대표가 취임 직후 국민의 관심을 끌었을 때 과감히 친박을 청산하고 당을 혁신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골든 타임’을 놓치고 나니 무슨 짓을 해도 효과가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컨벤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타이밍에 극우화를 선택함으로써, 변화를 기대했던 중도·보수층으로부터 외면 받은 것이 존재감 약화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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