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공판]"박근혜, JTBC에 '이적단체'라며 역정"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이재용 공판]"박근혜, JTBC에 '이적단체'라며 역정"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7.08.02 22: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 전 대통령, 이 부회장 간 면담에서 홍석현 회장 향해 불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한설희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2월 3차 있었던 면담에서 JTBC에 대해 ‘이적단체’라는 표현까지 쓰며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증언이 나왔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현직 삼성임원에 대한 뇌물공여 사건 50차 공판에서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대화의 마지막에서 ‘JTBC’ 얘기만 했다”며 “당시 면담 분위기는 절대 대통령에게 제가 무엇을 부탁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날 특검은 안종범 수첩에 적힌 ‘JTBC’ 메모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에 대해 ‘정부를 왜 비판하느냐’고 물었나”라고 질문했다. 이 부회장은 “그날 분위기 설명이 필요하다”며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 상황에 대해 가감없이 밝혔다. 

증언에 따르면 면담에서 박 전 대통령은 신사업 얘기를 끝낸 후 이 부회장에게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외삼촌 아니냐. 중앙일보의 자회사 뉴스 프로그램이 어떻게 그럴수가 있느냐”며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이면 그럴 수 있겠느냐”며 심지어 JTBC에 대해 ‘이적단체’라는 표현까지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중앙일보가 삼성 계열사니까 애기 좀 하라”는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계열사가 분리된 지 오래이고, 완전히 독립된 언론사인데다 저에겐 손윗분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얼굴이 붉게 달아오를 정도로 더욱 역정을 내며 “어머님이 (홍 회장의)누님이시니 어머님께 말씀 드려라”고 거듭 요구하자,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께서 건재하실 때도 말씀을 안들으셨다’는 식으로 대답을 회피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통령은 화를 삭히지 못하고 JTBC와 홍석현 회장에 대해 불만섞인 발언을 이어갔다고 한다.

이 부회장의 회고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홍 회장이) 정치에 야망이 있는 것 같은데 삼성이 줄을 대는 것이냐”면서 “중앙일보와 JTBC의 제일 큰 광고주 아니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아울러 정치인 두 명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누구랑 내 얘기를 어떻게 하고다니는지 모르느냐”, “모 국회의원이랑 무슨 논의를 하는지 내가 모르느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이 부회장은 전했다. 

증언에서 이 부회장은 “화를 더 돋굴 것 같아 할 말이 없었다”며 “대화의 끝부분을 거의 JTBC 얘기만 했다. 그런 면담 분위기에서 절대 제가 무엇을 부탁할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당시의 난처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우리(삼성)를 정치적 배후가 있는 세력처럼 말해서 도저히 안 챙길 수가 없었다”며 “홍 회장과 대통령 사이에 껴서 오해를 살까봐 굉장히 조심했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재계, 반도체, 경제단체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원칙이 곧 지름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