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당 대표 출마] 위기의 국민의당 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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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당 대표 출마] 위기의 국민의당 구할까?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7.08.03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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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安, “국민의당 존폐위기, 당을 살리겠다” vs ‘안철수 출마 반대’ 탈당도 고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슬기 기자)

▲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책임으로 대국민 사과하고, 자숙하겠다고 선언했던 만큼 당 내부에선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다.ⓒ뉴시스

안철수 전 대표가 결국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6월 리베이트 사건으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1년 2개월, 제보조작 사건에 대해 국민의당의 대선후보로서 책임을 지고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한 지 불과 23일만이다.

앞서 국민의당 안팎에선 안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의견이 찬반으로 엇갈리며 갈등이 빚어졌다. 특히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책임으로 대국민 사과하고, 자숙하겠다고 선언했던 만큼 당 내부에선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다.

지난 2일 안 전 대표가 만난 초재선 그룹과 박지원 전 대표, 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 의원 등도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3일 오전으로 예상됐던 안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이날 오후 3시가 돼서야 진행됐다.

▲ 당초 국민의당 안팎에선 오는 8월 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의견이 찬반으로 엇갈리는 등 갈등이 있었다.ⓒ뉴시스

안 전 대표가 당 대표에 출마하기로 가닥을 잡자, 오후 1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는 북적북적할 정도로 사람이 많이 보였다. 이미 이날 오전부터 안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당사 밖에서 그의 전당대회 출마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안철수는 당 대표에 출마하라’, ‘안철수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안 전 대표를 응원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의 기자회견 직전 국민의당 내 12명의 의원이 ‘출마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기자회견장은 긴장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의 출마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 간 고성이 오가면서다.

김종회, 박주현, 박준영, 유성엽, 이상돈, 이찬열, 장병완, 장정숙, 조배숙, 주승용, 황주홍, 정인화 의원은 이날 공동 명의로 낸 성명서에서 “대선 패배와 증거 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가 필요하다”며 “증거 조작 사건에 대선 지도부가 연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대선 패배의 책임이 덮어지고 정치에 복귀하는 명분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 제보조작 사건에 대해 국민의당의 대선후보로서 책임을 지고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한 지 불과 23일만이다.ⓒ시사오늘

기자회견을 하기로 예정된 오후 3시가 되자, 안철수 전 대표가 단상위에 올라섰다.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연두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안 전 대표는 수척한 모습이었다. 입술을 굳게 다문 그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안 전 대표는 강한 어조로 준비된 원고를 읽기 시작했다.

▲ 지난해 6월 리베이트 사건으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 난지 1년 2개월만이다.ⓒ시사오늘

안 전 대표는 힘 있는 목소리로 “오는 8월 27일에 치러질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코 제가 살고자 함이 아니다. 우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라며 “특히 지난 백여일 간의 괴로운 성찰의 시간은 물러나 있는 것만으로 책임질 수 있는 처지가 못 됨을 깨우쳐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전 대표는 이어 “다음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우선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며 “하지만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 다시 국민에게 다가갈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하며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 안철수 전 대표가 결국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시사오늘

그는 당 대표에 출마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당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절망과 체념이 당을 휩싸고 있다.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이라며 “국민은 그저 포퓰리즘의 대상이 되고 정쟁에 동원될 것이다. 다당제의 축은 국민의당이 살아야 유지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저 안철수, 선당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 깃발을 들었다”며 “당 혁신에 앞서 제 자신을 바꾸겠다. 절박함으로 저를 무장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당과 나라를 받들겠다. 저의 정치적 그릇을 크게 하고 같이 하는 정체세력을 두텁게 하겠다”고도 공언했다.

끝으로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은 민생정당이란 말이 법칙이 될 때가지 오로지 민생에 주력하겠다”며 “국민을 모시는 일이라면 정부여당과도 주저 않고 협력할 것이다”라며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기자회견 현장에는 국민의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와 문병호 전 최고위원이 참석해 안 전 대표의 출마선언문을 지켜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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