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7 일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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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도의 時代架橋] ´北 도발의 역사´, 그 진상과 파장
강공책과 딜레마의 북핵 해법(解法)
휴전상태 한반도…국가안보에 총력을
2017년 08월 05일 (토) 이병도 시사평론가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병도 시사평론가)

북한의 기습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심상치 않다. 한반도 8월 위기설이 불거질 정도다.

북한은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했고, 더욱이 지난 28일엔 고도가  향상된 ICBM 도발을 감행,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이 완성단계로 접어 들었음을 입증했기에 더욱 그렇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사태와 관련,  “동북아 안보 구도에 근본적 변화가 될 가능성도 있다”며 남북 군사력 불균형 해소를 위한 대 북한 대책의 변화를 분명히 했다. 이어 국방부는 북한 미사일에 대응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조기배치 논의를 미국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이 앞으로도 탄도미사일 추가 발사와 6차 핵실험 등 계속적인 '전략 도발' 가능성이 높음을 예견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일곱번째다. ‘7ㆍ6 베를린’ 선언을 내놓으며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하던 문 정부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제재ㆍ압박과 대화를 병행하려는 대북정책 기조가 큰 시험기를 맞게 됐다.

북한은 문 정부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긴 커녕, 이번 도발을 통해 남한을 북핵의 볼모로 삼아 미국과 담판지으려는 속내를 여실히 드러냈다.

북한 당국은 “조선반도(한반도) 핵 문제는 철저히 조·미(북·미) 사이에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의도는 선명하다. 핵·미사일을 손에 쥐고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담판을 짓겠다는 계산이다. 이 담판을 통해 미·북 평화협정을 끌어내고, 이 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동맹 약화로 한반도 '정치지형'을 몰고 가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달 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회담을 시작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국제정세 긴박...‘한·미·일 對 중·러’ 대립구도 재연

  이번 사태로 국제정세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일 정상은 북한의 도발직 후 직접 통화를 통해 공동 대응 방침을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화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적·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고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이에 동참할 것을 설득키로 약속했다. 북한을 비호해 온 중국에 대해선 대북 원유 공급 중단·축소와 북한 국외노동자 고용 금지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올 상반기 중국과 북한 사이 교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10.5%나 늘어난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강력한 대북한 자체대응책과 함께 중국이 북한을 좀 더 결단력있게 압박, 국제사회를 농단해 온 '도발의 술책'들을 포기토록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한반도 통일 이후까지를 계산, 북한이 아무리 미운 짓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우호적 연결고리만은 쥐고 가겠다는 복선이기에 미국과는 분명 거리가 있다.

문 대통령의 사드 잔여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지시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강한 반대 입장을 보여 ‘한·미·일 대 중·러’ 대립구도가 다시 드러난 것도 같은 흐름이다. 특히 중국 외교부는 한국의 사드발사대 임시 배치와 관련,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초치, 공식 항의까지 했다는 소식이다.

이에 반해 이미 미국 의회는 북한의 원유수입 금지 등을 골자로 한 대(對)중국 초강력 법안을 처리,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 두고 있어, 중국에 대한 제재 또한 본격화 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 의회를 통과한 러시아ㆍ이란ㆍ북한에 대한 패키지 제재 법안에 항의, 러시아 주재 미국 외교관 755명을 추방키로 하는 보복조치를 취했다. 미국은 다시 러시아 기업에 독자 금융제재를 취하려는 분위기이고, 러시아도 대미 추가 보복을 공언하고 있어, 앞으로 갈등은 더 증폭될 기류다. 

미국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모든 옵션(선택)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할 정도로 강력한 대북제재에 착수하는 모습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정보 수집부터 비밀공작, 미 국방부에 대한 무기 지원까지 다양한 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미국이 군사행동과 비밀공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나리오를 강구중에 있음을 강력 시사했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러시아 기업들에 대한 금융제재를 발동하는 방안까지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대국간 대립구도의 심화도 참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일각의 ‘美·中 빅딜론'...한국의 각성과 외교노력 철저를

한편, 이번 사태 이후 미국 조야에서 급부상 하고 있는 이른바 ‘美·中 빅딜론'도 주목치 않을 수 없다.
전직 고위 관료들의 입에서 북한 문제를 중국과 직거래하자는 주장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경우 "미국과 중국이 합의하면 북핵 해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서 이 조건에 주한미군 철수도 포함될 수 있다고 했고,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 같은 이는 북핵 동결을 위해 미·중이 아예 큰 틀의 거래를 해야 한다는 노골적 주장까지 내놓았다. 심지어 제이 레프코위츠 전 북한인권특사는 남한 주도의 통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제안까지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북한 미사일 사태가 미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만큼, 미·중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시각이 깔려 있는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한반도 분단의 비극적 시계를 해방직후로 까지 돌려놓는 듯한 양상이다. 광복의 기쁨도 잠시, 미국과 소련이 38선을 일방적으로 만들어 남북을 갈라 놓았듯, 앞으로 미국과 중국이 한국을 제외하고 일방적으로 한반도 체제를 결정짓는 상황이 오지말란 보장도 없어 보인다. 바꿔말해, 강대국들이 한국의 진실된 뜻과 상관없이 이른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란 우려다. 자칫 한국의 미래와 한국인의 안위를 결정짓는 일에 한국이 설자리를 잃는, 이른바 절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코리아 패싱’의 대두 가능성이다. 당연히 '미·중 빅딜론'은 불식돼야만 할 일이다. 이를 위한 정부의 새로운 각성과 철저한 외교 노력이 요구된다.

北 불굴의 표리부동 타성 여전

그럼에도, 북한정권은 제 갈 길을 계속 가겠다는 태도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핵미사일은) 그 무엇으로도 되돌려 세울 수 없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전략자산”이라며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또 6차 핵실험을 비롯해 전력 고도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한마디로, 북한의 자세에 반성과 변화의 기미는 전혀 없다. 이는 바로 지난 날 '도발의 역사'가 증거하는 것이기도 하다.

북한이 일으켰던 6·25는 한반도 역사상  최악의  전쟁이었다.  동족상잔의 최대 비극으로 그 상처와 아픔의 포성이 멈춘지 반세기 이상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우리는 북한 핵문제로 전쟁 가능성에 휘말려 들 정도로 안보 위험에 노출돼 있다.

6·25 당시 북한은 중·소 두 강대국의 지원하에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반면, 남한은 군사력의 열세에 정치 사회적으로도 혼란에 빠져 있었다. 북한이 오판할 만한 시대상황이었다.

그러나 정전후 남한의 상황은 크게 달라져 갔다. 한국의 경제적 번영, 그리고 민주화가 세계적 평판을 얻을 정도로 발전됐다. 국가 안보면에서 한·미간 방위협력도 계속 튼튼히 유지해 북한이 오판할 만한 여건은 결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북한정권의 대남적화 야욕은 변함이 없었다. '무력침투'의 본질은 여전했다.

땅굴도 그렇다. 북한의 땅굴이 처음 드러난 것은 지난 1974년 11월께였다. 그후 78년까지 2개가 추가, 북한 무력혁명의 불변의지가 폭로되고, 평화선전의 위선이 드러나고 만 것이다.

당시 북한은 겉으로는 남북대화의 선전공세를 펼치는 등 평화를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의 기회를 포착하려 온갖 '음성적 수단'을 동원하고 있었다. 이것을 '땅굴'은 상징했다.
그 후에도, 북한은 줄기차게 평화공세를 벌이면서 남한의 팀ㆍ스피리트 훈련 등을 긴장완화의 장애요인으로  사사건건 공격하고 나서는 표리부동의 모습을 지속해 왔다.

9번째 핵무장국...이율배반 核무기 개발 강행

따라서, 지금도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어느 누구도 북한을 믿을 수 없게 됐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추진 역시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80년대 초, 미 첩보위성이 영변의 대규모 원자력발전소 건설현장을 포착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혹은 국제적 이슈로 첫 등장했다. 그 후 핵폭발 시험 용지와 핵연료 재처리 공장으로 보이는 시설이 확인됨에 따라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분명한 사실로 드러났다.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정책적 이율배반도 공존했다. 지난 85년 핵비확산조약(NPT)에 가입했으면서도, 18개월내 의무적으로 실행하기로 되어 있는 IAEA와의 협정을 거부했다.

표면적으로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핵무장을 서두른 데는 한계상황에 처한 북한사정 때문으로 진단된다. 세계적 개방화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폐쇄정책의 내부적 체제유지 고민, 정치 경제 외교면에서 남한에 크게 낙후돼 버린 무력감이 핵무장이란 극약요법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므로 북한의 핵미사일 '드라이브'는 국제사회의 어떤 압력과 대응수단 동원에도, 결코 중지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들이다.

만약, 핵탄두가 탑재된 북한의 최근 ICBM이 실전 배치된다면 남북한 전력은 치명적으로 기울어질 수 밖에 없다. 핵무기와 ICBM을 가진 북한이 대한민국의 모든 군사력을 의미 없게 만들 수 있다.

미국 본토 상당 부분까지 사정권에 들어감은 물론, 5차례 핵실험으로 핵탄두 소형화를 어느 정도 이룬 북한이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완성할 경우, 그야말로 한반도 안보 지형을 송두리째 바꿀 군사력을 확보케 될 것이란 진단들이다.

즉, 대한민국이 김정은의 힘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셈이다. '핵은 핵으로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은 국제 정치의 진실이다. 그렇지만, 지난 91년 미국은 한국에 배치했던 전술 핵무기를 전면 철수했고, 이듬해 남한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남북 공동 선언'에 합의했다. 지난 25년간 남한 정부가 이 합의를 지키는 동안, 북한은 5차례나 핵실험을 하며 사실상 '9번 째 핵무장국'이 되는, 부정할 수 없는 위협적 결과를 내놓았다.

   
▲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달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긴급 현안보고에 참석해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이 제시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北체제 생존위기 유도 대응책 서둘러야

정치권 등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전술핵 배치 요구가  다시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정권의 속성에 비춰,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이 보다 확고하게 이뤄질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논거다.

종국적으로, 북한으로 하여금 핵·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으면 체제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자각토록 해야만 문제가 풀려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의 미국 전술 핵무기 재도입 후 유럽처럼 한·미가 공동 운영하게 된다면 남북 간 무너진 '전력 균형'도 회복 가능할 것이며,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북에 의해 사문화됐다는 사실을 한·미가 정치적으로 공개 합의하는 일도 국제적으로 중요한 대목이 될 것이란 지적들이다.

이와 함께, 재래식 군사력의 대북 우위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육상, 공중, 바다에서 북한의 지휘부 등 전략 목표 1000개 이상을 일시에 파괴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것은 한국이 국방 예산을 대북 비대칭 전력을 구축하는 데 총력 투입해야 할 싯점임을 의미한다.
국가예산은 한정되어 있지만, 국가안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순위를 정해 바르게 사용하는 것은 국가운영의 필수다. 문 정부가 '베를린 구상' 등을 통해 천명해 온 그간의 대북 정책 기조를 바꿀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그러면서도 결국에는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만들어 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요지부동의 북한과 강대국간의 이해관계로 해법상 뚜렷한 비책이 없는 난제란 성격이 그 딜레마다.

한국은 53년 정전협정 후 아직도 전쟁을 중단하고있는 휴전 국가 상태다. 오늘의 한국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유산은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가? 외부 위협으로부터 국가 사회가 언제나 안전하게 삶과 평화를 유지해 갈 수 있도록 하는, 튼튼한 안보환경의 구축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할 것이다. '북한 도발의 역사'에 더 이상 휘둘려서는 안된다.

그런 면에서, 일부 사드 반대 단체와 국민들도 대량살상무기로부터 소중한 인명을 보호하는 장기과제야말로, 그 무엇보다 참된 '진보'가 될 것이란 국가적 충정을 제대로 인식, 당면한 북핵 방어체제 구축에 모두 협력해야 할 시기다.

   
 

이병도는…

1952년 경남 진양에서 출생했고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후 1981년 연합뉴스로 자리를 옮겨 정치부 야당출입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저서로는 , <6공해제>, <97년 대선 최후의 승자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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