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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는 민주당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가로챘다˝
<노병구의 가짜보수비판(15)>조갑제를 비판한다②
2017년 08월 06일 (일) 노병구 전 민주동지회장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노병구 전 민주동지회장)

김영삼과 박정희의 싸움은 애초에 두 사람의 룰이 달랐다. 김영삼은 민주적 절차를 따라 합리적·합법적으로 맨손으로 대항했지만, 박정희는 시작부터 무법·불법·탈법·부조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무력(武力)을 앞세워 나라의 주인인 국민에게 총·칼로 겁을 주고, 불법으로 조성한 돈, 즉 대통령의 통치자금(統治資金)을 마구 뿌려 공작정치를 했지만 김영삼의 민주적 저항에 패배했다. 18년, 아니 32년간의 지루한 싸움은 김영삼의 승리로 끝난 것이다. 그렇게 한국은 군사독재정권을 맨손으로 물리치고, 민주화에 성공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

조갑제가 만들고 있는 박정희 경제에 대한 환상

조갑제는 이와 같은 정치적 오판 외에 경제적으로도 대단한 오산을 하고 있는데, "박정희가 없었으면 우리는 보리고개는 영영 못 넘고, 경제 발전은 셍각도 못하고, 가난한 후진국으로 남아 있었을것"이라고 가정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하루 두끼도 겨우 먹을 수준과 주제밖에 못되는 국민인데, 박정희가 나와서 한끼를 더 먹여 세끼를 먹게 해주었다고 거짓말을 잘도 늘어 놓는다. 거짓말이 아니라면 더욱 우울한 자학적인 인식이 아닐 수 없다. 세계 2차 대전후 독립한 나라 중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하면서, 그것은 박정희의 지도력 덕분이라고 말한다. 사실과 자신의 망상을 교묘하게 섞은 궤변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경제 발전은 민주당 정권의 주요한, 김영선, 등 경제관계 장관들과 이병철과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재계의 모임체인 경제협의회가 합심하여 만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이룩한 것이다. 경제제일주의와 수출제일주의를 표방한 이 민주당 정권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빼앗아 가로챈 것이 박정희다. 경제 건설이 곧 시행 단계에 들어갈 찰나 5·16 쿠데타를 일으켜 오히려 이를 늦춘 것이 박정희다. 경제의 프로들 대신 경제에 '경'자도 모르는 군인들이 난입, 권력을 잡으면서 문제가 벌어졌다.

박정희가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더라면, 혹은 민주당과 이병철 등 재계의 전문가들이 합심하여 만든 계획대로만 하도록 협조를 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협조는 고사하고 이들을 가만히만 두었더라도 우리 나라의 경제는 박정희 시대에 이룩한 성장보다 적어도 7~8년, 최대 10년은 앞당겨진 발전상을 맞이했을 것이다.

거기다가 박정희는 화폐개혁까지 실패하면서 국민경제를 더욱 엉망으로 만들었다. 박정희는 1962년 6월 10일, 미국조차 반대하는 화폐개혁을 전격 단행하여 가뜩이나 어려워져 가던 민생고를 더욱 가중시켰다. 조갑제가 박정희 경제건설의 모범이라고 치켜 세우는 새마을운동도, 쿠데타 때는 생각조차 못하다가, 정치도 경제도 제대로 되는것이 없어 국민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던 1970년에야 시작한 것이다. 집권 10년이나 지나서 빈곤에 허덕이는 농어촌 문제를 위해 막다른 곳에서 던진 승부수였다. 직접겪어본 나는 말할 수 있다. 그 10년간의 민생은 시쳇말로 '말이 아니게 어려운' 수준이었다.박정희가 내걸었던 경제건설, 조갑제가 말하는 경제건설의 실상은 이런 것이다.

물론 18년의 장기 집권기간에 이룩한 경제 기반이 우리나라의 지금의 경제 발전에 어느정도의 기반이 된것을 부인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박정희가 무력으로 무너트린 민주당 정권뿐 아니라, 헌정파괴나 헌정중단 없이 합법적으로 국민 총의에 의한 정권이 이어져 왔었어도 그 정도의 성과는 이루고도 남았으리라는 생각도 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박정희처럼 무리수가 아니라 순리로도 해 낼수 있었다.

이는 가정인지라 사람들의 생각이 갈릴 수는 있으나, 조갑제처럼 '그 성과를 박정희가 없었으면 안됐다'내지는 '두 끼 밖에 못먹을 주제의 국민들을 박정희가 구해줬다''박정희만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따위의 주장을 진리인 것처럼 말해선 안되는 것이다. '5·16이라는 군사반란이 없었으면 보리고개는 지금까지도 계속 되었을 것'이라는 것 처럼 박정희나 그가 일으킨 군사쿠테타를 미화하고 과장해서는 안된다. 보릿고개를 없애고 경제부흥을 일으킨 박정희가 역대 대통령중에 가장 훌룽한 대통령이라고 말하면서 동상도 세우고 김포공항을 박정희공항으로 만들자고 열변을 토하는 조갑제는 어지간히 배가 고팠나보다.

지금까지도 상처를 남긴 박정희의 실책외교

외교적으로는 어떤가? 박정희는 쿠테타로 성사 단계에 있던 한일회담(韓日會談)을 망쳐 놓았다. 민주당이 집권 하면서 바로 시작한 이 회담은 거의 성사 단계에 들어가, 일제 강점기때의 제반문제와 청구권자금 문제도 타결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이는 5·16으로 그야말로 '다 된 밥에 재가 뿌려지며' 4년이나 지난 1965년에야 한일회담은 열린다. 그것도 민주당 정권이 추진하던 것보다 훨씬 못 미치는 내용으로, 36년 동안 각종 명목으로 온 민족이 착취 당한 대가를 청구권이란 이름으로 무상 3억불, 정부차관 2억불, 민간차관 1억불로 타결지어버렸다."배상책임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타결 되었다"고 협정문 조항에까지 써 넣는 한심한 짓을 저지른다. 부당한 군부 정권에서 소비되는 소요자금을 만들기 위해서, 국제적인 이면, 체면을 다 내던진 셈이다. 오늘날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위안부문제, 독도문제, 사할린 동포의 귀환, 원폭 피해자 등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 잘 진행돼 가던 대외차관 도입과 잘 진행되던 외국인 투자계회까지 물거품으로 만들어 놓았다.

한일회담을 성사 시킨 후 미국 워싱턴에 온 김종필은 현지 교포들이 모인 자리에서 독도문제에 대하여 일본측 대표들에게 "독도는 무인도인데 다이나마이트로 폭파하면 양 편에 말썽이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종필은 '이승만 라인'이라고 불리던 이승만의 평화선을 양보하고 없애면서 한일회담을 성사시킨 것을 무용담처럼 자랑했다. 당시 워싱턴에 머물고 있던 소석 이철승조차 '이런 한심한 사람들이 있나!'라고 말하고, 눈앞이 캄캄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조갑제 제일의 괴변은 '박정희의 민주화'

경제와 외교에 걸친 조갑제의 주장도 어이없지만, 그래도 지금까지는 이러니 저러니 해도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 이견(異見)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궤변조차도 아닌, 조갑제가 말한 제일의 괴변(怪辯)은 바로 박정희가 민주화에 공헌했다는 이야기다. 조갑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5·16 혁명과 유신선포는 당시의 헌법질서를 파괴한 쿠테타 였음이 분명하나, 헌법적 정당성과 역사적 정당성 중에서 역사적 정당성을 확보했다. 그리고 박정희는 두 번의 헌정중단을 통하여 만들어진 새 헌법을 제정, 투표를 통하여, 새 헌법에 의하여 대통령으로 당선 되었다"

5·16 혁명이라는 단어부터 기가 턱 막혔다. 이어 조갑제는 박정희가 5·16과 유신을 통하여 확보한 국가권력을 생산적으로 운영, 국가제도 확립에 성공 하였다고 설파했다. 이상이 조갑제의 박정희의 무법·불법 위법행위에 대한 철학적 해명과 옹호다. 나로 하여금 부족한 필력 이나마 결국 비판을 시작하게 한 결정적인 대목이다. 가짜 보수란, 바로 이런 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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