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탈(脫)호남 선언’은 ‘오해'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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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탈(脫)호남 선언’은 ‘오해' 일까?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7.08.10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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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호남’ 적극대응 안철수, 호남민심 잡기 총력…'호남’은 국민의당의 ‘모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슬기 기자)

▲ 안철수 전 대표가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뉴시스/그래픽디자인=김승종

안철수 전 대표가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 안 전 대표의 ‘극중(極中)주의’ 선언이 ‘탈(脫)호남’을 의미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진화하기 위해서다.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국민의당 전당대회가 당원을 중심으로 치러지는 만큼 안 전 대표 역시 최대 표밭인 ‘호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놓고 호남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과는 괴리된 행보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에 대한 취업특혜 의혹 제보조작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당권 도전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특히 안 전 대표가 지난 3일 발표한 당대표 출마 선언문으로 호남 민심은 더욱 싸늘해졌다. 당권도전이 ‘성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이른바 ‘극중주의’까지 내세웠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좌우 이념에 경도되지 않고, ‘중도’에 극도의 신념을 갖고 행동으로 옮기는 ‘극중(極中)주의’의 중심에 국민의당이 있다. 함께하는 정치세력을 두텁게 하겠다”며 ‘극중주의’를 선언했다.

그의 발언을 두고 안 전 대표가 당권을 잡을 경우 탈(脫)호남 행보를 추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호남 민심은 들끓었다. 국민의당이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중도개혁’ 성향의 정당에서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정당이 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다. 독자노선을 우선시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향후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까지 확대되면서 호남의 반감은 더욱 높아졌다. 일각에선 지난해 4·13 총선에서 안철수의 새 정치를 믿고 국민의당에 지지를 보낸 호남에 대한 배신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 安, "'탈 호남' 프레임'은 오해… 분열 원하는 사람의 책동" 

‘탈 호남’ 논란이 커지자 안 전 대표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호남은 국민의당 당원 24만 명 중 12만 명이 몰려 있는 최대 표밭이자, 지지기반으로 평가된다. 안 전 대표 역시 당 대표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국민의당 최대 지역기반인 호남 표심확보가 필수조건이다.

지난 5·9 대통령 선거 때도 호남은 안 전 대표에게 적지 않은 지지를 보냈다. 당시 광주는 문재인 후보에게 61.14%, 안철수 후보에게 30.08%를 투표했다. 전남은 문 후보에게 59.87%, 안 후보에게 30.68%로 절반이상의 지지를 나타냈다. ‘호남’이라는 지역이 가진 비중과 상징성이 당과 안 전 대표 모두에게 적지 않다는 의미다.

또한 당권 경쟁자인 천정배·정동영 의원이 호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만큼, 안 전 대표 입장에서 호남 민심 확보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이 '탈호남'을 하려 한다는 비판에 대해 “분열을 원하는 사람의 책동”이라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저녁 영등포의 한 영화관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후 기자들과 만나 "그것이야말로 왜곡"이라며 “우리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 때 호남에서 세워줬다. 든든한 바탕을 근간으로 전국으로 뻗어나가라, 전국 정당이 되라는 그 뜻을 실어준 것이다. 전 그 숙제를 받들고 염원을 실현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10일 우리 당원들을 뵈러 광주에 간다. 그래서 후보 등록을 하고 가장 먼저 광주를 찾게 된다"며 "지난 5·18 기념식에 참석하고 석 달 조금 못 돼 재방문한다. 그곳에서 많은 당원들 시민들을 만나 제 생각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도 “호남은 우리 국민의당의 모태”라며 “전당대회에서 호남과 비호남을 구분하려는 시도는 당 분열 의도가 아닌가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10일 <시사오늘>과 통화한 호남 지역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전 대표 당대표 출마를 놓고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제보조작 사건에 안 전 대표가 연루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오자마자 당권 도전을 한 것처럼 보여지기 때문”이라며 “특히 당대표에 함께 출마한 정동영, 천정배 의원을 향한 호남의 지지도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특히 안 전 대표가 중도를 강조한 출마 선언문으로 인해 당원 숫자도 많고 조직기반도 탄탄한 호남에선 조금 거부감이 있는 상황이다”라며 “차라리 당 대표에 출마하며 본인이 직접 나서는 것이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을 도와줬다면 안 전 대표의 정계복귀가 더욱 모양새가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아쉬움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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