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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주년 광복절②]대기업의 얼굴…미르·K재단에 ‘펑펑’ 위안부 할머니는 ‘외면’
역사의식으로 똘똘 뭉친 자랑스런 기업 vs. 역사도 모르는 부끄러운 대기업
2017년 08월 15일 (화) 김인수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평화의 소녀상(왼쪽) 그리고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 ⓒ다음백과사전, 나눔의 집

꽃다운 청춘 잃어버린 여리디 여린 소녀들의 아픔

2017년 8월 15일은 제72주년 광복절입니다.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 우리 선열들이 목숨을 걸고 싸워 이뤘습니다. 대한민국은 이같은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깃들어져 있는, 그런 나라입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였던 故 김학순 할머니는 지난 1991년 8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자신이 일본군 성노예 피해지였음을 고백하며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가 저지른 만행이 만천하에 드러나 우리 국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당시 고 김학순 할머니는 “우리가 강요에 못 이겨 했던 그 일을 역사에 남겨두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고 김학순 할머니의 고백이 알져진 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위해 국민들의 성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조각가인 김운성·김서경 부부는 전쟁의 아픔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고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의뢰로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했죠.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12월 14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000차 수요집회 때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건너편에 처음으로 세워졌습니다.

이후 영화계에서는 3·1절에 맞춰 전쟁에 의해 꽃다운 청춘의 시간을 잃어버린 소녀들의 고통과 아픔을 담은 <귀향>과 <눈길>을 스크린에 담아냈습니다. 동아시아 지역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어폴로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1992년 1월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를 매주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일제에 의해 성적희생을 강요당했던 생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모여살고 있는 삶의 터전인 ‘나눔의 집’도 사회 각계의 모금으로 1992년 10월 개소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성금과 후원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나눔의 집 게시판에 올라온 후원자 명단을 보면 초등학생부터 일반 직장인, 정치인 및 정부관계자, 기업체, 외국인 등 다양합니다. 심지어는 일본인 이름까지 등장합니다.

일부 기업체에서는 나눔의 집,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협약식을 맺고 매년 꾸준히 후원과 후원물품 그리고 봉사활동까지 전개하고 있더군요.

역사의식 가진 한국야쿠르트·이솔화장품·마리몬드…‘자랑스럽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한국야쿠르트, 알리안츠 생명(현 ABL 생명), 위비스, 이솔화장품, 마리몬드 등 5곳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야쿠르트의 경우에는 지난 2014년 10월 10일 나눔의 집과 협약식을 맺은 이후 후원금과 후원물품을 물론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매일 찾아와 돌봄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본사에서의 노력이 직원들로까지 번져 직원 자체 봉사단체인 ‘사랑의 손길펴기회’도 비정기적이지만 나눔의 집을 방문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나들이와 나눔의 집 청소 등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14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매년 후원금 내고 정기적으로 봉사활동하고 유제품도 배달해주고 있다”면서 “한국야쿠르트가 추구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인 홀몸노인 돌봄활동의 범주로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솔화장품도 2012년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건립 때부터 정대협과 함께 매월 이벤트를 열과, 이를 통한 수익금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후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화장품 용기 디자인 공모전 당선자 이름으로 정의기억재단에 후원하고, 해당 화장품 판매 수익금도 해와 평화비 건립에 지원하고 있답니다.

2015년 3월에는 부산의 위안부역사관이 월세 및 운영자금으로 폐관될 위기에 처하자, 이벤트 및 세일을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1년 동안 월세 130만 원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솔화장품은 이같은 일을 홈페이지에 공개도 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이용해 장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디자인업체 마리몬드도 2012년 10월부터 꾸준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정대협과 정의기억재단에 수익의 50% 이상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마리몬드는 배우 박보검이 이 회사 옷을 이보 방송에 출연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윤홍조 마리몬드 대표가 나눔의 집과 인원을 맺은 것은 대학시절 NGO활동을 하면서부터입니다. 윤 대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피해자로만 비춰지는 게 안타까워 인권운동가로서의 모습을 조명하고 싶어 졸업 후에 마리몬드를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상조회사 태양상조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마지막 가는 길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2011년 정대협과 인연을 맺은 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장례를 무료로 지원해 주고 있다고 하네요.

알리안츠 생명(현 ABL 생명)와 위비스도 꾸준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나눔의 집에 후원금을 후원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러쉬코리아, 라라베시 등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고사리 손부터 심지어 일본인까지…그러나 내로라하는 대기업은?

그런데 말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 관련 명단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제1의 기업인 삼성과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기업을 비롯해, GS, 포스코, KT, 한화, 신세계, LS, CJ, 두산, 대림, 신세계, 금호, 부영 등.

이들 기업명단만 보면 대충 눈치 채셨나요? 바로 최순실 재단으로 알려진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기업들입니다.

아~ 이중에는 아모레퍼시픽이 빠졌네요. 그런데 아모레퍼시픽은 마몽드 브랜드로 앞서 언급한 마리몬드와 콜라보를 통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해 일조한 바가 있습니다.

그럼 이들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기금을 살펴볼까요.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삼성은 204억원, 현대차 128억원, SK 111억원, LG 78억원, 포스코 49억원, 롯데 45억원, GS 42억원, 한화 25억원, KT 18억원, CJ 13억원, 두산 11억원, E1 10억원, 대한항공 10억원, 금호 7억원, 대림 6억원, LS 6억원, 신세계 5억원, 부영 3억원, 아모레퍼시픽 3억원 등입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겉으로 드러난 출연금만 총 774억원에 이릅니다.

고사리 손에서 시작한 1만원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해 일반인과 중소기업들 그리고 외국인들이 후원한 금액은 얼마일까요?

정확히 드러난 것은 없지만 알려진 바로는 지난 2015년 정대협에만 들어온 후원금은 5억원 남짓입니다.

774억원 vs. 5억원.

대기업들이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 관련 재단에는 펑펑 쓰면서 정작 우리의 뼈아픈 역사를 제대로 알리고 곧바로 세우기 위한 곳에는 나몰라라 입니다. 미력이나마 콜라보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 돕기에 나선 아모레퍼시픽을 제외하면 ‘0’입니다.

화가 치밀지 않나요. 이들 대기업들은 왜 가슴 아픈 역사에 등을 돌렸을까요? 일일이 나열하기는 어렵지만, 이들 기업 중 몇몇은 일제강점기에 친일성향을 띄면서 부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혹시 이 중에는 일본군 위안부를 선동질 했을 기업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가슴 시린 역사에 등을 돌렸을까요? 심지어는 자기네들의 잘못된 역사에 사죄하는 마음으로 일본인들마저 후원하고 있는데….

대기업 관계자 몇몇은 본지와 통화에서 “광복절 관련 특별히 준비한 사회공헌활동이나 행사는 없다”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냐, 혹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활동도 없냐고 재차 묻자 “그렇게 알고 있다”고 전하더군요.

참으로 화가 났습니다. 별 고민도 않는 말투였습니다. 요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에 각종 대기업 오너들 관련 사건이 하도 많이 터지고 있다보니 오너들 밖에 안중에 없는 듯이 느껴지더군요.

역사의식도 없는 대기업…‘부끄럽다’

역사의식도 없는 이런 대기업이 우리나라 기업체라는 게 참으로 부끄럽네요.

단재 신채호 선생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도 모르는 기업의 미래…. 알만합니다.

지난 7월 23일 오전 8시 4분 김군자 할머니가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91세였습니다. 김군자 할머니의 생전 소원은 일본 정부로부터 공식 사과와 정당한 배상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배상을 받으면 사회에 기부할 계획이었고요.

김군자 할머니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238명 중 현재 생존자는 37명으로 줄었습니다.

당시에 대부분이 10대 였던 그 여리디 여린 소녀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고백을 했을 때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할머니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세요.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진실입니다.

나눔의 집 홈페이지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의 글귀가 자꾸 되새겨지네요.

“우리의 가장 큰 두려움은 당시 우리의 아픈 역사가 잊혀지는 것이다.” 

김인수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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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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