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 진실은?
[취재일기]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 진실은?
  • 김병묵 기자 윤슬기 기자
  • 승인 2017.08.18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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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천재의 '안철수 죽이기' 추측론일자
´큰 그림´그린 강철수의 전략적 반격론, 주목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윤슬기 기자)

▲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 상임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왔다. 엄밀히는 국민의당 내에서 나온 ‘차출론(差出論)’이다. 그러나 여기에 안 대표 측이 특별한 거부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서, 순식간에 불이 지펴졌다. 이는 안 대표 측의 전략일까, 아니면 당권 경쟁자들의 공격일까.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지방선거에 돌입했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효율적인 일은 뭐든 하겠다.”
-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 상임대표, 14일 TV 토론에서

13일 당 대표에 출마한 천정배 후보가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 상임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설을 들고 나오자, 이에 대한 대답이었다. 엄밀히는 국민의당 내에서 나온 ‘차출론(差出論)’이다. 그러나 여기에 안 대표 측이 특별한 거부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서, 순식간에 불이 지펴졌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4일 TV 토론회에서 “진용(陣容)이 갖춰진 다음에 지방선거에 돌입했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효율적인 일은 뭐든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다음 지방선거 출마 수용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읽혔다. 연이어 ‘서울시장’ 도전설이 부상했다.

목포 천재의 공격과 강철수의 받아치기

천정배 후보가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을 흘리자, 당 안팎에선 "목포 천재의 대반격", "안철수 공식 사장(死藏)설" 등이 흘러나왔다.

천 후보가 공식적으로 출마설을 제기하기 전까지는 안 전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정치부 기자들을 비롯해, 다수의 언론이 뽑아둔 후보군 어디에도 안 전 대표의 이름은 없었다. 국민의당의 서울시장 후보로는 이제 유일하게 서울에 지역구를 둔 김성식 의원이 거론될 뿐이었다. 지난 11일 기자가 만난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안 전 대표가)내년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제로(0) 아니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나 대선 후보로 본선에 나섰던 인물이 지방선거에 나서는 것은 한국 정치사상 거의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다. 시쳇말로 ‘하향 지원’이라고 불리며, 암묵적으로 대권을 포기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지자체장에서 대권 후보를 도전할 수는 있어도, 그 반대는 어렵다는 논리다. 취재 중 만난 대부분의 정계 인사들은 입을 모아 “대선 후보였던 사람이 시장에 나가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없는 서울시장 출마설을 흘려 안철수를 공식적으로 정치판에서 내몰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랜 정치경험을 가진 목포천재(천정배 별칭)의 머릿 구상이라며 일격에 국민의당이 안철수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당직자들이 한마디씩 내놓았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선을 확실히 긋지 않았다. 일종의 전략론이다. 그러자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안철수의 정치셈법이 놀랍다고 극찬에 가까운 얘기들을 쏟아냈다.

"목포 천재의 반격에 재반격에 가까운 대답을 한거지." 10년 차 당 출입 기자의 말이었다.

이 말 속의 숨은 의미는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설은 당내 ‘반(反) 안철수계’의 공격이라는 의미다. 안 전 대표의 복합적인 상황을 감안해, 어느 쪽도 선택하기 힘든 선택지를 내밀었다는 해석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일각에선 안 전 대표를 사지(死地)로 밀어 넣는 것이라는 추측마저 나온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새 정부 이후 첫 대형 선거라 야권에 불리한 구도가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 전제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안철수든, 유승민이든 다음 서울시장 선거는 엄청난 고전(苦戰)이 될 것”이라며 “승산도 상대적으로 낮은데, 패해도 잃는 것만 있고 얻는 것은 없는 행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야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이런 걸 체스 용어로 악수강요(惡手强要)라고 한다. 안 전 대표가 무슨 수를 두어도 악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나가자니 정치적 중량감이 줄어들 것이 빤하다. 승리한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다고 안 나가겠다고 하기엔 난처한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큰 그림' 그린 안철수표 전략의 일환인가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전략으로 대응했다.

우선 분열과 대선 패배의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민의당 당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총선에서 예상 밖의 선전으로 기세가 한껏 올랐던 국민의당은, 대선서 3위라는 기대이하의 참패와 제보조작의혹을 겪으며 최악의 위기를 맞은 상태다. 당연하게도 내년 지방선거 전망은 어두웠다.

안 전 대표가 만약 지방선거에 나서 준다면 분위기는 반전된다. 앞서 언급한 정치적 관례에 비춰 볼 때, 대권을 포기하더라도 당을 살리겠다는 의지로 비춰질 수 있다. 여세를 몰아 전당대회에서 압승하고, 당을 장악하면 오히려 당에서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말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또한 안 전 대표의 출마는 나름의 당위성을 지닌다. 지난 2011년 가장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였던 안 전 대표다. 그 때 후보직을 양보한 이가 3선 도전이 유력시되는 현 박원순 시장이다. 박 시장을 압박하기에도, 국민의당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는 점에서도 안 전 대표의 시장 출마는 근거가 있다.

심지어 일각에선 실제로 지방선거서 이기기만 한다면 서울시장직을 지내며 행정 경험을 쌓는 것도 안 전 대표의 정치행보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안철수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1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아직 나이도 젊은 편(1962년생)이고 하니 잠시 몸을 낮추는 것이 오히려 멀리 가는 길일 수도 있다”면서 “의정경험도 있으니, 행정경험까지 갖추면 좀 더 완성도 높은 대권주자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직 안 전 대표는 확답을 피함으로서, 만약의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

국민의당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지난 16일 “안 전 대표가 여지를 남긴 것은 그만큼 자신이 절실하게 당 대표선거에 임하고 있다는 의미일 뿐”이라며 “당장 선거에 나서겠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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