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컨버전스 마케팅' 바람 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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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컨버전스 마케팅' 바람 불어
  • 이해인 기자
  • 승인 2010.10.25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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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된장’ 시사회에서 된장 음식 부페 파티, 해찬들 제작지원
과자 업계 QR코드 도입, 커피전문점 자동차업체와 공동마케팅
식품 장류 용기에 자동차 디자이너 초빙해 용기 디자인도
'된장'이 영화 주제에 전면 등장했다.
 
된장찌개를 먹다가 체포된 사형수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된장’(감독 이서군, 출연 이요원 류승룡)에서다. 최근 열린 영화 시사회에서는 된장 음식을 주제로 한 파티도 함께 열렸다.

이 파티에 초대된 주부 블로거들은 영화를 본 후 출연배우들과 함께 된장연어구이, 된장쌈밥, 된장샐러드 등 다양한 된장 음식을 즐겼다. 참석자들은 파티에서 와인 대신 된장국을 들어 건배를 했다는 후문이다. 이쯤되면 영화가 메인인지 된장이 메인인지 헷갈린다.
 
이종산업간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마켓을 찾으려는 ‘컨버전스(convergence)’ 마케팅이 주목 받고 있다. 이종산업간의 융  복합을 통해 소비자 니즈를 이끌어내고 새로운 소비를 창출해 고객의 로열티를 일궈내기 때문이다.

나이키와 아이폰으로 유명한 미국의 애플이 결합해 자신의 운동량을 아이팟으로 체크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한 운동화를 제작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특히 '컨버전스'마케팅은 TV, 인터넷, 모바일을 넘나 들며 호기심을 쫓고 다양한 니즈를 추구하는 복잡한 현대 시대의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마케팅 트렌드다.

식품업계에서도 컨버전스 마케팅이 두드러지고 있다.

된장 6년 연속 1위 브랜드 CJ제일제당 해찬들은 영화 된장을 제작지원 했다. 된장이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는 영화이니만큼 영화 관객을 해찬들 된장의 로열티 높은 관객으로 연계시키기 쉽다는 판단에서다.

해찬들 마케팅팀의 김국화 과장은 “영화 속에서 스토리상으로나 비주얼 적으로 된장의 재료, 제조과정과 숙성방법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이루어지고 된장의 ‘극한의 맛’이 영화 전개의 중요한 키포인트로 작용한다”며 “일반 소비자 대상 프로모션보다 더 효과적인 브랜드 로열티를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제작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신출귀몰한 사형수가 포위망을 귀신같이 피해나가다가 어이없게 된장찌개를 먹다가 체포되고, 죽기 전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 그 된장으로 만든 된장찌개를 꼽으면서 된장의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항아리에서 숙성되고 있는 된장, 부엌에서 끓고 있는 된장찌개, 메주를 말리고 발효시키는 온돌방 등 된장 맛의 중요한 포인트들이 하나 하나 보여진다. 해찬들은 CJ제일제당 통합브랜드 사이트 CJ온마트(www.cjonmart.co.kr)를 통해 퀴즈 정답자에게 영화 된장 티켓을 보내주는 이벤트도 열 계획이다.

영화와 식품의 만남을 넘어 IT와 식품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QR코드(Quick Response Code) 도입이 대표적이다.

QR코드란 격자 무늬 모양의 2차원 바코드로, 기존의 바코드가 가진 용량의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제품에 새겨진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비추면 해당 제품의 설명과 동영상, 인터넷 주소, 지도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식품, 외식업계에서 QR코드를 도입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웅진식품은 모든 서울시내 버스 정류장과 버스 앞면에 자사의 QR코드를 붙였다. 버스를 기다리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웅진식품의 정보와 CF에 관련된 이미지를 볼 수 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최근 과자 포장지에 QR코드를 도입, 올해 말까지 홈런볼, 쵸코하임 등 32개 브랜드 79가지 제품 포장지 겉면에 QR코드를 인쇄할 계획이다.

하이트맥주도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 ‘드라이피니시d’에 QR코드를 첨부해 판매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비추면 맥주 잘 마시는 법, 브랜드스토리와 동영상, 마케팅 담당자들의 제품 설명을 볼 수 있다. 

커피전문전과 자동차업계 역시 컨버전스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카페베네는 최근 갤러리아 등 지점 세곳 매장 외부를 자동차 이미지로 꾸미고 커피 메뉴도 ‘포르테 아메리카노’ ‘쿱 블루베리라떼’ ‘해치 카푸치노’ 등 자동차와 연계한 이름으로 바꿨다.
 
기아자동차가 포르테GDI 3종을 출시하면서 카페베네와 제휴를 맺고 공동 마케팅을 펼친 것. 엔진사양 등 자동차 자체에 대한 복잡한 설명보다 감성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2~30대 여성층을 공략하기 위한 컨버전스 마케팅이다.

이 외에도 베이커리 전문점과 브런치 카페를 결합시킨 파리바게트 카페형 매장, 비빔밥을 간편하게 테이크아웃 할 수 있는 CJ푸드빌의 '비비고'등도 기존 형태의 업종에서 컨버전스를 통해 새 영역을 넓히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신제품을 내놓을 때도 정형화된 카테고리를 벗어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가 많다. 참치로 유명한 동원F&B는 정육면체 형태로 만든 신개념 참치 ‘델큐브 참치’를 최근 시장에 내놨다.
 
참치를 네모난 형태로 성형하기 위해 어묵이나 햄 생산에 쓰이는 배합 공법과 예리하게 제품을 자르는 산업용 커팅 기술을 활용했다. 동원은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만든 이 참치로 기존 햄이나 두부의 역할까지 일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찬들은 최근 국산 햇찹쌀로 만든 프리미엄 고추장 제품 ‘해찬들 태양초 찹쌀고추장’을 내놓으면서 용기를 ‘락앤락’ 스타일의 밀폐용기로 만들었다. 용기 디자인을 위해 자동차 디자이너 전문가인 국민대 박종서 교수를 초빙, 매끄러운 유선형 자동차 외곽 라인을 닮은 유선형 밀폐용기로 디자인했다.

기존 고추장 용기가 뚜껑이 본체와 연결되어 있어 고추장을 꺼낼 때 자꾸 묻거나 밀폐성이 떨어져 겉면이 마르는 단점이 있는 것을 보완했다. ‘다 먹고 나서 반찬그릇으로 활용하겠다’ ‘고급스러워서 손이 간다’는 호의적인 소비자 반응이 나오면서 CJ는 이 용기로 만들어진 제품 종류를 내년까지 2~3종 더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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